삼성에피스, 키트루다 시밀러 선두 질주…‘오버랩’ 전략 가동

임상 1‧3상 동시 진행…32.5조원 시장 공략서 가장 앞서
2028년 키트루다 특허만료 맞춰 2027년 개발 완료 목표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MSD 제공)/뉴스1 ⓒ News1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임상 1상과 3상시험을 동시에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통해 글로벌 매출 1위 의약품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개발에 속도를 낸다. 32조5000억원 규모 키트루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기업들의 경쟁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 오는 2028년 키트루다 특허만료 시기에 맞춰 2027년 바이오시밀러 개발 완료를 목표로 세웠다.

◇32.5조원 시장 타깃 바이오시밀러 SB27 3상 착수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최근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SB27’ 개발을 위한 글로벌 임상 3상을 개시했다. 14개 국가에서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616명을 모집해 SB27과 키트루다의 유효성, 안전성, 약동학 등을 비교하는 연구다.

키트루다는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 MSD가 판매하는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다.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의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 10여년 간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 단일 의약품 기준 매출액 1위를 기록하던 글로벌 제약사 애브비의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를 제치고 지난해 매출 1위 자리에 오른 바이오의약품이다. 지난해 키트루다 글로벌 매출은 32조5000억원가량이다.

키트루다는 면역관문 억제제다. 체내에서 면역을 담당하는 T세포의 표면에 있는 PD-1 단백질을 억제한다. 이를 통해 암세포가 발현하는 PD-L1 수용체와의 결합을 막아 자가면역반응으로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키트루다는 암세포가 면역세포를 속이는 것을 방해하는 약물로 볼 수 있다.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알아보고 공격할 수 있도록 돕는 특성에 따라 특정 암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암종에서 효능을 나타낸다.

키트루다는 전 세계적으로 1000건이 넘는 병용 치료 임상을 통해 수십 개의 암종에서 적응증을 획득했다. 국내에서도 흑색종, 비소세포폐암, 두경부암 등 20개 이상의 적응증을 보유하고 있다.

◇경쟁사 중 개발 속도 가장 빨라…1‧3상 동시 진행 ‘오버랩’ 가동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는 경쟁사 중 가장 먼저 임상 3상을 개시했다. 임상정보사이트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 중 삼성바이오에피스의 SB27만이 지난달 12일부터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바이오시밀러 개발 개요.(자료 클리니컬 트라이얼즈)/뉴스1 김지영 디자이너

국내외 다양한 기업에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클리니컬 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암젠과 산도스는 각각 오는 19일과 26일부터 임상 3상을 시작할 예정이다.

중국의 제약바이오 기업 바이오테라솔루션은 글로벌 임상이 아닌 지역 임상으로 키트루다 바이오시밀러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타 경쟁사처럼 환자 대상이 아닌 건강한 자원자를 대상으로 연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27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하는 ‘오버랩’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바이오시밀러 임상은 대개 세 단계 임상시험 중 용법과 용량 등을 결정하는 2상을 제외하고 1상과 3상만 수행한다. 1상 종료 후 3상을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임상시험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허가기관과 긴밀한 논의를 통해 1상과 3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1‧3상 동시 진행을 위해서는 환자의 안전과 권익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다방면의 검토를 받아야 한다. 환자 안전과 권익을 침해하지 않는지 등을 과학적‧학술적으로 입증해야 임상 동시 진행을 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키트루다 특허만료에 맞춰 2027년을 목표로 SB27 개발을 완료할 방침이다. 국내 키트루다 물질특허는 2028년 6월 만료될 전망이다. 같은 해부터 주요 국가에서 물질특허가 만료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