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주총 어떤 결과 나와도 한미 지키는 선택할 것" 지지 호소(종합)
임주현 사장, 이우현 OCI 회장과 기자간담회…"올바른 미래 선택해 달라"
통합 후 주주가치 제고방안 설명…"임종윤·종훈 해임, 회사 지키려는 차원"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한미약품그룹은 그간 글로벌 제약사에 의존하며 기술력과 무관하게 계약 반환을 당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OCI그룹과 통합은 글로벌 제약사와 같은 위치에서 직접 글로벌 신약을 만들어 내기 위한 미래 전략입니다. 주주 분들의 올바른 선택 부탁드립니다."
임주현 한미사이언스(008930) 사장은 25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주들에게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에서 사측 추천 이사 선임안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최근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가진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OCI와 통합을 반대하는 임종윤·종훈 형제(고 임성기 회장 장·차남) 지지 의사를 표현하면서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앞서 한미사이언스는 임주현 사장과 이우현 OCI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 그러나 임종윤·종훈 형제가 주주제안을 통해 사내이사로 이사회 진입을 시도하면서 주주 표 대결이 벌어질 예정이다.
특히 한미그룹은 주총을 사흘 앞둔 이날 인사 발령을 통해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장,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전격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임종윤 전 한미사이언스 사장이 분쟁을 초래하고 회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다. 그동안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두 아들에게 반대를 접고 돌아오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나 임종윤 전 사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통합 추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임종윤·종훈 형제는 이날부터 한미그룹 내 지배력을 상실했다.
임주현 사장은 이에 대해 "두 분의 해임은 송영숙 회장님께서 오랜 기간 숙고한 결과"라면서 "회사가 흔들리면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 조직 안에서 일어날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결정을 내리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이날 OCI와 통합이 한미그룹이 글로벌 신약 개발 회사로 도약하기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도 이날 간담회장을 찾아 미래 파트너로서 양사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우현 회장은 "죽었다가 깨도 10년 안에 이런 팀(한미와 OCI)은 못 만든다"면서 "OCI는 해외에 한미그룹의 신약을 판매하고 싶은 마음에 투자를 결정했고, 한미가 연구개발을 추진하면 이를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반면,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장한 시총 200조 원 목표 계획에 대해서는 허황된 내용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약회사에서 시총은 변동성이 크다"면서 "시총을 목표로 잡는 것 자체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했다.
이번 주총에서 이우현 회장의 이사회 진입이 실패할 경우 양사의 통합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이우현 회장은 "저도 이사회에서 조건대로 승인받은 것인데 조건이 크게 바뀌면 예정대로 진행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주현 사장은 "주총에서 어떠한 결과가 나오더라도 한미그룹을 지키는 선택을 고민하겠다"면서 "회사를 지키고, 최대한 조직을 지키는 결정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우현 회장과 임주현 사장은 주총 직전까지 양사 통합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도 지속 설득하고, 회사의 미래 가치 증대를 목표로 현실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준비한다.
임주현 사장은 "지난주에도 신동국 회장을 찾아뵙고 사업 계획을 설명드렸다"면서 "남은 시간 동안 입장을 확실히 말씀드리고, 더 제안할 것이 있는지 계속 준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또 자사주 소각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이우현 회장은 양사 통합으로 확보하는 한미사이언스 지분을 예탁해 3년간 보호예수할 예정이다. 그는 "어차피 안 팔 것이긴 하지만 예탁하고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할 수는 있을 것"이라며 "통합이 되면 법적 요건에 따라 추가 지분 매입도 진행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이 모인 한미 사우회는 보유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서 '통합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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