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에 중독된 한국 사회, '디지털 치료제'로 해법 찾는다
복지부 연구과제 심사 착수…국내 '산·학·연·병' 경쟁
5년 내 DTx 개발 목표…국내 마약 중독 치료 접근성 높여
- 김태환 기자
(서울=뉴스1) 김태환 기자 = 유명 운동선수부터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마약 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한 가운데 정부가 디지털치료제(DTx)를 통한 해법 찾기에 나섰다. 관련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에서 마약 중독 치료 접근성 향상을 위한 '앱'(애플리케이션)을 만들 예정이다.
21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신건강연구개발사업단은 올 2월 '제1차 마약·자살 등 정신건강관련 사회문제대응 기술연구(R&D) 신규지원 대상과제'를 모집했다. 이를 통해 마약류 오남용 및 중독 관련 3건, 자살·자해 관련 2건의 연구과제를 선정한다.
그중 이례적인 연구과제는 '마약류 사용장애 치료를 위한 비침습적 의료기기 개발'의 건이다. 향후 5년간 최대 38억원의 연구비를 관련 산업과 대학, 연구소, 병원 등에 지원한다.
서류 접수는 이달 6일 마감된 상태로 연구수행 계획과 방법 등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휴대폰에 탑재할 수 있는 앱 등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치료제 개발 기업들이 경합을 벌인다.
국내 마약류 중독 및 오남용 문제는 규모조차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법무부에서 집계하는 마약사범 외 정확한 통계가 없어 이른바 보이지 않는 '암수 마약 중독' 사례가 검거 인원의 수십 배에 이를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더욱이 마약 중독 환자들의 경우 공개된 치료를 받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어 전문 치료 인력이나 기관을 통한 적극적인 중독 치료가 현실적으로 어렵다. 반면, 앱을 활용한 디지털치료제는 한층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약 중독 문제가 심각한 미국에서는 이미 디지털치료제를 마약 중독의 해법으로 활용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지난 2017년 페어(pear) 테라퓨틱스의 알코올·마약 등 약물중독 디지털치료제 '리셋'(reSET)을 허가했다.
이후 2018년에는 마약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 목적의 디지털치료제 '리셋-오'(reSET-O) 품목허가도 잇따라 나왔다. 페어는 현재 파산한 상태지만, 당시 제품 개발에는 국내 기업인 웰트가 참여했다.
국내 디지털헬스케어 업계 관계자는 이번 연구사업과 관련해 "약물 중독으로 인해 음지에서 고통받는 마약류 사용 환자들에 대한 치료의 필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면서 "환자들이 디지털치료제를 통해 치료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신건강사업단은 이번 공모에서 2개 업체를 선정한다. 총 5년간의 연구비 지원기간 중 2년차에 의료기기 시작품 개발, 임상시험 실시 등 목표 재평가를 실시하고 3년차부터는 최종 1개 업체 제품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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