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MASH 신약 등장…국내선 유한·한미·동아, 개발 속도
美 바이오기업 마드리갈,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 승인 획득
유한양행‧한미약품‧동아에스티‧LG화학 등 임상 단계
-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을 치료하는 첫 신약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 MASH 치료제 시장은 전 세계에서 글로벌 36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 블루오션이다.
미국 바이오기업 마드리갈 파마슈티컬스는 이번에 허가받은 ‘레즈디프라’(성분명 레스메티롬)으로 시장 개척에 나선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LG화학 등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도 MASH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최초 MASH 신약 ‘레즈디프라’ FDA 허가
18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최근 마드리갈이 개발한 MASH 치료제 레즈디프라를 가속 승인 절차를 통해 허가했다. 레즈디프라는 FDA가 허가한 최초의 MASH 신약이다.
MASH는 술을 마시지 않아도 알코올성지방간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다. 대사이상으로 간 내 염증과 섬유화를 일으킨다. 글로벌 헬스케어 연구‧서비스 기업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유럽 5개국, 일본 등 주요 국가의 NASH 환자 수는 지난 2016년 6660만 명에서 연평균 47% 증가해 오는 2030년 9790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MASH 환자의 20% 정도가 간경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간암까지 진행될 수 있어 치명적인 질환이지만 그동안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약이 없었다.
레즈디프라는 체내 지방질을 낮추고 담즙산 분비를 촉진해 지방간과 같은 염증을 낮추는 기전이다. 마드리갈은 955명이 참여한 대규모 임상 3상(임상명 MAESTRO-NASH)을 완료했다. 효능 부문에서 가짜 약(위약) 대비 통계적유의성을 입증했다.
52주차에서 레스메티롬 80㎎ 투여군과 100㎎ 투여군 중 각각 26%와 30%에서 유의미한 수준으로 MASH 증상이 개선됐다. 위약군의 개선율은 10%에 그쳤다. 섬유화증 개선 정도는 레스메티롬 80㎎ 투여군은 24%, 100㎎ 투여군은 26%가 최소 1단계 이상 섬유증을 호전시켰다. 위약군에선 14%만 1단계 이상 섬유증이 개선됐다.
레즈디프라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설사와 메스꺼움이다. 약물 유발성 간독성과 담낭 기능 악화의 징후나 증상이 나타나면 레드디프라 사용을 중단해야 하는 안전성 경고가 약의 라벨에 포함될 예정이다.
◇유한양행‧한미약품‧동아에스티‧LG화학, MASH 신약 후발주자 연구 속도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MASH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었다. MASH 치료제 시장은 치료제 수가 많지 않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높고 성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블루오션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NASH 치료제 시장은 2019년 1억4440만달러(약 2000억원)에서 오는 2029년 272억달러(약 36조원)로 연평균 68.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2019년 글로벌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MASH 신약 후보물질 ‘YH25724’를 기술이전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YH25724의 임상 1b상 실시기관을 기존 2곳에서 6곳을 추가해 총 8곳으로 확대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3곳, 플로리다 3곳, 오하이오 1곳, 텍사스 1곳 등에서 환자모집을 진행 중이다.
YH25724는 GLP1‧FGF21 이중 작용제로 제넥신의 약물지속형 플랫폼 기술(HyFc)이 접목된 융합단백질(fusion protein)이다. GLP-1은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인체 내 호르몬이다. FGF21은 혈당과 중성지방을 낮추고 에너지 대사와 지방 활용, 지질 배설을 증가시킨다.
한미약품은 MASH 신약 후보물질 ‘HM15211’(성분명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 임상 2상시험을 위한 환자모집 규모를 217명에서 240명으로 늘렸다. HM15211은 글루카곤, 위 억제 펩타이드(GLP)와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활성을 나타내는 약물이 인간 면역글로불린과 화학적으로 결합한 지속형 삼중 작용제다. 글루카곤과 GLP‧GLP-1 수용체에 대해 최적화된 작용을 동시에 나타낸다.
한미약품은 HM15211 외에도 글로벌 제약사 MSD에 기술이전한 글루카곤‧GLP-1 이중 작용제 ‘HM12525A’(성분명 에피노페그듀타이드)를 연구 중이다. MSD가 진행한 HM12525A 임상 2a상 결과에 따르면 해당 후보물질은 투약 24주 차에서 지방간 함량 기준선(투약 전) 대비 간 경직도를 72.7% 감소시켰다.
동아에스티는 자회사인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MASH 신약 후보물질 ‘DA-1241’을 개발 중이다. DA-1241은 최근 2a상시험을 속행하라고 안전성검토위원회(SRC) 승인을 받았다. DA-1241은 GPR119 작용제 기전의 계열내최초(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뉴로보는 DA-1241 외에도 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 비만‧MASH 신약 후보물질 ‘DA-1726’을 개발 중이다. DA-1241은 GLP-1 수용체와 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말초에서 기초 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를 유도하는 기전이다.
LG화학은 ‘LG303174’과 ‘LG203003’을 개발하고 있다. LG303174는 임상 1상 마무리 단계를 밟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있는 LG화학생명과학혁신센터를 통해서 LG203003을 개발하고 있다. LG203003은 지난해 3월 FDA로부터 임상 1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한편 MASH는 앞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불렸다. 지난해 유럽간학회와 미국간학회, 라틴아메리카간질환연구협회 등 간 질환 연구 학회들이 ‘NASH’ 용어를 ‘MASH’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NASH라는 용어에서 ‘비알코올성’이라는 특징이 지나치게 강조돼 질병의 대사적 요인을 간과하게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반영됐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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