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정복 나선 K-바이오…‘AI·신약개발’ 속도
뉴로엑스티 “AI 활용 진단 대중화‧치료적합 약물 처방에 기여”
일리미스테라퓨틱스 “새 기전 이중융합단백질 치료제 선보일 것”
- 황진중 기자
(여주=뉴스1) 황진중 기자 = 뉴로엑스티와 일리미스테라퓨틱스가 알츠하이머 정복을 위해 인공지능(AI) 플랫폼과 이중융합단백질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를 활용해 진단이 어려운 알츠하이머 진단을 대중화하고 약물 효능이 잘 나타날 수 있는 환자를 선별하는 기술과 새로운 방식인 이중융합단백질 신약 연구에 나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뉴로엑스티와 일리미스테라퓨틱스는 전날(4일) 바이오 전문 벤처캐피탈(VC) 데일리파트너스가 경기 여주 썬밸리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한 ‘2024년 애널리스트 초청 유망 바이오 기업 IR 콘퍼런스’에서 알츠하이머 극복과 관련한 AI, 신약개발 연구개발(R&D) 현황을 공유했다.
뉴로엑스티는 AI 기반 MRI 영상 분석을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적합성과 골든타임 등을 판정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회사다. 퇴행성뇌질환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구축을 위한 생성형 사전학습 AI 모델을 만들었다. 글로벌 제약사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임상시험 데이터 후향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아밀로이드베타 응집이나 타우 단백질 과인산화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제약사 에자이‧바이오젠, 일라이릴리, 로슈 등이 아밀로이드베타 등을 타깃으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알츠하이머 진단 패러다임은 치매 증상을 확인하고 진단을 내리는 방식에서 더 빨리 알츠하이머를 알아차리기 위해 MRI 검사를 진행한 후 아밀로이드 PET 촬영을 한 후 확진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문제는 아밀로이드 PET 검사는 1회 촬영 시 약 140만원 가량이 필요하고 방사성동위원소 체내 주입이 필요해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아밀로이드 PET 촬영이 가능한 병원이 적다는 한계도 있다.
성준경 뉴로엑스티 대표는 “뉴로엑스티의 두 가지 주요 파이프라인은 AI를 활용해 MRI 검사로 뇌에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등을 파악해 정밀진단을 대중화할 수 있는 기술과 아밀로이드와 타우의 상호작용을 확인해 약물 치료 효과를 더 잘 볼 수 있는 환자를 구분하는 것”이라면서 “다양한 기전을 나타내는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출시되면 뉴로엑스티 기술을 통해 어떤 치료제가 어떤 환자에게 적합한가 알아볼 수 있다. 정밀진단 후 정밀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리미스테라퓨틱스는 새로운 기전을 나타내는 ‘이중융합단백질’ 플랫폼 기술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염증을 조절하면서 알츠하이머 원인 단백질을 제거하는 가이아(GAIA) 플랫폼 기술을 갖추고 있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2종은 항체의약품이다. 항체의약품은 신경세포를 죽이는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기 위해 Fc 수용체를 타깃한다. Fc 수용체가 발현하지 않는 별아교세포(Astrocyte)의 대식작용을 유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대식작용은 질병을 유발하는 원인을 없애는 면역반응을 뜻한다.
기존 치료제는 Fc 수용체를 발현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만을 사용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한다. 미세아교세포의 Fc 수용체를 통해 대식작용을 유도하면 염증반응이 동반된다는 어려움이 있다. 아밀로이드 베타는 뇌 뿐만 아니라 혈관에도 축적되므로 염증반응이 나타나면 뇌 부종이나 뇌 미세혈관출혈 등 아리아(ARIA)로 불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아리아 부작용은 허가를 받거나 임상 중인 주요 의약품 연구 대상 환자의 21%~41% 가량에서 나타났다. 사망에 이른 사례도 나왔다.
일리미스테라퓨틱스는 기존 치료제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가이아 플랫폼을 활용한 융합단백질 신약 후보물질 ‘가이아-아밀로이드 베타’를 연구 중이다. 가이아-아밀로이드 베타는 Fc 수용체가 아닌 TAM 수용체(TAM receptor)를 통해 아밀로이드 베타 대식작용을 유도한다.
박상훈 일리미스테라퓨틱스 대표는 “TAM 수용체는 대식작용을 유도하는 동시에 염증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수용체로 염증반응에 따른 기존 항체 치료제의 부작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면서 “또 TAM 수용체를 발현하는 별아교세포와 미세아교세포 두 세포 모두에서 대식작용을 유도할 수 있어 기존 치료제 대비 더 개선된 효능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지만 이 분야는 글로벌 제약사의 다음 블루오션이다. 아밀로이드 베타 등 검증된 타깃을 누가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느냐의 싸움이 일어날 것 같다”면서 “항암제를 보면 표적항암제에서 면역관문억제제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퇴행성퇴질환에서도 도네페질에서 항체 치료제에 이어 면역 치료제로 경향이 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강조했다.
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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