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복용순응도 높인 개발 전략 통했다"…'케이캡' 성공 노하우

HK이노엔, 'KIC2023'서 케이캡 타깃 시장 확대 전략 소개

이재원 HK이노엔 케이캡 마케팅팀 팀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KIC2023'에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 개발 노하우 등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231010 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서울=뉴스1) 황진중 기자 = “HK이노엔은 P-CAB 계열 제제 연구개발(R&D)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의 초기 연구결과만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기존 약물로 충족되지 않고 있는 미충족수요를 중심으로 개발에 성공했습니다. 출시 후에도 아침마다 임상‧국내외 마케팅 담당자들이 회의를 통해 처방을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이재원 HK이노엔 케이캡 마케팅팀 팀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2023 KoNECT 국제 컨퍼런스(KIC2023)’에서 블록버스터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개발 성공 노하우와 타깃 시장 확대 전략을 소개했다.

케이캡은 칼륨 이온과 프로톤펌프의 결합을 방해해 위산이 분비되는 것을 차단하는 P-CAB 계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이다. 기존 약물처럼 위산에 의해 활성화될 필요 없이 직접 프로톤펌프의 칼륨 이온과 경쟁적으로 결합하는 기전이다.

케이캡 등 P-CAB 계열 의약품이 출시되기 전에는 소화성 궤양 치료제로 PPI 계열 약제가 처방됐다. PPI 계열 약물은 위산 영향으로 활성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침 공복이나 식전 30분에 복용해야 한다. 치료 지속 시간이 짧고 야간에 효능을 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이재원 케이캡 마케팅팀장은 “기존 PPI 약물은 지난 20년 동안 치료 역할을 해왔고, 여전히 처방되고 있다”면서도 “오랜 기간 처방되면서 대표적인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복용순응도가 떨어지고 유전형에 따른 효과 차이 등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재원 팀장은 이어 “환자들의 복잡해진 생활패턴에 맞출 수 있는 의약품이 필요했다”면서 “다른 기전을 나타내는 제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P-CAB 계열 약물이 등장하면서 치료제 시장 판도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HK이노엔이 분석한 케이캡 병용 가능 적응증 종류./231010뉴스1 ⓒ News1 황진중 기자

HK이노엔은 케이캡 개발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시장 확대에 중요한 요소를 확인하기 위해 위장관 질환 중 어떤 적응증을 우선해서 개발해야 하는지 분석했다. 또 어떤 약물과 병용요법으로 많이 활용되는지 연구했다.

이 팀장은 “케이캡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개발을 진행했다”면서 “케이캡이 개발됐을 때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뿐만 아니라 병용요법 치료제 시장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위식도역류질환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 환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케이캡은 기존 PPI 계열 치료제 시장과 위식도역류질환 시장만을 타깃으로 개발하지 않고 PPI 계열 약물이 처방되는 만성질환 병용요법 치료제 시장도 모두 고려해 개발했다”고 덧붙였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법이 변화한 것도 케이캡 처방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HK이노엔은 치료법 변화를 분석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케이캡 개발에 속도를 냈다.

이 팀장은 “10년 전에는 ‘스텝업’이라는 방식의 치료법으로 약한 제산제부터 처방을 시작해 PPI 계열 약물까지 올라가는 방법을 활용했다. 이 치료법은 약물 처방을 최소화하면서 용량 등을 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면서 “단점은 첫 치료에 실패를 할 수 있고 환자 고통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10년 전부터 ‘스텝다운’ 치료법이 강조됐다. 효능이 강력한 치료제부터 처방해 빠르게 환자의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보는 치료법”이라면서 “스텝다운 치료법 등을 통해 케이캡이 기존 치료제로 만족되지 않는 의료미충족 수요를 타깃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HK이노엔은 케이캡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를 제외하고 기술이전 또는 완제품 수출 형태로 진출한 국가는 총 35개국이다. 현지 출시를 마친 국가는 중국, 몽골, 필리핀, 멕시코,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6개국이다. 2028년까지 진출 국가를 100개국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 팀장은 “조사 결과 50% 이상 환자들이 30분 내 빠른 증상 완화를 원한다. 해외에서도 케이캡 등 P-CAB 계열 약물을 초기 치료제로 권고해야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면서 “글로벌 곳곳에서 위식도역류질환 등을 유발하는 비만 환자 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케이캡이 글로벌에서도 활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

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