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 99%가 산양유 100%로 둔갑…일당 7명 적발(종합)

(서울=뉴스1) 조유리 기자 = 가격이 저렴한 우유에 산양유를 소량 혼합한 제품을 '산양유 100%' 제품인 것처럼 속여 18억원 상당을 판매한 일당이 적발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제품을 수입·제조·판매한 업체 3곳과 대표 등 7명을 적발해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 등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이 중 2명은 구속, 5명은 불구속됐다.

김영조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장은 19일 서울지방식약청에서 "지난해 11월 인도산 산양유 제품에서 우유 성분이 검출되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 4월 유전자 분석법 통해 검사한 결과, 총 4개 종류·5개 제품에서 '우유'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적발된 A사는 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유통·판매 업체(총책), B사는 인도 산양유단백분말 수입업체, C사는 국내에서 산양유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식품제조·가공업체 등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8월까지 인도의 한 제조사에 우유 98.5%에 산양유 1.5%를 섞은 저가의 유함유가공품을 제조하도록 요청했고 국내 수입신고 시에는 '산양유 단백 분말', '산양유 100%'로 허위 신고해 36t 상당을 반입했다.

이어 반입한 제품을 가공업체인 C사에 제공해 '산양유단백질100%' 등 완제품 43t을 위탁 생산하도록 했다. 이렇게 생산한 제품은 온오프라인 판매처를 통해 약 41t, 18억원 상당 유통·판매됐다.

김 단장은 "산양유는 소화가 잘되고 알러지 반응도 거의 없다. 또 유당도 낮아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인기가 많은데, 이들은 단가를 낮추기 위해 우유를 혼합해 소비자를 속여 팔았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C사는 단백질 함량을 높이고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A·B사가 제공한 인도산 유함유가공품 대신 가격이 50%가량 저렴한 분리우유단백을 18.3~50%까지 사용해 위반 제품 26t을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위반 제품 총생산량의 약 60%이다.

김 단장은 "A·B사가 네덜란드산과 오스트리아산을 섞어팔게 했지만, 오스트리아산 가격이 너무 비싸 이윤이 남지 않자 C사가 분리우유단백을 혼합해 팔았다"고 했다.

특히 A사와 B사 대표는 허위 검사성적서를 식약처에 제출했고 정부 수거검사에 대비해 인도산 가공품에 타 국가 산양유단백분말을 혼합한 제품을 별도로 영업장에 보관하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

또 수사가 시작되자 인도 현지의 중개인에게 지시해 이메일 등 관련 자료를 삭제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하기도 했다.

식약처는 이번 수사에서 적발된 알레르기 유발물질인 '우유'를 표시하지 않은 제품이 더 이상 유통·판매되지 않도록 업체에서 보관 중인 총 4.4t을 즉시 압수하고 이미 유통·판매된 제품은 회수 조치했다.

김 단장은 "위해식품등이 수입·제조·유통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빈틈없는 감독과 철저한 조사를 이어나가고 안전한 식품이 국민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ur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