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열로 쓰러진 반려견 안고 대성통곡한 보호자, 이유는[벳앤패밀리]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치료받은 강아지 사연

편집자주 ...강아지(애견), 고양이(애묘)가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은 보호자들의 가장 큰 소원이다. '벳앤패밀리'는 수의사(벳)+가족의 합성어로 '뉴스1'에서는 동물병원을 찾은 가족들의 사연을 연재한다. 이를 통해 동물을 더욱 건강하게 키우고 수의사와 보호자가 소통하며 웃을 수 있는 '우리냥 행복하개' 캠페인을 진행한다.

반려견 링크는 최근 SFTS 감염으로 격리 병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김현주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한송아 기자 = "늦은 밤 나온 검사 결과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평소 반려견 '링크'와 등산을 즐기는 김현주 씨는 최근 등산을 마치고 집에 온 후 링크가 기력이 떨어진 것을 발견했다. 체온을 측정하니 40도가 넘어 즉시 링크를 동물병원에 데려갔다.

"처음엔 췌장염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검사 결과 진드기에게 물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걸린 것으로 나왔습니다"

SFTS는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에게 물려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혈액이나 체액에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면 2차 감염도 가능하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고 중증으로 진행하면 상태가 빠르게 악화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사람에서는 연간 200명 내외로 발생하며 치명률이 약 20% 정도로 높다.

엘랑코에서 툰으로 제작한 링크의 SFTS 극복기(엘랑코 제공) ⓒ 뉴스1

문제는 링크를 치료할 수 있는 동물병원을 찾는 것이었다. SFTS를 처음 진단한 동물병원에서는 링크의 입원 치료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저녁에 퇴원해 3~4곳의 동물병원에 찾아가거나 수소문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어렵다'였다.

SFTS는 사람에게도 전파될 수 있어 실제로 수의사가 2차로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곤 한다. 또 병원에 환자가 많거나 격리 치료가 어려운 경우 등 다양한 이유로 입원이 어려울 수 있다.

"동물병원 사정도 이해가 갔지만, 고열로 눈앞에서 쓰러지는 링크를 보며 늦은 밤 길거리에서 대성통곡했어요. 그러다 지인의 도움으로 어렵게 입원이 가능한 곳을 찾았습니다"

다행히 서울 영등포구 24시수동물메디컬센터에서 링크의 입원 치료를 할 수 있었다.

원수복 24시수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기존에 SFTS에 감염된 환자(환견)를 완치시킨 경험이 있고, 마침 격리병실을 링크가 혼자 쓸 수 있어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SFTS의 치료는 치료제가 없어 대증처치 위주로 이뤄진다. 원수복 원장은 "링크는 2차적으로 췌장염이 온 상태라 원발 질환과 구별해 같이 치료하며 점차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10일간의 입원 치료와 2주간 집에서 요양한 결과 지난 22일 링크는 완치 판정을 받았다.

SFTS 완치 후 세레스토 목걸이를 하고 안심하고 등산과 산책을 하게 된 링크 (김현주 씨 제공) ⓒ 뉴스1

생사가 오간 링크의 SFTS 치료 사연을 들은 글로벌 동물약품회사 한국엘랑코동물약품(이하 엘랑코)은 링크와 보호자의 안전하고 즐거운 산책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다.

김나연 엘랑코 수의사는 "SFTS는 전염성이 강하고 치료가 어려워 무엇보다 진드기에게 물리기 전 예방하는 게 필수"라며 "8개월 동안 진드기가 물지 못하도록 막아주는 세레스토 목걸이를 링크에게 선물했다"고 전했다.

링크의 보호자 김현주 씨는 "평소 구충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진드기가 애초에 물지 못하도록 기피 효과가 있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면서 "링크의 SFTS 극복 이야기가 반려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고 SFTS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원수복 원장은 "SFTS의 증상은 고열, 구토, 설사, 식욕부진 등 어떤 질환에서든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라 진단이 늦어지거나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라며 "반려견이 진드기에게 물린 후 1~2주 내 증상이 나타나면 동물병원에 방문해 검사해 보길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링크의 SFTS 극복기는 엘랑코 공식 인스타그램에서도 만화로 확인할 수 있다.[해피펫]

badook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