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인력추계위 의료계 추천 오늘 마감인데 '0명'…"끝까지 기다리겠다"

13명 중 7명 의료계 추천 받아야 하지만…"미동조차 없어"
복지부 "일과 시간 지나도 기다려 볼 것…출범도 추후 논의"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9월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의료개혁 추진 상황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9.30/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정부가 "데이터와 노하우 축적을 기반으로 과학적·전문적 수급 추계를 하겠다"며 만든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위원 추천이 18일 마감된다.

하지만 추계위 위원 13명 중 7명을 추천해야 할 의료계가 여전히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추계위 출범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전날(17일)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서 의료계에 "정부는 진정성 있는 자세로 언제라도 대화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추계위 전문가 위원 추천을 재차 호소했다.

조 장관은 이 자리에서 "추계위는 공급자단체 추천 전문가가 과반수가 되도록 구성하여 논의과정에서 해당 직종의 특수성과 이해당사자 의견을 충분히 고려할 수 있도록 했다"며 "각계 전문가 논의를 거쳐 도출되는 수급추계 결과는 인력정책 수립의 기초가 되는 만큼 의사단체를 비롯한 공급자단체, 수요자단체, 관련 연구기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30일 의료인력 수급 추계 논의 기구인 '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올해 안에 출범시켜 의사, 간호사, 한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 적정 의료인력 규모를 과학적, 전문적으로 추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조 장관은 "직종별 인력수급추계위원회는 총 13인으로 구성하되 해당 직종 공급자단체에서 추천한 전문가가 7인으로 과반수가 되도록 한다"며 "나머지 6인은 환자단체‧소비자단체 등 수요자 추천 전문가 3인과 관련 연구기관 추천 전문가 3인으로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18일까지 위원 추천을 받고 위원 위촉 절차를 거쳐 올해 안에 추계위를 출범할 계획이었다.

추계위를 통해 결정된 사안은 보건의료정책에 관한 법정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심의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예상처럼 추계위 출범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의사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의료계는 출범 당일부터 지금까지 줄곧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을 논의하지 않으면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견지해오고 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비대위 관계자는 "추계위 위원을 추천하지 않았고 추천할 의향도 없다"며 "다른 단체들도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학병원 비대위 관계자는 "추계위의 의사결정 구조를 신뢰할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보정심에서 결정하는 구조인데 보정심에서 2000명이 결정되었듯이 거수기 노릇을 하지 않을까, 객관적인 결정이 될까 하는 생각들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의대 정원 결정에 참고했다는 3개 보고서도 연구자들이 '그렇게 해석하면 안 된다'고 해도 정부는 바득바득 과학적 근거라고 우기지 않나"라면서 "결국 정치적으로 결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어야 하고, 그렇게 되면 들어오지 말라고 해도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날 일과 시간이 지나서까지도 위원 추천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복지부는 중대본 브리핑에서 의료계 외 단체에서 3명의 위원을 추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추계위 위원 추천 중간 집계는 발표하지 않을 것이고 오늘 발표도 어려울 것 같다"며 "일단 일과 시간까지 접수를 하긴 하겠지만 기존에도 일과 시간 지나고도 넣어달라고 하는 일이 있어 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안 들어오면 개문발차할지 그대로 갈지 등도 일단 추천을 다 받아본 뒤에 논의할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