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보의 빼 취약지 공백 악화"…복지장관 "전공의 의견만 듣지 마라"

[국감현장] 이주영 "어려운 집 곳간 털어 대감댁 시주한 격"
조규홍 "도움 됐기 때문에 파견…병원장 의견도 들어보라"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대 증원 관련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4.10.7/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천선휴 조유리 임세원 기자 =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차출된 공보의·군의관들이 현장에서 도움이 되지 못할 뿐더러 되레 의료 취약지 공백만 악화시킨다는 지적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도움이 되고 있다"며 "전공의 의견만 듣지 말라"고 반박했다.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7일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지난달 30일 복지부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군의관, 공보의 137명이 지역에서 차출돼 대형병원 응급실로 파견 나가 있다"며 "이들의 70% 이상이 비수도권에서 차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은 1명이 2개 이상의 보건소나 보건지소를 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그만큼의 공백이 생긴다"며 "취약지 의료기관 두 군데를 담당하는 공보의를 차출해 대학병원 일반의 1로 사용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차출된 이들은 빅5 병원에만 40%가 갔고, 분당서울대와 고려대병원까지 합치면 전체 차출 인원의 50% 이상이 서울에 있는 초대형 병원에 갔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집 곳간 털어서 대감댁 시주한 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에 대해 "이걸 하면서도 많은 고민을 했다"며 "안 그래도 의료 취약지에 군의관들이 있는데 여기서 10%를 뺀다고 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결정이기는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지금 파견한 것 자체가 전혀 실효성이 없다"며 "전공의들이 '인력이 도움이 되지 못했다' '단순한 일 반복이었다' '본인 수준을 넘어서는 술기 및 업무 의사소통 어려움'이 있다고 하는데 이건 이들을 대충 보냈다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너무 한쪽만 보지 말아달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전공의들의 의견만 듣지 말고 병원장들의 의견도 한번 보라"며 "도움이 되기 때문에 파견했지 도움이 안 되는데 왜 파견을 했겠느냐"고 해명했다.

sssunhu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