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형 당뇨병 환자 '단백질' 섭취 '우울 증상' 예방에 도움[헬스노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大 연구진, 당뇨병 환자 1137명 분석
"단백질 속 아미노산, 신경전달물질 원료 '풍부'"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규빈 기자 = 제2형 당뇨병 환자가 단백질을 꾸준히 복용하면 우울 증상이 완화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단백질 속에 있는 필수아미노산에는 신경전달물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29일 국제 학술지 예방의학(Preventive medicine)에 따르면 마이케 M 미겔브링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학교 연구진이 제2형 당뇨병 1137명의 우울증상, 단백질 섭취량 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했다.

제2형 당뇨병은 적절한 기능을 할 수 있는 인슐린이 체내에서 분비되지 않거나, 세포가 인슐린에 반응하지 않는 인슐린 저항성으로 인해 생긴다. 국내 당뇨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며, 소아에게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과 달리 성인에게 주로 발병한다. 진행성 질병이기 때문에 초기에는 경구용 약으로 조절하지만, 증상이 악화되면 인슐린 주사를 투여해야 한다.

연구진은 우울증상 여부를 우울증 평가도구(PHQ-9) 척도로 측정했다. PHQ-9는 주요 우울 장애의 진단 기준에 해당하는 9가지 항목을 묻는 질문으로, 전체 점수는 27점이다.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 정도가 높으며, 그중 10점 이상이면 우울증을 가진 것으로 판단한다.

그 결과 총 단백질 섭취량이 많을수록 PHQ-9 점수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단백질 섭취량이 많다고 해서 우울증 유병률이 감소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 연구결과,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 여부는 우울 증상 점수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단백질 식단이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단백질에는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의 재료인 필수아미노산 '트립토판'이 풍부하다. 단백질 중 티로신은 도파민 등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원료가 되기도 한다.

연구진은 "제2형 당뇨병 환자는 우울증 발병 확률이 최대 70% 더 높으며,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제2형 당뇨병 환자의 경우 단백질을 섭취하면 우울증상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예방의학' 7월호에 게재됐다.

rn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