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울산판 도가니-그후]⑤ “보고서 조작해 성폭행범 몰았나”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2012-08-19 03:01 송고
붉은선으로 줄 친 부분은 윤일혁이 보고서 내용이 자신의 진술과 다르게 날조됐다고 지적한 내용이다.© News1

울산 메아리복지원 인권실태 최종보고서가 공개되자 교사들뿐 만 아니라 2차 조사를 받았던 메아리원생들도 자신들의 진술이 조작·날조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뉴스1은 인권실태 최종보고서 내용때문에 억울하게 성폭행범으로 몰렸다 경찰 조사에서 무고함이 밝혀진 메아리복지원 원생들의 최종보고서 진술 내용을 공개하고, 이들이 말하는 '동성간 성폭행'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다.

청각장애인은 윤일혁(15.가명)군은 수화가 아니고 '말' 즉 구화를 배우기 위해 2003년, 부모님과 떨어져 8살 어린 나이에 제주도에서 전국 유일의 '구화' 교육기관인 울산 메아리복지원에 입소했다.

그는 인권실태 최종보고서에 메아리 원생 3명과 여러차례 서로 성관계를 가진 것으로 기술돼 있다.
이 때문에 최종보고서 내용을 근거로 한 북구청의 수사의뢰로 10대 중반의 어린 나이에 성폭행범 신세로 경찰 조사까지 받는 고초를 겪었다.

최종보고서에 기술된 윤일혁의 진술 내용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이런 의혹을 풀기위해 뉴스1 취재진은 윤일혁과 가족들을 만났다.

뉴스1이 가족들에게 질문하면, 가족들이 윤일혁에게 다시 질문해 그 대답을 뉴스1 취재진에게 다시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진 인터뷰에서 윤일혁은 조사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윤일혁은 먼저 “인권실태 최종보고서에서 기술된 권기수와 3번, 박영수와 1번, 박상기와 서로 성행위를 했다는 내용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윤일혁은 "조사자가 메아리복지원에서 선배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입었거나, 후배를 성폭행한 사실이 있는 지 장시간 물어, 계속 '아니다'고 부인을 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조사자가 ‘성행위’ 경험이 있느냐고 물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고 말했다.
아래쪽 실명으로 된 2차 보고서 원본(파란색 밑줄)의 윤일혁 진술에는 '권기수와 성관계 혼남' 이라고 되어 있지만 최종보고서에(파란색 밑줄)는 작성자가 '박영수하고 성관계 혼남'이라고 진술을 바꾼것으로 확인됐다. 윤일혁은 박영수와 자신이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시인했다는 근거를 만들기 위해 내용을 날조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 News1

윤일혁은 자신의 어떤 진술을 근거로 권기수, 박영수, 박상기와 서로 성관계를 사실을 시인했다고 최종보고서에 기재돼 있는 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2009년)박동원이 권기수를 성폭행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 안다고 대답했을 뿐이다”며 “그리고 (자신은)성행위 경험이 없다고 분명히 말했다”며 원생 3명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최종보고서 내용을 부인했다.

윤 군의 가족들은 "윤일혁이 인권실태 조사를 받고는 집에 와 '인권실태 조사자가 자꾸 다른 원생과 성행위를 했는지 묻는데 그거(동성간 성행위) 어떻게 하는 거냐'고 오히려 되물은 적이 있다"며 “동성간 성관계가 어떻게 하는 행위인지도 잘 모르는 어린 애가 원생 3명과 수차례 동성 간 성관계를 맺었다는 보고서 내용이 말이되냐“고 반발했다.

또한 그는 보고서 내용 가운데 '2009년에 박영수와의 성관계를 선생님에게 말한 적이 있는지'를 물어, '중3때 학교 상담실에서 박영수와 성관계 혼남'이라고 대답한 것으로 되어 있는 부분도 사실관계가 날조됐다고 밝혔다.

그는 "2009년도에 박동원이 권기수를 성폭행한 사건이 일어나자, 선생들이 생활시설 원생들을 학교 상담실에 모아 교육을 하면서 (성폭행)행위를 하면 안된다고 야단을 맞아 (박동원)과 권기수의 성관계(성폭행) 때문에 혼났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이 진술과 관련해 뉴스1이 확보한 실명으로 된 2차 보고서(보건복지부에 올린 최종보고서는 실명으로 된 1차·2차 보고서를 묶어 비실명으로 돼 있다)와 최종보고서를 비교한 결과 2차 보고서에는 윤일혁의 주장을 그대로 진술하고 있지만, 최종보고서에는 ‘박영수하고 성관계 혼남’으로 기술해 마치 윤일혁과 박영수가 성관계를 가진 것처럼 조작돼 있다.

결국 최종 보고서 작성자가 윤일혁이 박영수와 성관계를 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윤 군이 하지도 않은 진술을 허위로 만들어 냈다는 의혹이 짙다.

윤일혁은 경찰 조사에서 자신의 주장대로 원생 3명과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없는 것으로 밝혀져 성폭행범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다.


jourlkim@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