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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개최지를 가다]<5>릴레함메르…안목이 돋보인 성공적인 환경올림픽

(강원=뉴스1) 강승권 기자 | 2012-07-09 22:27 송고


© News1 릴리함메르동계올림픽에서 요빅경기장은 친환경적인 국제적 메가이벤트의 성공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1994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의 릴레함메르

1994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은 1994년 2월12~27일 16일동안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와 하마르 등에서 67개국 1,737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한국은 선수 24명, 임원 21명이 참가, 금4, 은1, 동1 등 총 6개의 메달을 획득해 종합순위 6위를 차지했다.

배후도시로는 하마르와 크빗피엘, 하피엘과 요빅, 훈데르포센 등 5개 지역이 참가했으며, 7개 종목 16개 세부종목의 경기가 펼쳐졌다.
◇시설현황

릴레함메르 올림픽경기는 총 7개 경기장에서 열렸는데, 스피드스케이팅 경기가 열렸던 ‘하마르 올림픽홀’은 시즌 중에는 빙상경기장으로, 그리고 비시즌에는 각종 스포츠대회와 콘서트홀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현재 하마르시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된 ‘하마르 올림픽홀’은 당시 쓰레기하치장과 철물공장이 있었던 부지에 건설됐으며, 인위적인 장식을 최소화한 친환경적인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피겨와 쇼트트랙 경기가 열렸던 ‘하마르 올림픽 앰피시어터’는 시즌 중에는 아이스하키장으로, 그리고 비시즌에는 이벤트 행사장 및 전시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북유럽에서 가장 큰 목재 아이스링크 건축물로 알려져있다.

개·폐회식이 열렸던 ‘리스카르즈바케네 스키점프장’은 노르웨이 국가대표팀 파워센터와 동·하계 스키점프장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스키점프선수 80명과 노르딕복합코스 선수 6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스키점프장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이스하키 경기장으로 사용됐던 ‘해컨홀’은 핸드볼과 축구, 배구와 농구 등 15개 종목의 스포츠 경기시설로 사용되고 있으며, ‘비어케바이네른 클로스컨트리·바이애슬론 스타디움’은 노르웨이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파워센터와 국·내외 이벤트 장소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릴레함메르 올림픽 봅슬레이·루지 트랙’은 봅슬레이·루지 경기장과 국내·외 스포츠행사 장소, 국제훈련 캠프와 영국군대를 위한 트레이닝 캠프,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봅슬레이 체험장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이스하키 경기가 열렸던 ‘요빅 캐버른 홀’은 세계 최대의 인공 동굴 경기장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으며, 비상시에는 핵무기나 생화학 공격 등에 대비한 대피소로 활용되고 있다.

◇릴레함메르와 동계올림픽 유치

릴레함메르는 노르웨이 남부 내륙의 오플란주에 위치한 인구 2만6,300여명(2011년 5월 기준)의 소도시이다.

유전개발로 석유산업이 발달한 노르웨이 서부와는 달리 남부 내륙지방은 오랜 기간 동안 불황을 겪으면서 주민들은 지역경기부양책의 하나로 올림픽 유치를 갈망했다.

그런 과정에서 올림픽 유치를 추진하던 인접국가 스웨덴의 팰른이 1981년 IOC로부터 1988년 올림픽 개최 승인을 받지 못하자, 노르웨이 올림픽위원회는 적극적인 유치 추진에 들어갔으며 1988년 9월15일 IOC 서울회의에서 제17회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택됐다.

이후 노르웨이 의회는 1990년 가을 올림픽 예산에 대한 최종심의를 하면서. 기반시설의 신설과 개선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은 중앙정부가 지고, 릴레함메르는 중앙정부의 재정지원 아래 올림픽 관련 시설에 대한 건설 책임만 지도록 결정했다.

특히, 노르웨이 의회는 릴레함메르 올림픽조직위원회(LOOCS)의 역할을 ▲릴레함메르 모회사(릴레함메르 OL 94 AS) ▲이벤트분야(LOOC AS) ▲건설분야(LOA AS) ▲릴레함메르 올림픽 벡스트(올림픽 후 사용분야)로 세분화함으로써 보다 세밀하고 조직적인 올림픽 준비를 추진하도록 했다.

또한 릴레함메르 올림픽 조직을 재구성한 뒤에는 ▲중앙정부 51% ▲릴레함메르 24.5% ▲노르웨이올림픽위원회 24.5% 등으로 지분 구조를 명확히 분할했다.

◇올림픽 총예산

릴레함메르올림픽대회가 추진된 1990~1994년 사이 투입된 총예산은 1조949억 여원으로, ▲경기운영과 이벤트 비용(6,654억 여원) ▲각종 투자(2,483억 여원) ▲예비비(86억 여원) ▲추가수익(156억 여원) ▲올림픽 후 사용기금(156억 여원) ▲정부지원(1,413억 여원) 등이다.

또한 같은 기간동안 ▲TV 중계권 수익(2,124억 여원) ▲입장권 판매(229억 여원) ▲판매수익(275억 여원) ▲후원수익(958억 여원) ▲주 축구 pools 지원금(433억 여원) 등 총 4,022억 여원의 올림픽 수익이 났으며, 개인투자와 지방정부투자, 중앙투자 등은 총 6,681억 여원에 달했다.

◇기금조성

노르웨이는 동계올림픽 이후 경기장 및 대회시설의 운영·관리를 위해 많은 재정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정부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기금조성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용에 관한 모든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에 따라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이후 기금은 ▲노동부 외 지자체로부터 약 74억원 상당 ▲릴레함메르 올림픽조직위원회 예산으로부터 74억원 상당 ▲릴레함메르 올림픽조직위원회 수익의 30% ▲릴레함메르 올림픽조직위의 잔여기금 등으로 구성됐으며, 액수는 437억 여원에 달했다.

◇대회 개최 결과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는 새로운 것을 인위적으로 만들려는 노력 대신에, 있는 그대로를 잘 활용하도록 하는 노르웨이 및 개최지 주민들의 친환경적인 ‘안목’이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릴레함메르가 올림픽과 같은 메가이벤트에 처음으로 환경부분을 도입해 여러 개의 국제적인 상을 받았던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올림픽 경기장 및 시설 건립에도 ‘친환경적인 안목’을 발휘했다.

대표적으로 요빅 아이스하키장은 세계 최대의 인공동굴 경기장으로써 자연파괴를 최소화했으며, 이같은 점은 올림픽 이후에도 많은 관심을 끌고, 관광객을 대거 유입하도록 하는 ‘관광매력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또한 봅슬레이·루지경기장은 산의 능선을 그대로 이용해 건립됐으며, 스키점프장 건립은 해당지역의 블루 아네모네를 안전한 곳으로 이식한 뒤 추진됐다.

건설시행업자가 환경파괴를 했을 때에는 기준 위반에 따라 최고 5,700만원 상당의 벌금을 물도록 함으로써 친환경적 건설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지도록 했다.

이와 함께 올림픽 기간을 전후해 친환경제품 사용과 쓰레기줄이기 운동 등의 환경캠페인이 전개돼 시민의식 고양에 기여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점은 주민들이 오랜 기간 동안 염원했던 지역경제 활성화에 두드러진 결과가 나타났다는 점이다.

SOC는 확충됐고, 릴레함메르의 인지도는 상승했으며, 노르웨이 최고의 동계스포츠 클러스터가 조성됐다.

또한 좋은 경기장 시설로 많은 국제 스포츠이벤트 및 회의 등이 개최돼 지역 관광업계와 지역 경제계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매김 했으며, 컴퓨터와 정보기술 분야 중심으로 50개 이상의 기업 등이 설립됐다.

◇시사점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 대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릴레함메르 등), 그리고 올림픽조직위원회가 갈등이 아닌, 협력의 고리로써 협력적 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중앙정부와 의회가 앞장서서 지자체를 성공적으로 유도했고 릴레함메르를 비롯, 올림픽 개최 배후도시들의 시 당국과 시민들은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노르웨이 의회의 결정에 따라 릴레함메르 올림픽대회의 본격적인 추진 전부터 중앙정부와 지자체, 조직위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있었으며, 이처럼 각 추진체 간의 세분화된 조직력은 보다 큰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또 하나, 있는 그대로의 것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경기장및 시설 등을 만든 ‘친환경적 안목’이 올림픽과 같은 국제적인 이벤트에 ‘환경적 부분’이라고 하는 중요한 인식의 틀을 만들어 냈다는 점이다.

현재 2018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 연계 SOC 인프라 건설 및 경기장 건설 예산과 알펜시아 부채 문제의 해결 등 많은 추진 현안을 놓고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그리고 강원도내 지자체 간에 보여지고 있는 불일치 분위기와는 무척 다르다.

이러한 점에서 릴레함메르 동계올림픽의 성공 사례는 눈여겨 볼만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각 분야에 적절히 배분해 올림픽 준비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앙정부와 지자체, 올림픽조직위 간의 적극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것과 한국의 현실에 적합한 미래지향적인 ‘안목’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kskang19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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