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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이어 손소독제 품절에 "직접 만들자" 셀프족 증가

전문가 "제대로 만들면 시중 제품과 큰 차이 없어"
시중 소독제 대비 3분의1 비용…"5분이면 만들어"

(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박종홍 기자 | 2020-02-03 06:00 송고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대형마트와 약국 등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동 나는 등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대구의 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엄마가 손 소독제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대형마트와 약국 등에 마스크와 손 소독제가 동 나는 등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9일 대구의 한 초등학생 자녀를 둔 직장인 엄마가 손 소독제를 구매하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하고 있다. 2020.1.29/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마스크에 이어 손 소독제 등 바이러스 예방 물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해 품절 조짐을 보이면서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셀프족들이 늘고 있다. 

3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온라인 카페와 블로그,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손 소독제를 직접 만드는 방법에 대한 문의와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게시글들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에 공유되고 있는 '손 소독제 만드는 법'은 대동소이하다. 종합해보면 소독용 에탄올과 정제수, 글리세린을 약 8:1:1의 비율로 섞어준다. 이때 사용되는 에탄올의 농도는 60~80% 사이가 적당하며, 여력이 된다면 오일을 첨가해줘도 좋다.

최근에는 손 소독제 품절이 계속되다 보니 직접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약국도 등장했다.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는 "우한폐렴 여파로 손 소독제가 품절 및 가격급등됐다"며 간이 손 소독제 제조법을 적어놓은 안내물도 구비해놨다.

해당 안내물에는 73% 에탄올 250㎖ 3병과 글리세린 100㎖ 1병 또는 62% 에탄올 250㎖ 3병과 글리세린 100㎖ 1병, 정제수 150㎖ 1병을 섞어서 만들면 된다는 설명이 적혀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도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손 소독제는) 구하기 힘들고, 만드는 것을 권장했다"며 "에탄올과 글리세린, 정제수를 패키지처럼 카운터에 올려놓고 팔고 있었다"고 전했다.

서울 구로구의 한 약국에서 손 소독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독자 제공) © 뉴스1
서울 구로구의 한 약국에서 손 소독제 만드는 방법에 대해 안내하고 있다.(독자 제공) © 뉴스1

◇전문가들 "제대로만 만든다면 시중 제품과 비슷한 효과"

일반인이 직접 만든 손 소독제는 시중에 유통되는 제품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까. 전문가들은 제대로만 만든다면 시중에 파는 제품과 성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한다.

신성주 대한약사회 홍보이사는 "소독용 에탄올의 경우 함유량이 60% 정도는 되어야 어느 정도 살균효과가 있다고 본다"며 "70%가 넘어가면 소독 효과는 더 좋지만 피부에 자극이 심하고 더 건조해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피부 자극과 건조를 막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이 글리세린이다. 신 이사는 "시중에 있는 제품들도 글리세린과 아로마 등 보습 물질을 넣어서 판매한다"며 "(직접 만드는 경우) 글리세린과 에탄올, 정제수를 섞으면 글리세린이 보습 효과가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김포에 위치한 한 약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약사 이우람씨(29)도 "에탄올 내 알코올 함유량은 70%면 충분하다"며 "알코올 함유량이 높으면 오히려 효과를 보기도 어렵고 수분 증발도 강해 어린아이나 노인에겐 피부 자극과 건조증을 유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재료를 혼동해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신 이사는 "요새 시중 약국에서 잘 팔지는 않지만, 메탄올 같은 공업용 알코올이 있다"며 "메탄올은 독극물이기 때문에 절대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근에는 에탄올이나 글리세린 같은 손 소독제 재료도 많이 찾아 (약국에)없는 경우가 있다"며 "정 급할 때는 알코올 스왑을 쓰고, 보습에 신경쓰면 된다"고 덧붙였다. 알코올 스왑은 병원에서 주사를 맞기 전 흔히 사용되는 것으로, 소독용 에탄올 등에 적신 1회용 알코올 솜이다.

◇"시중보다 훨씬 저렴…만들기도 쉽다" 만족도 높아

손 소독제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 이들은 대체로 만족해 하고 있다. 재료들이 손 소독제 기성품에 비해 훨씬 구하기 쉬울뿐더러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이다.

손 소독제를 직접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최대 5000원 미만으로 파악된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팔고 있는 손 소독제의 가격이 500㎖ 기준 평균 1만~2만원 사이인 것을 감안하면 훨씬 저렴한 셈이다.

약사 이우람씨는 "현재 손 소독제의 경우 물량이 없어 1인당 1개로 제한해 하루 10개 남짓을 판매하고 있다"며 "500㎖ 기준으로 약 1만5000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직접 만들면 방법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최대 5000원 이하"라며 "저렴하고 구하기 쉬운 덕에 손 소독제에 필요한 재료를 찾는 손님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신종 코로나 사태 이후 손소독제 등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올랐고, 가격이 오르기 전 구매완료한 제품들까지 모조리 취소처리가 됐더라"며 "재료들을 구입해 직접 만들어 보니 생각보다 쉽고 값도 저렴했다"고 설명했다.


sewry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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