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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 즐겁게 고향 다녀왔더니 '심각'…마스크 쓴 귀경 행렬

"춘절에 중국 오가는 인구 많아 불안…손 자주 씻고 마스크 착용"

(서울=뉴스1) 유경선 기자, 한유주 기자 | 2020-01-26 15:49 송고 | 2020-01-26 21:24 최종수정
설 연휴가 끝나가는 26일 서울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손녀들을 배웅하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설 연휴가 끝나가는 26일 서울역에서 한 할아버지가 손녀들을 배웅하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설 연휴 셋째날인 26일 고향을 찾았던 사람들은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에 불안한 마음을 달래 가며 귀경길에 오른 모습이었다.

이날 오후 서울역에는 명절을 지내고 고향에서 올라온 귀경객들 대부분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역사에 근무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들 역시 마스크를 끼고 데스크에 손소독제를 비치한 채 근무를 하고 있었다. 역사 안 약국에는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있었다.
대전에서 가족들을 만나고 올라온 박혜경씨(62·여)는 "구정에 중국인들도 한국을 많이 온다고 해서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했다"며 "기차 안에서부터 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올라온 윤예린양(16·여)도 "폐렴 이야기로 불안해서 동생과 기차 안에서 쭉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고 했다.

서울역 안 약국에서 마스크를 구매한 전모씨(30·여)는 "지하철 등 사람이 많은 곳에 계속 있어야 하는 것이 신경쓰여서 마스크를 샀다"며 "미세먼지가 아주 심하지 않은 이상은 마스크를 잘 끼지 않는데 이제는 상황이 좀 심각해진 것 같다"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대학생 허모씨(28)는 "중국인들도 설 연휴 동안 춘절을 맞아 많이 들어오는데 관리가 잘 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개인이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에 손을 자주 씻고 있고, 기차 안에서도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귀경길은 전반적으로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고향에서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로부터 모처럼 느낀 넉넉함을 전하는 귀경객들도 있었다.

대구에 다녀온 회사원 전모씨(30)는 "작년에 취직을 했지만 지난 설에는 직장에 적응하느라 고향에 다녀오지 못했고, 올해 부모님댁에 다녀왔다"며 "할머니와 할아버지도 뵀는데, 음식을 계속 차려주시면서 살은 빼라고 하시더라"며 웃었다.

회사원 김유진씨(27·여)는 "부모님이 '언제 결혼하냐'고 거듭 물어보셔서 사소한 갈등이 있기는 했다"며 "딸 셋인데, 자매들끼리 저녁에 맥주를 마시며 회포를 풀고 왔다"고 말했다.

이날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거주하다 지난 20일 일시 귀국한 54세 한국인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로 판정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입국 당시 별다른 증상이 없이 게이트 검역(검역관이 항공기 게이트 앞에서 모든 승객을 대상으로 발열 여부 등을 조사하는 방식)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입국 이틀 뒤인 22일 열과 오한 등 몸살기를 느껴 해열제를 복용했지만, 25일 다시 기침과 가래 증상이 나타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에 이를 신고했다. 이 환자는 일산 명지병원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귀경객이 몰리는 서울역 등 주요 역은 대응에 나섰다. 코레일 관계자는 "위기경보 '주의' 단계가 발령되면서 접객 직원들에게는 모두에게 마스크가 지급된 상태"라며 "수유실과 화장실에만 있던 손소독제를 모든 창구에 비치하고, 당분간 주의 단계를 계속해서 유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청소와 소독을 강화하고, 역사 입구에 방역매트를 설치하고 정해진 시각마다 소독제를 살포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세 번째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26일 서울역 전광판에 우한폐렴 관련 안내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국내 세 번째 우한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한 26일 서울역 전광판에 우한폐렴 관련 안내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0.1.26/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kays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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