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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전망]희비 엇갈리는 암호화폐vs블록체인…뜨거운 이슈

올해 키워드는 'DID'…"대기업 주도 관련 서비스 상반기 출시"
ICO 시들하고 자금난 가중…중소 개발사 '운명의 해'

(서울=뉴스1) 송화연 기자 | 2020-01-02 07:15 송고 | 2020-01-02 09:32 최종수정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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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광풍이 불며 관련 벤처기업들이 암호화폐공개(ICO)를 통해 수백억원의 자금을 긁어모으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는 채 3년을 가지 못했다. 올해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은 그간 투자자들에게 제시했던 '황금빛 로드맵'의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말라버린 자금줄과 투자자들의 외면으로 생사의 기로에 놓일 수 있다. 

반면 블록체인 기술 자체는 각 산업속으로 더욱 깊이 녹아들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신원확인서비스 등 신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하는 중이다. 
◇"투자자들, 결실없는 암호화폐 '전망'에 지쳤다"…'생사기로'

중소 블록체인 개발사에게 2020년은 '생존의 해'가 될 전망이다.

지난 2017년 암호화폐 투자 붐으로 성행했던 ICO의 인기는 단발성에 그치고 점차 쇠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다수 중소 개발사들은 투자자에게 제시했던 황금빛 로드맵을 이행하지 못했고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 역시 반토막이 났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ICO에 성공한 토종 블록체인 개발사 대다수가 현재 자금이 동난 상태다. 지난해 액셀러레이터 등으로부터 추가로 투자를 받은 일부 기업을 제외한 대다수가 경영난으로 인력을 감축했고 폐업 위기에 처해있다.
블록체인 업계에 지친 투자자는 업계에 실망감이 가득한 상태다.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이용자도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블록체인 애플리케이션(디앱) 통계 사이트 '스테이트오브더디앱스'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디앱은 35% 증가했지만 일간 이용자 수는 전년대비 55%나 하락했다. 디앱 신규 이용자가 전혀 없고 그나마 있던 이용자도 서비스를 떠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중소 개발사들이 올해 이용자를 사로잡을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 매출 부재로 생존이 희박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투자 업계는 게임과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영역에서 블록체인 산업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국내 투자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유명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업계에 뛰어들고 있고 블록체인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 아이템이 수천만원에 거래되는 등 의미있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블록체인 게임 자산을 활용한 담보대출 등 다양한 디파이 서비스가 등장할 수 있어 올해 관련업계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업연합 ‘이니셜 DID 연합'이 선보일 예정인 '이니셜' 모바일 이용화면 © 뉴스1
블록체인 기업연합 ‘이니셜 DID 연합'이 선보일 예정인 '이니셜' 모바일 이용화면 © 뉴스1

◇ICT·금융권이 함께 만든 '블록체인' 서비스 나온다

암호화폐 자체는 자금줄이 말라가지만 암호화폐의 근간인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산업계의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올해는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상용화하는 등 '비즈니스 모델'도 찾아가는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블록체인 업계의 화두는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신원확인(DID)이 될 전망이다.

DID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자 스스로 자신의 신원정보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화된 신원관리 체계다. 우리가 지갑에 주민등록증을 보관하고 필요할 때 꺼내 자신을 증명하는 것처럼 개인 블록체인 월렛에 내 개인정보를 담아 필요한 때 개인키(비밀번호)를 입력해 자신을 증명할 수 있다. 

DID는 복잡한 고객확인 절차와 보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금융사의 관심을 받고있다. 실제 신한은행 디지털R&D센터는 금융권이 블록체인을 접목할 수 있는 분야 두 가지로 '디지털 자산관리'와 'DID'를 꼽으며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DID의 산업적 가치를 알아본 정보통신기술(ICT)업계와 금융업계는 연합체를 구성해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 DID 연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들은 모바일 전자증명 서비스와 금융산업에서 사용될 DID 체계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국내 DID컨소시엄은 크게 SK텔레콤이 주도하는 '이니셜DID어소시에이션', 블록체인 개발사 아이콘루프가 주도하는 '마이아이디얼라이언스', 보안사 라온시큐어가 주도하는 'DID얼라이언스코리아'로 나뉜다.

연합 간 추구하는 사업방향에는 차이가 있지만 국내 대기업들이 머리를 맞댄 블록체인 서비스가 올해 상반기부터 본격 출시되면서 연초 블록체인 업계는 대기업이 선도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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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기정통부, 블록체인 기술연구에 예산 늘렸다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예산은 전년(350억원) 대비 14% 증가한 400억원 규모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8월 '2020년 과기정통부 예산안 및 정부 기술개발(R&D) 예산안'을 통해 "블록체인 융합기술개발 예산을 2019년 117억원에서 2020년 37% 증가한 161억원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 예산은 블록체인 핵심기술개발 및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이용된다.

비 R&D 영역에서의 지원도 이어진다. 올해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추진하는 블록체인 기술선도 지원사업과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도하는 블록체인 전문기업 육성 지원사업의 예산은 200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KISA는 지난 2017년부터 진행해온 공공선도 시범사업을 올해도 이어간다. 이 시범사업을 통해 국민이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끼는 불편함을 블록체인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가진 기업 10곳에 정부출연금을 각 6억원씩 지원한다. NIPA는 블록체인 규제개선 연구, 블록체인 기술검증(PoC) 지원 등의 기존 지원사업을 올해도 추진한다.

또한 관련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최근 4500억원 규모의 블록체인 원천기술 R&D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사업은 오는 2021년~2026년에 국가 주도의 블록체인 중장기 기술개발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앞서 지난 2018년 이와 관련한 예타를 신청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난번 낙방한 원인을 분석해 반드시 통과하겠다"는 각오를 밝혀 블록체인 개발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hway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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