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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우먼파워] 서혜진 국장 "여성PD 역량 펼치기 좋아져…더 파워풀해질것"(인터뷰)

TV CHOSUN '아내의 맛'-'연애의 맛'-'미스트롯' 연속 히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2019-11-05 07:00 송고 | 2019-11-19 10:25 최종수정
서혜진 국장/TV CHOSUN © 뉴스1
서혜진 국장/TV CHOSUN © 뉴스1
최근 들어 방송가에서 여성들이 이른바 '우먼 파워'를 제대로 뽐내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부터 기획 및 연출은 물론 매니지먼트까지, 많은 여성들은 방송가 곳곳에서 두드러지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 과거와는 사뭇 다른 현상이다.

실력 있는 여성들이 방송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요즘, 뉴스1은 [방송가 우먼파워] 시리즈를 통해 이들의 강점과 애환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두 번째 주인공은 지난해 SBS에서 TV CHOSUN 예능국으로 이적, '아내의 맛'-'연애의 맛'-'미스트롯'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예능 대가'로 거듭나고 있는 서혜진 TV CHOSUN 예능국장이다.
TV CHOSUN '미스트롯' © 뉴스1
TV CHOSUN '미스트롯' © 뉴스1
TV CHOSUN 예능국에 새 바람이 분 건 서혜진 국장이 영입된 이후부터다. 이전까지 대표적으로 내세울 시그니처 프로그램이 거의 없다시피 했던 TV CHOSUN은 서 국장이 '아내의 맛'-'연애의 맛'-'미스트롯'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종편을 넘어 지상파까지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지난 1997년 SBS에 입사한 서 국장은 2000년 예능국으로 옮긴 뒤 '스타킹', '고쇼', '도전 1000곡', '동상이몽' 등 굵직한 프로그램들을 연출해 그 실력을 인정받았다. 버라이어티부터 관찰 예능까지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섭렵한 서 국장은 TV CHOSUN으로 자리를 옮긴 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프로그램을 연이어 론칭했다. 그는 관찰, 연애, 오디션 등 흔한 콘셉트의 프로그램에 약간의 양념을 더해 제대로 맛을 낼 줄 알았고, 이 감칠맛과 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이끌었다.

서 국장은 꾸준히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비결로 권태로움을 싫어하고 도전을 즐기는 본인의 스타일을 언급했다. 전형적인 것에 지루함을 느끼기에 더 흥미진진한 방송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것. 서 국장의 노력은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미스트롯'의 연이은 히트로 꽃을 피웠다.
요즘 서 국장은 방송가의 새 트렌드를 만들고 뉴 페이스를 발굴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더불어 콘텐츠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이 다변화되면서 올드 미디어로서 할 수 있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그다.

여성 PD 특유의 섬세함을 앞세운 '디테일의 힘'으로 예능계 판도를 뒤흔드는 서 국장을 최근 뉴스1이 만났다.
TV CHOSUN '아내의 맛' © News1
TV CHOSUN '아내의 맛' © News1
-요즘 너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 않나.

▶'아내의 맛' '연애의 맛 3'가 진행 중이고, '미스터 트롯' 촬영도 준비하고 있다. 내년 초를 겨냥한 새 예능도 기획 중이라 바쁘게 지내고 있다.(미소)

-'아내의 맛'에 혜박이 등장해 반가웠다.

▶원래 예전부터 섭외를 하고 싶었는데 혜박이 아이를 갖고 출산, 육아를 하느라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이제 한숨 돌린 혜박이 섭외에 응해 같이 하게 됐다. 몇 주 정도 출연하면서 '아맛팸'으로 함께 하게 될  거다. 새 얼굴은 꾸준히 섭외하려고 한다.

-반면 홍현희 제이쓴 부부는 몇 주 동안 휴식을 갖게 됐다.

▶홍현희가 스케줄이 너무 많고, 제이쓴도 책을 낸 뒤 강연이 많아 (촬영을) 좀 버거워하더라. '몇 주라도 쉬게 하자' 싶어서 잠시 휴식기를 갖게 됐다. 여유를 가진 뒤 다시 함께할 거다. 홍쓴 부부 덕분에 '아내의 맛'에도 30대 시청층이 유입됐다. 또 두 사람도 '아내의 맛' 이후에 활동을 활발하게 해 기쁘다. 서로 윈윈이다.

- 함소원 진화 부부의 갈등,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기도 했다.

▶함진 부부(함소원 진화 부부)는 시작부터 현실에 발을 들인 커플이다. 그럼에도 아이를 낳기 전까지는 갈등이 없었지만, 육아가 시작되고 아빠로서 진화의 역할 갈등이 시작됐다. 문화가 다른 곳에 사는 데다, 어린 나이에 아빠가 돼 힘든 부분이 있었을 거다. 보통 부부들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이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싶었다. 함진 부부 역시 이에 동의했다. 이 과정을 거치면서 함소원이라는 사람이 많이 성장했다. 본인을 돌아보고, 시청자들이 주는 피드백을 받고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더라. 덕분에 함진 부부 사이가 이전에 비해 많이 좋아졌다.

-'아내의 맛'에선 진화 부모님의 에피소드가 큰 웃음을 주기도 한다.

▶진화 부모님의 캐릭터가 생각보다 너무 좋다.(웃음) 체면을 차리는 게 없다. 단짠이 있어서 큰 웃음을 주신다.
TV CHOSUN '연애의 맛 3' 출연자들 © 뉴스1
TV CHOSUN '연애의 맛 3' 출연자들 © 뉴스1
-'연애의 맛 3' 역시 첫방 이후 시청률과 화제성을 잡으며 호평을 받고 있는데.

▶이전 두 시즌보다는 수월하게 시작한 느낌이다. 시즌 1은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고 시작해 좌충우돌했다면, 시즌 2는 성공의 공식을 알았기에 상대적으로 밋밋하게 간 부분이 있다. 시즌 3에서는 시즌 1의 와일드함을 바탕으로 출연진의 각기 다른 색을 보여주고 싶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사람들이 각각의 매력을 보여주는 게 이번 시즌의 핵심이다.

-'연애의 맛 3' 라인업이 신선하다. 섭외에 공을 들인 듯한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매칭밖에 없지 않나. 매력적인 사람들을 섭외하려 노력했다. 윤정수는 '스타킹' 때 인연을 맺었는데 마음이 정말 따뜻한 사람이다. 우리 작가도 윤정수와 '님과 함께'를 같이 했는데, 착하고 매력 있다고 해 섭외하게 됐다. 정준은 정말 와일드한 타입인데, 김유지를 대할 때는 섬세한 배려가 있다. 시즌 1의 이필모를 능가하는 사랑꾼의 모습을 기대해도 좋다. 강두와 이재황은 내면이 단단한 모습이 좋았고, 박진우를 통해서는 알콩달콩한 연애를 보여주고 싶었다.

-'연애의 맛 3' 출연 남녀의 나이 차이가 많이 나 보기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다.

▶제작진은 정신연령에 따라 커플을 매칭 하는데, 생리적 나이를 따르게 되면 연결이 잘 안 되더라. 베이스가 달라서 대화가 15분 이상 이어지기가 어렵다. 또 남자 출연진의 외모도 실제 나이에 비해 어려 보인다. 남자 출연진이 연예계 종사자라는 특수성을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시즌 1과 시즌 2에서 실제 커플이 탄생하지 않았나. 시즌 3에서 기대되는 예비 커플이 있다면.

▶쉽게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지만, 한 명을 꼽자면 정준이다. 이필모가 첫 회에 출연해 '그럼 장난 할라고 나왔어?'라며 진심을 다하라는 조언을 하지 않았나. 정준도 그런 마음이더라. 또 김유지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어 커플 탄생이 기대된다.
TV CHOSUN '미스터트롯' © 뉴스1
TV CHOSUN '미스터트롯' © 뉴스1
-'미스터트롯'에 대한 관심도 높다.

▶현재 준비 중이다. 곧 첫 녹화를 진행하는데,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미스트롯'을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은 뒤 시스템적으로 확충을 해 '미스터트롯'을 체계적으로 진행할 수 있었다. 또 송가인이 실력의 바로미터를 높여놔서 '미스터트롯' 참가자들의 실력도 업그레이드됐다. 확실히 진화한 쇼를 통해 '제2의 송가인'을 찾을 것이다. 내년 1월2일에 처음 방송된다.

-'미스터트롯'에서 주안점을 두고 있는 게 무엇인가.

▶'뉴페이스 발굴'이다. 젊은 여자 트로트 가수들 중에는 대형 스타도 있고 꾸준히 활동하는 가수들이 많지만, 남자 트로트 가수 중에 엄청난 톱스타는 없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이런 가수들도 있다'고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의무감이 있다. 스타를 발굴하고픈 목표가 있다. 다양한 분들이 많이 참여할 거다.

-'미스트롯'과 비교해 달라지는 부분도 있을까.

▶참가자를 매력적으로 보여줄 업그레이드된 쇼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미스트롯' 콘서트 무대를 보면서 많이 반성했다. 무대에 대한 고민이 많이 부족했다는 게 느껴져서 아쉽더라. 그래서 공연에 특화된 분들과 손을 잡고, 보는 분들을 만족시킬 수 있을 만한 무대를 준비 중이다.

-'미스터트롯' 시리즈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몇몇 참가자들을 보면 트로트의 기본 공식을 갖고 온다. 그런데 점수는 이런 공식 외의 부분에서 얻어질 때가 많다. 대중은 전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거다. 대중은 이미 변했지만 장르가 이를 따라가지 못한 부분이 있다. '미스터트롯'을 통해 그 '갭'을 줄여보려고 한다.

-'미스트롯' 시리즈가 트로트 판을 뒤집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어떻게 보면 부담감이 있다. '미스트롯' 참가자들이 방송 이후 업계에서 각광받는다는 건 알지만, 구체적인 건 제작진도 알지 못한다. 우리는 트로트 장르 파이 자체가 커지는 걸 지향해서 '다 같이 잘 살자'는 마음이다.
TV CHOSUN © 뉴스1
TV CHOSUN © 뉴스1
-지난해 이적한 뒤 TV CHOSUN 예능 프로그램이 핫하게 떠올랐다. 잘 나가는 이유를 자평하자면.

▶사실 기획이 어마어마하진 않다. TV CHOSUN은 지상파와 시청층이 비슷해서 프로그램들을 수월하게 기획하고 론칭을 할 수 있었다. 체제가 완벽하게 잡히려면 2~3개의 예능을 더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내년 초 론칭을 겨냥한 다른 시리즈를 준비 중이다.

-TV CHOSUN은 주로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하지만, 최근 방송을 살펴보면 젊은 시청층을 끌어들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 듯하다.

▶'아내의 맛' 출연진 중 홍현희, 혜박은 30대 여성들에게 호응을 받는 이들이다. '연애의 맛'도 VOD 매출이 꽤 나올 정도로 젊은 층에서 반응이 좋다. 뉴페이스 발굴을 통해 30대까지는 외연을 넓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예능을 볼 수 있는 채널과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차별화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 같다.

▶자잘한 재미나 웃음, 유행어를 만들어내는 건 이미 유튜브에 빼앗겼다고 본다. 올드 미디어가 할 수 있는 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뉴페이스를 발굴하는 거다. 나영석 PD가 여행, 음식을 개발했듯이 나는 가요 장르를 파 '미스트롯'을 론칭했다. 그런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 개인적으로도 지루함과 권태를 잘 느끼는 스타일이다. 새로운 걸 재밌어해서 이런 고민이 즐겁다.

-여성 PD가 극히 적던 시절 업계에 들어와 지금까지 버텼다. 원동력이 궁금하다.

▶입사 당시 아버지께서 한 직장에서 3년 이상 경력을 못 쌓으면 버티기 어려울 거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견디다 보니 지금까지 왔다.(웃음)

-일을 하면서 여성이라서 힘들었던 점, 여성이라서 더 도움이 된 점이 있나.

▶결과적으로는 여자 PD라서 어드밴티지를 받았다고 본다. '더 허슬'이라는 영화를 보면 '남자들이 우리에게 왜 속는지 알아? 여자에게 그 정도 머리가 있다고 생각 못하기 때문이야'라는 대사가 나온다. 공감이 갔다. 편집을 해도 '여자 PD가 이렇게 편집을 잘했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 여성들이 상대적으로 섬세하고 현실감각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이 일을 할 때 도움이 된다. 최근 예능이 리얼리티화 되면서 이런 감수성이 잘 맞는다.

-앞으로 방송가 우먼파워가 지속될까.

▶쇼 비즈니스가 선진화되고 관련 시스템이 확충되면서 여자 PD들이 역량을 펼치기가 좋아졌다. 앞으로 여성들이 더 파워풀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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