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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딥:풀이]① 류담 "4XL옷 버릴 때 쾌감…절실하니까 되더라"(인터뷰)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5-13 08:50 송고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어휴 제가 그렇게 많이 달라진 것도 아닌데, 일이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커피숍에서 만난 류담이 인터뷰에서 가장 많이 한 말이다. 데뷔한지 16년, 연기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한지 2년, 40kg 감량 성과가 알려진지 두 달, 그 사이 그에게 일어난 변화는 컸다.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오랜 다이어터인 그는 단기간의 변화가 장기간 이어지지 않는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고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주변에서 다이어트 방법을 물어보는데, 사실 누구나 다 알지 않나요?"라는 그의 다이어트 방법은 정말 '간단'했다.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 애주가인 그는 다이어트하는 중에도 술은 마셨단다.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아 통제하는 것이 결코 오래가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 때문. 그는 그렇게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로 마침내 변화를 맞았다.

그의 다이어트 정공법처럼, 인생의 방향 역시 '지속가능'한 라이프를 추구했다. 인터뷰 내내 그는 거창하지 않은 목표를 세우고, 자연스러운 변화를 이어가며, 대단하지는 않아도 진심을 담은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을 말했다.

그의 생각 덕분에 그 어느 때보다도 겸손과 걱정을 담은 인터뷰였다. 데뷔 이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오히려 걱정이었고, 이제야 '개그콘서트'에서 주목받았던 동료 김병만 이수근의 노고 아닌 노고를 조금이나마 알겠다며 농담을 하기도. 이제 모든 이들이 그의 다이어트를 관심있게 지켜보는 것이 때론 부담이고, 높아진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할까 걱정도 되지만, 그는 이 모든 관심을 긍정적인 힘으로 받겠다며 웃었다.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다음은 류담과 일문일답.
-지난 3월, 40kg 감량 소식이 전해지고 두달이 지났다. 요즘 어떻게 지내나.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하루종일 올라가 있더라. 대충 살짝 올라갔다가 내려올줄 알았는데 계속 있더라. 일일 점점 커지는 것 같아서 부담감도 생겼다. 난 그냥 나 자신을 위해서 살을 뺀 건데 많은 분들이 '인간승리다' '대단하다' 크게 받아들이시니까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그 이후로는 내가 뭘 할 때마다 다이어트만 부각이 되니까 당황스럽기도 하다.

-주변의 반응은 어떤가.

▶주변 지인들은 나를 자주 봤으니까 그렇게 (수치로) 많이 빠졌는지 체감을 못 했다. 사실 나도 몰랐다. 예전 사진을 비교해서 보니까 많이 빠졌지. 오랫동안 조금씩 빠져서 그런 것 같다. 그 인터뷰 이후에 2kg 더 빠졌다.(웃음) 앞으로 갈 길이 멀다.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대개 다이어트에 대한 반응이 각양각색인데, 류담씨의 경우에는 정말 응원하는 댓글이 많았다. 그런데도 부담스럽던가.

▶다 너무 좋은 반응이어서 어렵고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 '훈남'이라고 하거나 배우 누구 누구를 닮았다는 반응까지 나오는데 '어우 내가 그런 정도는 아닌데 너무 좋게 봐주시는 것 아닌가' 싶었다. 동생은 '훈남'이라는 댓글을 보고 '도대체 누가 훈남이냐'면서 막 웃었다.(웃음) 어머니는 '너는 이제 대중에게 다이어트 성공한 사례로 각인이 돼서 절대 요요는 안 오겠다'라고 하시더라. 긴장하고 살아야 할 것 같다.

-마음은 편하게 갖는 건 어떤가.

▶성격상 그게 잘 안 된다. '개그콘서트'를 할 때도 늘 같이 코너를 하는 사람 중 이수근, 김병만이 1번이었고, 나는 그 옆에 있었다 .주인공을 시켜줘도 못 하는 사람 있지 않나. 내가 그렇다. 나서서 하는 걸 잘 못 한다.(웃음)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기사가 나간 후에 거리에서나 많은 사람들이 알아보지 않나.

▶조금씩 알아보는 분들이 늘어났다. 횟집에서 만난 분이 '이렇게 술 마셔도 되냐'고 하시더라. 나는 단기간에 살을 뺀 건 아니어서 먹을 것 다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한 편이다. 술은 워낙 좋아하고, 스트레스를 재미있게 술자리하는 걸로 푸는 편이라서 술은 포기가 안 되더라. 대신 술을 마실 때 안주를 최대한 안 먹었고 다음날 해장한다고 짬뽕 먹는 습관도 포기했다. 다음날 운동도 두 배로 한다. 독주를 좋아했는데 독할수록 칼로리가 높으니까 약한 술로 마셨다.

-그동안 한 두 번 다이어트를 한 것은 아닐 것 같다. 이번에 이렇게 독하게 마음을 먹은 특별한 계기가 있나.

▶('개그콘서트'에서) 살찐 캐릭터가 자리잡히니까 나를 내려놨고, 계속 살이 쪘다. '개콘'을 그만 두고 '정글의 법칙'을 하는데 체중이 많이 나가서 몸이 힘들더라. 그때 정말 살을 빼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성공은 못 했다. 뚜렷한 목표가 없고, 그 정도 의지밖에 없었으니까 그렇다. 그러다가 이쪽(연기)으로 진로를 확실히 하자 목표가 생겼다. 다 다이어트 비결을 물어보는데, 어떻게 살을 빼는지 모두가 다 안다. 그러나 절실함이 없으면 포기할 수 밖에 없다. 대단한 게 아니어도 된다. 꼭 저 옷을 입고 싶다든지, 그런 작은 목표를 세우는 거다. 목표를 설정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져야 살을 뺄 수 있다.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옷 사이즈가 많이 줄었을 것 같다.

▶살을 빼면서 가장 신이 날 때는 과거에 입었던 옷을 처분할 때다. 헌옷을 수거해가는 분이 있는데 38000원을 받았다.(웃음) 예전에 잘못 산 옷들이 이제는 맞는다. 또 예전에는 인터넷으로 샀다. 사이즈가 없으니까 갑자기 옷을 사서 입을 수가 없었다. 이제는 어딜 가든 내 몸에 맞는 옷을 살 수 있다. 그리고 옷값이 덜 든다. 더 다양한 폭에서 옷을 살 수 있으니까. 제일 크게 입었던 옷은 4XL 정도였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빅사이즈를 넘어가면 사이즈가 없다.(웃음)

-계속 체중을 재면서 다이어트를 했나.

▶살 빠지는 건 본인이 더 잘 안다. 샤워할 때 눈으로 체크하고, 옷사이즈로 알 수 밖에 없다.(웃음) 살이 빠지니까 머리 크기, 발 크기, 손가락 사이즈도 다 줄어들더라.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서울 삼청동 카페. 배우 겸 개그맨 류담 인터뷰/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다이어트에 성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가.

▶아니다. 대학(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입시를 준비하면서 살을 뺐다. 나는 어릴 때부터 유도를 오래 해서 체격도 컸고 학창시절에도 내가 제일 뚱뚱했다. 그러다가 연기 선생님이 '이러면 캐릭터가 한정적이야. 대입때 불리해'라고 하시더라. 남보다 합격할 확률이 떨어진다는 거다. 그 말에 충격을 받았다. 아버지가 (연극과 입시에) 반대해서 재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무조건 올해 붙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땀복에 파카를 입고 뛰면서 운동했다. 126kg까지 나갔다가, 4~5개월만에 90kg대 중반까지 뺐다. 대학 가서는 공연하면서 힘드니까 살이 더 빠지더라. 군대 가기 전에는 70kg 대까지 빠졌다. 그런 경험이 있었다.

-소위 말하는 코믹한 감초 캐릭터를 벗어나고 싶었나.

▶아니다. 내가 드라마에서 감초 연기를 할 수 있고 웃음을 줄 수 있는 것 왜 싫겠나. 만족한다. 그리고 그런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역할의 폭을 더 넓히고 싶었던 거다. 그래야 더 오랫동안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더 신이 나서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또 내가 신뢰하는 동료들, 감독님들이 진심어린 조언을 해줘서 더 마음이 움직였다.

<[N딥:풀이]②애 계속>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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