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N이사람]② 안일권 "김창열·김종국 싸워서 이겼다? 대단한 분들"(인터뷰)

(일산=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4-30 09:00 송고 | 2019-04-30 16:53 최종수정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김창열 김종국 내가 예전에 한번 싸워봤어." 

손짓 한 번에 연예계 소문난 싸움 실력자들이 추풍낙엽처럼 우수수 날아갔던 일화를 그는 최대한 겸손하고 덤덤하게(?) 자랑한다. 
유튜브 안에 '안일권 세계관'이 만들어졌다. 지난 2006년 KBS 21기 공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해 '개그콘서트'에서 활약한 안일권(40)은 지난해 유튜브에 '일권아 놀자' 채널을 개설했다. 

그 안에서 그는 자타 공인 '연예계 싸움 서열' 1위다. 김종국과 강호동은 봐줬고, 김창열을 제압했다는 그의 '뻔뻔한' 무용담에 네티즌들은 열광한다. 물론 김창열과 김종국을 실제로 만나면 바로 꼬리를 내린다. 하지만 팬들은 열광한다. 안일권의 개그에 오히려 '역시 인간을 상대하지 않는 신급 실력'이라며 한 발 나아간 댓글을 달고 있다. 강자 앞에서는 한없이 약하고, 혼자 있을 땐 누구보다 강한 허세가 가득한 모습을 담은 영상에는 "내 주위에도 이런 사람있다"면서 공감한다. 

안일권과 네티즌들이 주거니 받거니 만들고 있는 '안일권 세계관'은 '날것의' 재미로 유명해지면서, 유튜브 시작 1년만에 구독자수 12만명을 돌파했다. 

안일권을 만나 물었다. 요즘 그는 무엇을 하고 살고 있는지, 방송 생활을 잘 하다가 왜 유튜브로 갔는지, 그리고 김종국 김창열과의 만남은 어땠는지.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N이사람]①에 이어>
-유튜브 영상을 보니 '허세'가 베이스인 인생경험이 있는 것 같다.


▶'진짜 맞고 다닌 거 아니냐'는 반응도 있더라.(웃음) 동료 개그맨들도 내가 맞거나 찌질한 연기를 잘 하니까 '진짜 아니냐'고 하기도 했다. 내가 진짜 맞고 다니거나, 누굴 때렸다거나 그랬으면 이런 연기를 어떻게 하겠나. 그래서도 안 되는 거다. 다들 내가 학교다닐 때 어떤 캐릭터였을지 궁금해 하는데, 지금과 같다. 친구들이랑 까불면서 놀고 개구쟁이였다. 별명도 까불이였다. 대한민국 1979년생 중 제일 까불이고 전세계 까불이 톱5 안에 든다.(웃음)

-학창시절 경험담을 그대로 연기에 녹였나.

▶남자들은 알 거다. 수컷들이 모인 남학교에서는 늘 기싸움이 있다. 기싸움은 여자도 있지만, 남학교에서 더 직접적으로 나오는 것 같기도 하다. 새 학기가 되면 내가 쫄보가 아니라는 걸 보여줘야 하는 친구들이 많다. 누가 봐도 순둥이 겁쟁이인데 기선제압을 하려고 싸움을 많이 해 본 척을 한다. 그런 친구들은 (불량스럽게) 껌을 씹어도 착해보인다. 실제로 부딪치면 쫄면서도 안 그런 척 해야 하지 않나. 그건 누구라서가 아니라 누구든지 있는 경험이다. 학교 짱도 다른 학교 짱 만나면 겁나는 거다.(웃음) 누구다 쫄아본 경험이 있으니까 유튜브 콘텐츠에서도 반응이 많이 나오는 것 같다.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주로 '안일건달' 캐릭터로 싸움, 건달 소재가 반응이 좋다. 왜 이런 소재를 생각했나. 반면 싸움이야기라는 점에서 부정적인 시선도 있을 텐데.

▶ 싸움 콘텐츠로 구독자도 많이 늘었고 조회수도 늘었다. 반응이 많은 콘텐츠이니까 배제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콘텐츠들도 시도해보려고 한다. 나잇값 못 한다는 반응이 있는데, 원래 나이 먹고 철 없어야 웃긴 것 아닌가. '순풍산부인과' 박영규 캐릭터도 나잇값을 못 해서 재미있었던 거다. 싸움 콘텐츠가 지겹다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으니 계속 할 거다. 요즘에는 사람들이 워낙 금방 싫증을 느낀다. 아쉬운 면이기도 하다. 나라고 매일 웃길 수는 없다. 정말 나를 좋아한다면 못 웃길 때도 이 형을 좀 사랑해달라고 기사에 써달라.(웃음)

-가장 반응이 좋았던 영상이 김창열이나 김종국 강호동을 언급했던 영상이다.

▶100% 애드리브 영상이다. 카메라 하나 놓고 '연예인 싸움 토크를 해보자'고 한 게 다다. 왜냐면 노우진이 리액션이 기가 막힌 친구다. 점점 서로를 웃기기 위해서 이야기를 하니까 재미있는 결과물이 나온다. 그런데 대본이 있으면 서로 웃기지 않으니까 애드리브로 했다. 사실 김창열 김종국 선배들과는 친분도 없었다.(웃음) 그런데 영상이 나간 후에 유상무 결혼식에서 김종국 선배와 마주쳤다. 얼른 찾아가서 인사를 드렸더니 웃으시더라. 지인이 보내줘서 그 영상을 봤다고 하더라. 내가 멱살 한 번 잡아주시면 안 되냐고 했더니 흔쾌히 응해주셨다. 그런 데에서 인성과 경험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그때 처음 만난 후배도 잘 받아주고, 도와준 것 아닌가. 그리고 내가 끌려가기는 했지만 결코 맞은 것은 아니다. 그렇게 써달라.(웃음) 너무 감사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김창열 선배는 실제로 영상에 출연도 해줬다. 내가 술을 한 번 사야한다.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연관검색어에 '조폭출신'이 있다. 건달들의 행동이나 특징을 묘사한 영상들이 많던데.

▶실제로 그쪽에 계신 분들이 어떤 특징이 있는지 알려줄 때도 있다. '돈이 없지, 자존심이 없냐'는 마인드가 중요한다. 바지도 주름이 가면 안 되니까 포즈가 이상해진다. 옷에 뭐 하나 묻어도 안 된다. 예전에 그쪽 생활을 한 분들이 오히려 알려준다.

-싸움 콘텐츠이다 보니, 실제로 시비를 거는 경우는 없던가.

▶오히려 운동하신 분들이나, 예전에 건달생활했던 분들이 더 좋아한다.(웃음) 뭐랄까 나를 귀여워 해준다. 어릴 때부터 나는 친구들이 다 체격이 컸고, 그러다보니 귀여운 포지션에 놓인 것 같기도 하다. 댓글에도 '이 형은 이렇게 나대도 얄밉지가 않아'라고 한다. 개그의 기반은 호감인데, 그런 면에서 좋다. 길에서 만난 분들은 오히려 나한테 멱살을 잡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한다.(웃음)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그맨 안일권 인터뷰 / 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개콘' 때보다 반응이 더 좋나.

▶개그맨 동료들이랑 술을 마실 때 알아본 사람들이 와서 사진 좀 찍어달라고 하지 않나. 그러면 인기 코너에 출연 중인 개그맨들에게 관심이 다 쏠린다. 그러면 나는 내가 나서서 카메라 들고 그 분들 사진 찍어드리곤 했다.(웃음) 요즘에는 나한테 먼저 와서 인사하고 사진찍자고 하신다. 감사한 일이다.

-인생 2막을 연 셈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 즐기면서 하는 일의 소중함을 많이 느꼈다. 돈만 좇고 싶지도 않고, 작은 기쁨을 중요하게 여기며 살고 싶다.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면서 살아간다면 너무 행복하지 않을까 싶다. 유튜브 채널에서는 많은 분들이 웃긴 영상을 원하신다. 그럴 때도 있겠지만, 조금은 힘을 빼고 편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ichi@news1.kr

오늘의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