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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있니?] "아들 만호, 잘 살고 있다는 확인만이라도…"

42년전 놀이터에서 사라져…애타는 엄마 유방암까지
"품에 둘수 없더라도 그저 잘 살고 있는지만 알고파"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2019-04-26 06:30 송고 | 2019-04-26 09:23 최종수정
어린시절 김만호씨가 부친의 품에 안겨 있다.(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뉴스1
어린시절 김만호씨가 부친의 품에 안겨 있다.(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 제공)© 뉴스1

"그때는 반 미쳤어요. 한살 적은 만호 동생을 둘러업고 동네를 안 다닌 곳이 없어요."

42년 전인 1977년 5월28일, 김만호군(당시 6세)은 친구들과 놀이터에 놀러 나간 뒤 돌아오지 않았다. 만호군의 어머니 조희성씨(75·여)는 스스로 말한 것처럼 미친 듯 아들을 찾아 거리를 헤맸다.
함께 놀던 친구들은 만호군이 모르는 어른을 따라갔다고 했다. 밤새 동네를 찾아 헤맨 희성씨는 경찰에 신고하고 수색작업도 했지만 끝나 아들을 찾을 수 없었다. 그날 이후 희성씨에게는 악몽이 시작됐다.

희성씨는 잃어버린 아들이 떠올라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모든 것을 뒤로하고 아들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손에 들고 무작정 길로 나섰다. 하루는 당시 살고 있던 관악구 신림동에서 정신없이 전단을 붙이며 걷다 보니 서울을 가로질러 은평구 불광동에 와 있었다.

거리에서 부모를 잃고 발견된 아이들이 거쳐 간다는 기관에도 수도 없이 찾아가 봤지만 아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기관에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아이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상세히 살펴보지 못했다.

아들을 잃어버린 애타는 마음은 정말 희성씨의 가슴을 새카맣게 태워 버렸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희성씨는 10년 전 수술을 했다. 지금도 정기적으로 진단을 받으며 경과를 살피고 있다.
애타는 마음과 달리 세월이 지날수록 아들에 대한 소식은 점차 들리지 않았다. 희성씨는 아들에 대해 언론에도 많이 이야기했지만 "이제는 비슷한 사람을 봤다는 연락도 오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아들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 가장하고 싶은지 묻자 희성씨는 "어디 가서 어떻게 자랐는지 얼마나 고생하고 자랐는지 듣고 싶다"라며 "(그 생각을 하면)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말했다.

만호씨에게는 위로 누나 한 명, 밑으로 여동생 셋이 있다. 희성씨는 만호씨를 제외한 형제들이 한자리에 모여 있을 때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제일 커진다고 했다.

희성씨는 세월이 지나 혹시나 다른 가족의 구성원이 됐을지도 모를 아들을 자신에 품에 둘 수 없더라고 그저 잘살고 있는지만 알고 싶다고 했다.

"아직 결혼을 안 한 막내딸하고 같이 살고 있는데요. 딸이 물어요. 오빠 찾으면 어떻게 할 거냐고요. (그 애가) 제가 오라고 하면 저랑 살까요? 딸한테 '그저 그 애가 행복하게 사는지 알고 싶어. 잘 살기만 하면 되는 거지' 그랬어요"

* 이 기사를 읽고 본인이 김만호씨라고 생각이 드시거나 만호씨의 행방을 알고 계신 분이 있다면 국번 없이 '112' 혹은 '182'로 신고해 주세요. 가족들이 여전히 기다리고 있습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실종아동찾지 캠페인] '엄마는 울고 있다'
http://www.news1.kr/issue/?5
http://www.news1.kr/find-chi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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