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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현장] 송강호가 자신한 "봉준호의 진화"…'기생충' 칸 홀릴 가족희비극 (종합)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04-22 12:15 송고 | 2019-04-22 14:54 최종수정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봉준호 감독(오른쪽)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놀라운 작품의 세계를 볼 기회가 될 것" (송강호)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었던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 관객들을 찾아온다.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장편영화로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도 초청된 가족희비극 '기생충'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가 벌써 뜨겁다.
22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더웨스틴조선에서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 등이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기생충'은 전원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봉준호 감독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봉준호 감독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특히 '기생충'은 오는 5월14일 개막하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이로써 봉준호 감독은 '괴물'(2006년 감독 주간) '도쿄!'(2008년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년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년 경쟁 부문)에 이어 본인의 연출작으로만 5번째 칸에 초청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와 관련해 봉준호 감독은 "영광스럽고 떨리기도 하다. 칸은 언제가든 늘 설레고 새롭고 긴장되는 도시 같다. 가장 뜨겁고 열기가 넘치는 곳에서 고생에서 찍은 영화를 선보이게 된 것 자체로 기쁘다"며 "한편으로는 '기생충'을 100% 이해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도 든다. '기생충'은 워낙에 한국적인 영화다. 한국 관객들이 봐야지만 뼛속까지 이해할 수 있는 다테일을 곳곳에 담고 있다. 개봉 때 한국 관객들에게 선보였을 때가 가장 설렐 것 같다"고 고백했다.

송강호는 '괴물' '밀양' '놈놈놈' '박쥐'에 이어 칸 국제영화제에 가게 된 소감에 대해 "운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간 경쟁 부문에서는 제가 상을 받진 못했지만 전작 두 편 다 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그 전통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너스레를 떨며 "한국영화의 진화된 모습, 발전된 모습들을 선보이게 돼서 설레고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배우 송강호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송강호가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최우식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최우식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기생충'은 항상 자신만의 스타일로 현실과 사회에 대한 화두를 던지며 평단의 지지와 관객들의 사랑을 두루 받아온 봉준호 감독의 신작이라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다. 그의 일곱번째 장편인 '기생충'은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만남이 가져다 주는 뜻밖의 상황과 웃음, 극 후분까지 팽팽히 유지되는 긴장과 서스펜스, 현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까지, 특정 장르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예측 불가능한 전개뿐만 아니라 웃음, 긴장, 슬픔 등 다채로운 감정과 영화적 재미를 안길 것으로 기대된다.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을 통해 두 가족을 조명한다. '기생충'은 '지금-여기'라는 시공간적 특성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영화로, 주인공들은 지금 여기, 마치 우리 옆집이나 옆 동네에 살고 있을 것만 같은, 특별히 선하거나 악하지 않은 평범한 두 가족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두 가족은 부모와 아들, 딸로 이뤄진 4인 구성이라는 점은 닮았지만 형편은 극과 극으로 달라 일상에선 공간도 동선도 겹치지 않는데, 기우가 박사장네로 과외 면접을 가는 상황이 주어지면서 이들간의 만남이 이뤄진다.

이와 관련해 봉 감독은 "저희 영화엔 기생충이 나오진 않는다. 이 배우분들이 연기하는 캐릭터에도 기생충이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고등학교 때 국어시간에 '님의 침묵'을 배우면 '님은 뭐지?' 하지 않나. '기생충의 뜻이 뭘까'는 영화를 보고 나면 추측해볼 수 있는 그런 영화 같다. 제 입으로 말씀드리긴 쑥스럽다"고 전했다.

이에 송강호는 "봉 감독은 매번 놀라운 상상력, 통찰력 있는 작품들에 도전하는 분"이라며 "특히 저는 개인적으로 '살인의 추억'의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느낌하고 비슷했다. '괴물'이나 '설국열차'는 장르적인 묘미와 즐거움을 줬다면 이 영화는 '살인의 추억' 이후, 16년 이후의 봉준호 감독의 진화이자 한국영화의 진화라고 생각이 든다. 그걸 발견하고 느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고 고백했다.

배우 이선균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이선균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조여정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조여정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두 사람이 재회해 선보일 시너지도 기대된다. 봉 감독은 "지난 17년간 네 편의 작품을 송강호 선배님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고 영광이었다. 선배님께 영화의 어떤 역할을 부탁드린다는 개념보다 정신적으로 많이 의지했었다. 강호 선배님과 있으면 더 과감해질 수 있고 어려운 시도도 할 수 있고 의지가 되는 선배님이라 너무 좋았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최우식 배우보다 근소한 차이로 분량이 적으시지만 분량과 무색하게 존재감을 보여주셨다"며 "메시와 호날두가 경기에서 패스, 작은 몸짓 하나로 흐름을 바꾸고 수준을 다르게 바꾸지 않나. 배우로서 강호 선배님은 그런 존재다. 많은 배우들과 앙상블 속에서도 흐름을 규정하는 배우라, 위력을 다시 실감할 수 있었다"고 애정을 보였다.

두 가족의 만남을 통해 이야기의 동력과 활기를 만들 인물들의 연기 호흡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개성과 현실감으로 캐릭터를 완성해줄 배우들의 연기력과 시너지가 중요했다. '살인의 추억' '괴물' '설국열차'로 봉준호 감독과 호흡을 맞춰온 송강호와 '옥자'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최우식을 시작으로 박소담, 장혜진 등이 캐스팅됐다. 또한 이선균과 조여정이 '박사장네' 가족의 부부를 연기하며 오디션을 통해 정지소와 정현준을 박사장 부부의 딸과 아들 역할로 발탁하기도 했다.

봉감독은 "이 영화의 훌륭한 면은 배우들로부터 나온다. 언제 또 이런 배우 분들을 모셔서 함께 찍어볼 수 있을까 했고 굉장히 즐거웠다"며 "캐릭터간의 화학 작용이 하나의 덩어리처럼 융합을 이뤘다. 그 정점에서 송강호 선배님께서 후배 배우들을 이끌어주셨다. 워낙 화학 작용이 훌륭해 제가 할 일이 없었다. 저절로 유연한 톱니바퀴처럼 흘러가는 걸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고 전했다.

배우 최웃식, 박소담(오른쪽)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최웃식, 박소담(오른쪽)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소담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박소담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장혜진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배우 장혜진이 22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영화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4.22/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출발점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2013년 겨울로 기억이 난다. 주변 지인에게 이 스토리는 어떨까 하고 얘기했던 게 기억난다. 당시 스토리는 두 가족의 얘기에서 출발했다"며 "너무나 다른 환경의, 일상에서 마주치게 될 것 같지 않은 두 가족이 마주치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했다. 그 이야기는 '데칼코마니'라는 가제로 1년동안 불렸다. 전혀 다른 두 가족이 독특한 상황 속에서 맞닥뜨리게 되는데, 공교롭게 부유한 가족과 그렇지 않은 가족이 만나게 된 것, 그게 출발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극 중 크고 호화로운 집도 작고 아담한 집도 있다. 우리 삶에서 부유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이 만날 기회가 사실 많지 않다. 우리가 삶에서 그런 경계선을 쳐놓진 않지만 암묵적으로 공간이 나눠진다"면서 "극 중 기택이 과외선생이 되면서 공간이 허물어진다. 그 공간의 대비가 필요했다. 그 대비가 극명하게 드러날 수 있는 두 공간을 설정했다. 크기의 차이부터 어마어마하다. 영화를 보시면 더 생생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송강호는 "전원백수 가족이라고 해서 이상한 사고를 한다든지 하는 것은 아니고 이 사회에서 열심히 살아가는 가족이다. 기택도 본인과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인데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은 가운데서 어떤 사건을 맞이하게 된다"며 "그 속에서 기택은 가장 평범하면서도 비범한 행동과 사고를 하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연체동물 같은 느낌이다. 그 모습이 특이하다기보다 우리 이웃, 나 자신일 수도 있고 그래서 더 희극적일 수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끝으로 봉 감독은 "'기생충'의 (칸 영화제)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어마어마한 감독님들이 다 포진해 계시다. 그런 분들의 틈 바구니에 낀 것이 영광"이라며 "다만 배우들의 수상 가능성은 높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외국 관객들이 '기생충'을 100% 이해하진 못할 것이다. 워낙 한국적인 뉘앙스로 가득 차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순된 얘기지만 뒤집어서 생각하면 이 영화에서 보이는 두 가족이 극과 극 상황에 처해져 있는 모습들은 전세계의 보편적인 모습이다. 빈과 부의 모습"이라면서 "보편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외국 관객들에게도 파고들 수 잇는 부분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기생충'은 오는 5월 말 국내 개봉한다.


aluem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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