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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인터뷰] '왓칭' 이학주, '스릴러퀸' 강예원도 떤 사이코패스 "'주연' 큰 의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2019-04-18 13:28 송고 | 2019-04-18 13:57 최종수정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배우 강예원이 영화 '날 보러와요' 이후 3년 만에 4월 극장가에서 선보이는 신작 '왓칭'은 그가 '스릴러퀸'으로 관객들과 오랜만에 만난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다. 지난 17일 개봉한 '왓칭'은 회사 주차장에서 납치 당한 영우(강예원 분)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공포 스릴러.

그런 강예원과 '왓칭'에서 숨막히는 탈주극을 이끌어가는 한 배우가 있다. 강예원과 더불어 배우 이학주가 '왓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영우의 회사 지하주차장을 관리하는 경비원 준호로 97분의 러닝타임 내내 공포감과 긴장감을 조성한다. 강예원과 투톱으로 '왓칭' 주연으로 활약하기까지,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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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한 얼굴, 악한 얼굴 공존한다 해서 캐스팅됐다"

이학주가 연기한 경비원 준호는 극 초반, 영우에게 친근하게 "누나"라고 부르는 등 지나친 호감을 보이며 과한 친절을 베푼다. 그런 준호 역할을 두고 김성기 감독의 제안으로 미팅을 하게 됐다. 이학주는 자신이 캐스팅된 이유에 대해 "제 입으로 얘기하긴 쑥스럽지만 감독님께서 선한 얼굴과 악한 얼굴이 공존한다고, 그래서 준호 역할에 캐스팅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답했다.

지하주차장이라는 일상적인 공간을 소재로 했다는 점은 이학주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그는 "지하주차장과 CCTV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들인데, 이걸 이용해서 스릴러 장르로 만들었다는 점이 큰 매력이었다"면서도 "반면 준호는 공감 능력 없이 영우에게 집착하는 모습이 포인트였던 캐릭터였다. 일반적인 사고 방식의 캐릭터가 아니라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기존 사이코패스와 달랐던 경비원 준호"


스릴러 장르에서 대개 사이코패스 캐릭터는 관객들이 예상하는 범위에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학주는 "'왓칭'의 준호는 제가 생각했던 사이코패스와 달라서 당황했다. 말도 많고 어린 아이 같은, 유아기에 있는 성인 남자 같기도 하지만 분노조절장애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에게 빨간 드레스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그걸 갈아입혀두는 건 일반적인 사고 방식이 아니지 않나. 준호는 그걸 사랑해서 하는 행동이라 생각하는 등 일방적인 캐릭터라고 분석했다"며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감정 소모도 컸다"도 덧붙였다.

'왓칭'에서 준호는 돌연 금붕어를 입에 넣는 등 돌발 행동으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도 한다. 이학주는 "금붕어에게도 이름이 있었다. 준호는 금붕어 이름을 '영우' '준호'라고 불렀다. 편집에서 빠진 부분"이라면서 "준호는 멜로를 찍고 싶어하는데 영우가 이 판을 깨고 나가면서 호러를 찍게 된다. 금붕어를 먹는 건 영우가 어항을 깨자 이제부터 마음을 달리 먹어야겠다고 의지를 다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자해도 하는 등 살인 욕구를 참는 그런 캐릭터의 행동들이 이학주의 관점에선 이해하기 어려웠다. 준호의 관점에서 캐릭터를 바라봐야 했기에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영화 상영 내내 귓가에 맴도는 준호의 '거든요'라는 독특한 말투도 관객들을 더욱 소름끼치게 만들었다. 이학주는 "그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감독님과 얘길 많이 했다. 처음에 '거든요'라는 말투가 이상한 게 아닌가 했다. 어릴 때 별명이 '꺼덩이'였는데, 그래서 '거든요'를 '거덩요'라고 발음했다. 이 말투는 쓰면서도 꺼림칙했다"고 돌이켰다. 또 이학주는 "지하에서 사는 친구가 살이 쪘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운동하면서 체중을 감량했다. 당시 6kg를 감량해 몸무게가 50kg대 후반이었다"고 노력한 점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학주/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날 보러와요' 이후 재회한 강예원, 대단한 선배"

강예원은 '왓칭' 언론시사회 이후 이학주의 연기를 보면서 "뒷목이 당긴다"고도 했고, 함께 연기했던 당시에 대해 "진짜 무서웠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그만큼 두 배우가 '왓칭' 속 영우와 준호의 상황에 깊이 몰입했던 것이라 짐작됐다. 27회차로 진행된 촬영. 사무실 공간에서도 촬영했던 강예원과 달리, 이학주는 대부분의 분량을 지하주차장에서 소화했다. 이학주는 "음습하고 어두웠던 지하주차장 촬영이 제일 힘들었다"며 "밥도 소화가 안 되고 체하기도 했다. 체할까봐 밥을 못 먹어서 살이 빠졌다"고 말했다.

그런 이학주에게 힘이 돼준 이는 선배 강예원이었다. 이학주는 "선배님이 '잘하자'며 '잘 할 수 있다'고 편하게 이끌어주셨다. 선배에게 빚진 것 같다"면서 "'날 보러와요' 때보다 더 친해졌다. 배울 점이 워낙 많은 선배였다. 연기할 때 보면 집중력이나 동물적인 감각이 있으시더라. 저도 그런 면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역시 선배는 대단한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선배와는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항상 많은 얘길 나눴다. 시나리오 보다 리얼하게 구현하려 노력한 부분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학주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이학주 /뉴스1 © News1 오장환 기자

◇ "주연 부담감 생겨…책임감도 더욱 커졌다"

한양대학교 연극영화학과 출신인 이학주는 지난 2012년 영화 '밥덩이'로 데뷔했다. 이후 독립영화에서 활약하다 단편 '12번째 보조사제'로 제12회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단편의 얼굴상을 수상하며 영화계 기대주가 됐다. 이외에도 '무뢰한' '날 보러와요' '나를 기억해' '협상' 등의 영화와 '오 나의 귀신님' '38사기동대' 등 드라마에서 활약해왔다. 특히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에선 희주(박신혜 분)의 남사친 김상범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왓칭'으로 상업영화 주연으로 신고식을 치르게 되면서 부담감도 상당했다. 이학주는 "데뷔 때와 다르단 걸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데뷔 때는 연기가 마냥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왓칭'으로 주연의 부담감도 알게 됐고 이젠 일에 대한 책임감도 많이 생겼다. 연기를 한다는 의미에 있어서 조금 더 정확하게 알아가는 것 같다"며 "'왓칭'은 필모그래피에 있어서 엄청나게 큰 의미가 될 것 같다. 어렵다고 생각했던 사이코패스 역할도 해보고, 비중 있는 큰 역할을 맡게 해준 기념비적인 작품"이라고 애정을 보였다.

이학주는 앞으로 '따뜻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라고도 했다. 그는 "따뜻한 배우가 되고 싶다는 게 목표였다.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의 한석규 선배님을 보면 그런 느낌을 받았다. 선배님이 출연하신 '초록 물고기' '뿌리 깊은 나무' 등을 인상 깊게 봤다.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 닮고픈 부분이 있다"며 "앞으로 해보고 싶은 장르는 멜로, 로맨스다. 아직 그런 장르를 본격적으로 해본 적이 없어서 꼭 도전해보고 싶다"고 앞으로의 바람에 대해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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