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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캐슬 종영]① 참회→변화 'SKY캐슬' 결말이 던진 질문

(서울=뉴스1) 윤효정 기자 | 2019-02-02 09:00 송고 | 2019-02-02 09:08 최종수정
© 뉴스1 JTBC 캡처
© 뉴스1 JTBC 캡처
'SKY캐슬'은 질문을 던졌다. 그래서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이며, 또 어떻게 살겠냐고. 우리의 대답은 무엇일까.

지난 1일 JTBC 금토드라마 'SKY캐슬'(스카이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이 끝을 맺었다. 지난 19회까지가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사건을 엮었다면, 20회는 극의 메시지를 전하는 형식을 취했다. 이에 최종회는 다소 다른 톤으로 보여 당혹스럽다는 반응도 많지만, 극에 등장한 모든 인물들의 이야기를 모두 마무리지으면서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했다는 점에서 작가의 의지가 보이는 결말이었다.
한서진(염정아 분)은 김주영(김서형 분)과 마찬가지로, 자신 역시 김혜나(김보라 분)를 사지로 내몬 책임이 있다는 것을 통감하고 참회했다. 맹목적인 사교육을 중단하고 아이들을 위한 교육방식을 택했다. 남편 강준상(정준호 분)은 병원에서 퇴사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방관하지 않는 가장으로 거듭났다. 한서진 가족은 김혜나의 납골당에 가서 진심으로 사죄하는 것을 끝으로, 스카이캐슬을 떠났다.

줄곧 피라미드 꼭대기를 외치던 차민혁(김병철 분)은 가족이 사라진 상실감을 절절히 느끼고 참회했다. 이에 아내 노승혜(윤세아 분)와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왔고, 차민혁은 아직은 서툴지만 천천히 진짜 가족이 되는 방법을 배웠다.

황치영(최원영 분) 이수임(이태란 분)은 돌아온 아들 황우주(찬희 분)의 자퇴선언에 놀랐다. 황우주는 공부가 우선이라고 살던 삶에서, 느닷없이 감옥에 간 힘겨웠던 지난 시간들을 떠올리면서 학교가 아닌 다른 곳에서 진정한 자신을 찾고 싶어 했다. 그렇게 부모와 함께가 아닌 홀로 여행을 떠났다.
이수임은 김주영(김서형 분)의 딸 케이(조미녀 분)를 가까운 거리에서 보살폈다. 김주영은 달라진 케이와 그런 케이의 변화를 이끈 이수임의 모습에 크게 감동했다.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 같았던 악마 코디 김주영도 자식 앞에서는 무너지고 말았다.

한서진 가족이 떠난 스카이캐슬에 새로운 입주민이 찾아왔다. 중학교 1학년 자녀에게 명문대 진학을 위한 공부를 시키겠다는 엄마였다. 스카이캐슬의 엄마들은 꼭 자신들의 과거를 보는 듯해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입시에 '빠삭'한 엄마들이, '천연기념물'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했던 시간들이 스쳤다. 마지막 엔딩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사교육 현장을 들여다봤다. 비밀리 진행되는 초고액 입시 코디 김주영이 과거의 그 악마와 같은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 눈빛은 마치 그릇된 욕망을 탐하는 대가를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 듯 했다.

'SKY캐슬'의 결말은 비록 최종회를 앞두고 쏟아진 여러 추측을 보기 좋게 배신했지만, 'SKY캐슬'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어머니와 내가 다르다고 생각하냐. 어머니와 전 똑같다' '케이가 망가졌을 때 속으로 박수치던 사람들과 당신은 똑같다'는 김주영의 말은 한서진뿐만 아니라, 이를 보는 시청자에게 강렬한 메시지를 전한다. 한서진이 지금까지 해온, 자신 혹은 자식의 성공을 위해 타인의 행복을 짓밟거나 이용해도 된다는 목적지향적 삶에 대해 또 딸의 성적을 위해서라면 도둑질도 방관해도 된다는 그릇된 교육관에 대한 일갈이다.

세상은 하루 아침에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학교 선생님은 'SKY 못 가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고, 새로 이사 온 입주민도 사교육에 열을 올렸다. 그럼에도 변화는 천천히 시작되고 있었다. 불안함 속에서도 스스로를 믿고 나아가는 강예서, 함께 잠을 이루지 못 하면서도 딸의 주체적인 삶을 지켜봐주는 한서진의 모습이 그 예다.

욕망과 양심, 자신의 안위가 곧 타인의 불행이 되는 상황, 어려운 교육과 손쉬운 방관, 지켜야 할 자존심과 불필요한 자만심 사이의 선택. 'SKY캐슬'이 지금까지 끊임없이 던져온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볼 때다.


ich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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