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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삼성-애플 희비, 중국을 대하는 자세의 차이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9-01-07 14:23 송고
3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가 전일보다 9.96% 급락한 142.19달러를 기록했다.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애플 매장.  201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3일 뉴욕증시에서 애플의 주가가 전일보다 9.96% 급락한 142.19달러를 기록했다.  4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애플 매장.  2019.1.4/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애플이 15년 만에 매출 전망을 하향하자 하루 새 주가가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의 삼성전자(이하 삼성)는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다.

특히 위기에 빠진 애플은 삼성에 손을 내밀었다. 애플은 최근 삼성 스마트 TV에 자사의 콘텐츠를 제공하기로 했다.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아이폰 판매 둔화로 위기에 처하자 콘텐츠 부분을 강화하기 위해 한때 소송을 불사했던 최대 라이벌 삼성전자와 손을 잡았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과거에 애플과 삼성이 협력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며 상전벽해의 변화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스마트 TV로 애플 아이폰 화면을 그대로 띄운 '에어플레이'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18.1.7/뉴스1 © News1
삼성전자 스마트 TV로 애플 아이폰 화면을 그대로 띄운 '에어플레이' 모습. (삼성전자 제공) 2018.1.7/뉴스1 © News1

콧대 높은 애플이 최대 라이벌인 삼성에게 손을 내민 것이다. 

애플과 삼성이 희비의 쌍곡선을 그리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을 대하는 자세가 달랐기 때문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이다. 그런데 삼성은 그 시장에서 일찍 발을 뺐고 애플은 너무 오랫동안 안주했다.

한때 삼성은 중국인 5명중 1명이 삼성 휴대폰을 갖고 있을 정도로 절대 강자였다. 그랬던 삼성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충격 등으로 중국 시장 점유율이 현격하게 떨어졌다.

삼성은 이에 따라 일찍 탈중국을 선언했다. 애플이 중국에 안주하고 있을 때, 삼성은 중국 다음으로 최대의 휴대폰 시장으로 떠오른 인도에 진출했다.

삼성은 중국의 휴대폰 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7억 달러를 투입, 세계 최대의 휴대폰 공장을 인도에 건설했다. 그 결과, 중국 시장에서 밀렸지만 여전히 세계 휴대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참석했다. 가운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인도국영방송 제공)2018.7.9/뉴스1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 공단에서 열린 삼성전자 신공장 준공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참석했다. 가운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인도국영방송 제공)2018.7.9/뉴스1

또 전략도 유연했다. 애플이 고가폰을 고집할 때, 삼성은 중저가폰 시장에 전격 진입했다.

애플의 위기는 중국 때문이 아니라 혁신도 없으면서 고가를 고집하기 때문이라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지적했다. 

WSJ은 더 나아가 삼성은 중국에서 위기를 맞이하자 또 다른 거대 시장인 인도로 진출함과 동시에 중저가 전략을 펼쳐 위기를 탈출했다며 애플에게 삼성으로부터 배우라고 충고했다.

애플은 2015년 삼성을 제치고 중국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했다. 당시 애플의 시장 점유율은 14%에 달했다. 그러나 화웨이 등 중국의 경쟁업체들이 약진하면서 애플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7%대까지 떨어졌다. 

결국 애플이 위기에 맞고 있는데 비해 삼성이 비교적 선방하고 있는 것은 탈중국을 빨리 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탈중국이 대세가 되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이 아니더라도 중국의 인건비 상승으로 탈중국은 대세가 될 수밖에 없었다.

삼성은 탈중국을 빨리 단행해 세계 휴대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진입했음에도 비교적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영원히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는 없다. 중국 이후 어디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인가를 줄기차게 탐색해야 한다. 유목민들처럼 끊임없이 가축이 먹을 풀을 찾아 나서는 것만이 무한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일 것이다. 

‘노마드(유목민)’의 시대다. 한 곳에 머물면 도태된다. 세계최대의 시장인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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