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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 개혁개방 40주년, 거꾸로 가는 시진핑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12-18 09:44 송고 | 2018-12-18 14:53 최종수정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전인대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자료 사진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이 전인대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는 모습. © AFP=뉴스1 자료 사진

1978년 12월18일, 덩샤오핑은 사인방과 결투, 당시 국가주석이었던 화궈펑과 권력투쟁을 모두 승리로 이끌고 공산당 11기 3중전회(중앙의원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덩샤오핑은 이 회의에서 “가난이 사회주의는 아니다”며 개혁개방에 시동을 걸었다. 
11기 3중전회는 마오쩌둥이 소련파를 몰아내고 당권을 장악한 ‘준의회의’에 비견되는 공산당 역사상 일대사건이다.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지 40년 만에 중국은 ‘잠자는 호랑이’에서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G-2 반열에 올랐다.

중국이 이토록 짧은 기간에 G-2로 급부상한 것은 덩샤오핑이 시장경제를 받아들여 개인의 이윤 추구를 보장함으로써 인민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다.  

◇ 시진핑 집권 이후 개혁개방 급격 후퇴 : 그러나 시진핑 주석 집권 이후 개혁개방은 급격하게 후퇴하고 있다. 
시 주석은 영구집권의 길을 연 뒤 '공산당 지도'라는 명목 아래 사사건건 사기업에 간섭하며 이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억누르고 있다. 중국 진출 외국기업에도 공산당 지부 설치를 강요할 정도다.

심지어 중국 공산당은 주요 민간기업의 주식을 매집함으로써 직접 사기업을 지배하려 하고 있다. 

◇ ‘중국몽’ 너무 일찍 들고 나왔다 : 이뿐 아니라 시 주석은 덩샤오핑의 유훈을 폐기하고 ‘중국몽’을 들고 나왔다. 중국이란 호랑이가 너무 일찍 발톱을 드러낸 것이다. 

덩샤오핑은 죽기 직전 공산당 간부들에게만 회람되는 문서에서 “중국이 충분한 실력을 쌓을 때까지 미국에 맞서지 말라”는 유훈을 남겼다. 이른바 '도광양회(韜光養晦,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는 뜻)'다.

그러나 시 주석은 중국몽을 제시하며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일대일로의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일대일로가 개도국을 빚더미에 빠트리고 있다며 일제히 반기를 들고 있다. 실제 중국은 개도국이 빚을 못 갚으면 항구 운영권 등을 가져가는 방법으로 개도국에 대한 중국 지배를 강화하고 있다.

시 주석이 발톱을 너무 일찍 드러낸 결과가 바로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굴기를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중국의 부상을 막기 위해 전방위 대중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미국은 무역전쟁에 이어 화웨이를 집중 공격하면서 중국의 첨단산업을 정조준하고 있다.  

◇ 덩푸팡 “중국 주제파악부터 해야” : 보다 못한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이 나섰다. 덩푸팡은 지난 9월 한 장애인협회 모임에서 "중국은 주제파악부터 해야 한다"며 시 주석을 일갈했다.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 - 중국 공산당 홈피 갈무리
덩샤오핑의 장남 덩푸팡. - 중국 공산당 홈피 갈무리

덩푸팡은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평화와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고 말했다.

덩푸팡의 지적은 중국의 실력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한편 일대일로를 추진하는 시 주석을 정조준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공산당 지도라는 명목 아래 사기업에 대한 간섭을 노골화하는 등 개혁개방에 반하는 정책을 펴고, 중국몽을 너무 일찍 들고 나와 미국의 견제를 자초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이 ‘개혁개방의 적자’라고 강변하고 있다. 덩샤오핑이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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