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김기춘 562일만 석방…"구속하라"vs"석방하라" 아수라장

'블랙리스트 불법 아니냐' 등 질문·욕설 등 묵묵부답
金태운 차량 40분만에 출발…앞유리 깨지고 찌그러져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2018-08-06 01:42 송고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2018.8.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에서 석방되고 있다. 2018.8.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실행을 지시한 혐의로 2심까지 징역형을 받았던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9)이 대법원 결정으로 6일 석방됐다. 지난해 1월21일 구속된 이후 562일만이다.

김 전 실장이 수감된 서울 송파 서울동부구치소 앞엔 전날(5일) 저녁부터 석방 반대 시민단체와 석방에 찬성하는 보수단체 회원들과 함께 돌발상황에 대비한 경찰 병력 등 수백여명이 몰렸다.
이날 오전 0시 구속기간 만료로 풀려난 김 전 실장은 검은 양복에 셔츠 차림으로 서류봉투를 든 채 교정당국 직원 2명과 함께 0시5분께 구치소 정문을 나왔다.

그의 발 밑엔 '양승태를 구속하라'는 손팻말이 놓여 있었다. 김 전 실장 석방에 반대하는 시위자들이 미리 깔아둔 것이었다.

김 전 실장이 문 밖으로 나오자 취재진 질문도 받기 전 석방 반대 시위자들이 몰려들어 욕설과 고성을 쏟아냈다. 여기다 석방을 찬성하는 사람들과 경찰까지 몰리며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김 전 실장은 '세월호 참사에 대한 국가 책임이 인정됐는데 한 마디 해달라' '1년 반만에 석방된 소회는' '블랙리스트가 여전히 불법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혐의에 대해 억울한 것 있나' '이렇게 많은 국민이 나왔는데 한 마디 해달라' 등을 묻는 취재진에게 굳은 표정으로 아무 답변도 하지 않았다.

김 전 실장은 경찰 등의 안내를 받아 정문 바로 앞에서 검은색 승용차 뒷좌석에 올랐지만 시위대가 '김기춘을 구속하라'는 구호와 '개XX' '악마' 등 욕설을 하며 차량을 몸으로 막아서 40여분간 구치소 앞을 빠져나가지 못했다.

일부는 차 앞에 주저앉아 길을 막았고 앞유리창으로 몸을 던지는 이들도 있었다. 물병도 날아들었다. 보수단체는 '김기춘을 석방하라'고 소리를 쳤다.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석방된 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김 전 실장의 석방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보수단체 회원들 및 경찰 등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2018.8.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구속 기한 만료로 석방된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석방된 6일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구치소 앞에서 김 전 실장의 석방에 반대하는 시민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보수단체 회원들 및 경찰 등이 서로 대치하고 있다. 2018.8.6/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이 과정에서 석방에 반대하는 일부 사람들은 김 전 실장이 타고 있는 차량을 주먹 등으로 내리쳐 앞 유리창이 파손되고 곳곳이 찌그러졌다. 구급차도 현장에서 대기한 가운데 경찰들은 차량을 에워쌌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보수단체와 김 전 실장 석방에 반대하는 사람들 간 충돌도 있었다. 양측간 고성과 욕설, 몸싸움이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며 경찰이 일일이 떼어놓기도 했다.

이들은 김 전 실장의 차량이 구치소를 떠난 뒤에도 한동안 대치를 지속했다.

김 전 실장은 문화·예술계 지원배제 명단인 소위 '블랙리스트' 명단을 작성하고 관리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2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상고심 중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27일 징역 4년을 선고받은 김 전 실장에 대해 '구속 만기일인 8월6일까지 선고할 수 없으니 이날 석방하라'는 구속취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이에 김 전 실장 구속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서울중앙지법에서 '화이트리스트' 사건을 담당하는 재판부와 '세월호 보고시간 조작' 사건을 맡은 재판부에 공소유지를 위해 구속이 필요하다는 의견서를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로써 그동안 건강 악화를 호소했던 김 전 실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대법원 선고를 받게 됐다.


smith@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