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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인기, 北 화장품은…노동신문 "얼마나 놀라운가"

中 쇼핑몰 '타오바오' 통해 거래…접경지 보따리상 통해 유입되는 듯
노동신문 '정론'에 화장품 언급…기술 개발 주력하는 北

(서울=뉴스1) 정은지 기자, 서재준 기자 | 2018-07-31 15:00 송고 | 2018-07-31 16:43 최종수정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를 화장품공장을 방문, 북중 접경지역 시찰 행보를 이어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7.1/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의주를 화장품공장을 방문, 북중 접경지역 시찰 행보를 이어갔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일 보도했다.(노동신문) 2018.7.1/뉴스1

최근 중국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북한산 화장품에 북한이 고무된 모양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1일 '봄향기'라는 제목의 정론을 통해 북한산 화장품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봄향기'는 북한 신의주화장품공장에서 생산되는 화장품 브랜드의 한 종류로, 북한 매체들은 지난 1일자 보도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봄향기가 생산되는 신의주 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전한 바 있다.

주요 정치 일정에서 대내외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창구인 노동신문의 정론에서 화장품 관련 이야기를 다룬 것은 이례적이다. 북한이 화장품 관련 사업을 주요 사업 중 하나로 띄우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북한산 화장품이 거래되는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 주로 북중 접경지 일대의 판매자들이 제품을 등록해 팔고 있다. 2018.07.31. © News1 (타오바오 캡처)
북한산 화장품이 거래되는 중국 쇼핑몰 '타오바오'. 주로 북중 접경지 일대의 판매자들이 제품을 등록해 팔고 있다. 2018.07.31. © News1 (타오바오 캡처)

실제 지난 김 위원장의 방문 이후 중국에서 북한산 화장품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의 쇼핑몰 '타오바오'에서도 실제 구매가 가능한 북한산 화장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웹사이트에서 '조선 화장품'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북한산 화장품이 나온다. 대부분은 '신의주화장품공장', '봄향기' 브랜드를 달고 있다.
우리의 스킨 혹은 토너에 해당하는 제품을 북한어로 '살결물', 마스크팩에 해당하는 제품을 '미안막'으로 부른다는 사실은 이제 남측에도 꽤 알려져 있다.

해당 쇼핑몰에 올라와 있는 제품들은 라오닝성, 단둥, 지린성 일대의 판매자들이 등록한 것으로, 북중 국경에서 밀수되거나 보따리상 등을 통해 유입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화장품을 공식 수출하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구매자들의 후기도 볼 수 있다. 대부분 북한산 제품에 호의를 보였다. 한 구매자는 "여러번 구매했다, 북한산 제품이 물건도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는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구매자들 역시 "처음으로 써 봤는데 향기도 괜찮고 피부 트러블도 없었다"거나 "피부에 영양감을 주는 느낌, 30대 이상의 여성이 사용하기 적합한 것 같다"는 후기를 남겼다.

중국에서는 북한산 화장품에 방부제가 적게 들었거나, 자연 재료를 썼다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의 화장품 기술력은 남한에 비해서는 여전히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3년 김 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북한의 백화점인 평양 해당화관의 화장품 코너를 시찰할 때 한국 브랜드인 '라네즈'의 간판이 그대로 노출돼 북한에서 해외 유명 브랜드를 모방한 '짝퉁 화장품'이 성행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도 했다.

2015년 2월 '은하수' 제품을 생산하는 평양화장품 공장을 시찰할 때는 김 위원장이 "외국의 아이라인, 마스카라는 물 속에 들어갔다 나와도 그대로 유지되는데 국내에서 생산된 것은 하품만 하더라도 '너구리 눈'이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북한 매체가 '너구리 눈'이라는 김 위원장의 언급을 그대로 보도한 것 역시 이례적으로 평가됐다. 북한이 허장성세 없이 화장품 기술력 개발에 주력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이 생산하는 '봄향기' 화장품에는 남성 전용 제품도 있다. 2018.07.31.© News1 (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북한이 생산하는 '봄향기' 화장품에는 남성 전용 제품도 있다. 2018.07.31.© News1 (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일각에서는 북한이 화장품 개발에 주력하는 이유에 리설주 여사와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을 제기하기도 한다. '봄향기'의 경우 남성 전용 제품도 생산하고 있어 김 위원장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봄향기', '은하수' 외에도 '금강산', '미래' 등을 주력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노동신문이 이날 '봄향기' 제품을 대대적으로 언급한 것은 어느 정도 기술력에 자신이 생겼다는 방증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유명 화장품 회사도 단둥 등 접경지서 구할 수 있는 북한산 제품을 입수해 지난해 성분 분석을 진행하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최근 북중 경제협력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향후 중국 수출 등 외화벌이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된다.


seojib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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