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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숍 저가임대·교비 부당집행…한진家 인하대 전횡 백태

교육부 인하대 조사 결과…조양호 이사장 해임·수사의뢰
인하대 "커피숍 저가임대 아냐…장학금 지급도 문제 없어" 반박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8-07-11 15:29 송고 | 2018-07-11 18:46 최종수정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News1 이승배 기자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인하대 회계운영 조사'에서 수의계약을 통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대표로 있는 한진그룹 계열사 등이 부당이익을 취한 사실이 드러났다. 부인이 이사장으로 있던 재단에서 지급해야 할 장학금을 인하대 학생들이 낸 등록금에서 지급하는가 하면, 딸에게는 10년 동안 다른 곳보다 싼 임대료로 커피숍을 운영할 수 있게 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 회장이 이사장인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인하대)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법인소유 빌딩의 청소·경비업무를 한진그룹 계열사 정석기업과 수의계약했다. 정석기업은 조 회장이 대표로 있는 한진그룹의 계열사다. 이 기간 정석기업이 받은 청소·경비 용역비는 31억원 규모다.

일감 몰아주기를 통한 부당이익 챙기기는 주로 인하대 부속병원에 집중됐다. 인하대는 부속병원이 갖춰야 할 임상시험센터를 따로 확보하지 않고 조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의 빌딩을 임차해 사용했다. 2013년부터 올해까지 부속병원에서 지급한 임차료는 112억원에 달한다. 이는 교사·교지는 설립자 소유여야 한다는 대학설립운영규정을 어긴 것이기도 하다.

인하대 부속병원은 경쟁입찰로 구입해야 하는 의료정보 서버 소프트웨어(SW)도 조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해 조달했다. 2012년부터 올해까지 조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2개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지급한 물품·용역비는 80억원이다.

인하대 부속병원 지하 1층 상가 시설공사도 조 이사장과 특수관계인 정석기업과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비 42억원을 지급하는 대신 정석기업에 15년7개월간 지하 1층  상가 임대권을 줬다. 2010년부터 정석기업이 받은 임대료 수입은 79억원. 2025년까지 받을 수 있는 임대료를 계산하면 총 147억원으로, 공사비의 약 3.5배에 달한다.

조 회장의 딸 조현민 전 전무는 2007년 5월부터 최근까지 인하대 부속병원 1층에서 다른 업체보다 저렴하게 임대료를 내고 커피숍을 운영했다. 조 전 전무가 지급한 임대료는 지하 1층 상가에 들어선 다른 업체에 비해 1900만원 낮았다. 보증금도 평균보다 3900만원 저렴했다. 조 전 전무가 취한 이익만큼 부속병원은 손해를 입은 셈이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저가 임대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임차료 혜택을 준 바는 없다"고 반박했다. 또한 "이미 해당 커피숍은 계약이 해지된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교육부는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씨가 이사장으로 있던 일우재단이 외국인 학생 35명에게 준 장학금 6억3590만원도 일우재단이 아닌 인하대 교비에서 지급했다고 밝혔다. 외국인 장학생 선발을 위한 면접위원들의 해외출장비 260만원도 인하대 교비에서 지출했다. 일우재단은 인하대와는 전혀 상관 없는 공익재단인데 인하대 학생들이 낸 등록금을 지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인하대는 "일우재단이 제안한 장학 프로그램에 인하대가 동참한 것으로, 교비 회계 집행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이 가능한 구조적 문제도 발견됐다. 인하대 부속병원은 5000만원 이상 공사는 학교법인 이사장이 결재하도록 위임전결규정을 만들었다. 부속병원 관련 89건의 결재 대상 업무 중 55건(61.8%)이 이사장 결재를 받아야 하는 업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사립학교법에 따라 학교법인 임원은 학사행정에 관해 학교장의 권한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라며 "정관에도 병원업무는 병원장 겸 의료원장에게 위임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 같은 위임전결규정으로 인해 이사장이 부당하게 학사에 간여하는 게 가능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일우재단이 부담해야 할 장학금을 인하대 교비에서 지급하고,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업체와 부당하게 수의계약으로 부속병원 시설공사, 임대차 계약을 체결한 책임을 물어 조 이사장의 학교법인 임원취임 승인을 취소(해임)하고 검찰에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경쟁입찰 대상인 빌딩 경비용역 등을 조 회장과 특수관계에 있는 업체와 수의계약한 것도 함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교육부가 조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하면 이사장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이사장은 이사 가운데 선임하기 때문이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사안조사 결과, 법령 위반이 확인된 사실에 대해서는 위법 사실이 조속히 시정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며 "앞으로도 학교 경영자의 전횡에 대해 엄중하고 단호하게 대처해 사립대학이 투명하고 합리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jin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