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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요구하며 美대사관 돌진 여가부 서기관…"귀신에 씌었다"

"망상 생겨 차로 들이받아…과대망상 전력있다" 진술
경찰, 진술 확인…사전 모의 및 테러 용의점도 수사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8-06-08 11:24 송고 | 2018-06-08 14:45 최종수정
7일 오후 7시 15쯤 공무원 A(48)씨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 정문을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로 돌진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7일 오후 7시 15쯤 공무원 A(48)씨가 서울 종로구 세종로 주한미국대사관 정문을 자신이 운전하던 승용차로 돌진해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했다. /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미국에 망명을 하겠다며 승용차를 타고 주한미국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아 붙잡힌 여성가족부 소속 공무원 윤모 서기관(47)이 범행 당시 "귀신에 씌었다"는 진술을 경찰 조사에서 내놨다.

8일 서울 종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7일) 오후 7시22분쯤 미 대사관 앞에서 현행범으로 붙잡힌 윤씨는 범행을 모두 시인했으며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범행동기에 대해 "당시 제 정신이 아니었고 귀신에 씌었다. 미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고 들어가 망명신청을 하면 미국에 갈 수 있겠다는 망상이 생겨 그 같은 행위를 했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또 이 전에 2차례 과대망상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전력이 있으며 지난 8월 여가부 미국 연수 후보자로 선정된 후 최근 영어공부를 하면서 증상이 재발했다고 진술했다.

윤씨는 재발한 증상 때문에 토플시험을 보던 중 두통으로 시험을 포기했으며 지난 3일간 잠을 거의 자지 못해 증상이 심해져 이 같은 일을 벌였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윤씨는 7일 오후 7시22분쯤 그랜저 승용차를 타고 미 대사관 정문을 들이받았으며 차에서 내린 뒤에는 "헬프미" "미국에 가고 싶다" "미국에 가고 싶어 돌진했다" 라며 횡설수설을 쏟아냈다.

경찰 조사에서 윤씨는 당일 여가부에 오후 연가를 내고 상담을 이유로 동승자인 노모씨를 만났으며 미 대사관과 KT빌딩 사이를 빠져나오기 전 자신이 운전하겠다며 운전대를 잡았다.

그리고 윤씨는 곧바로 도로를 빠져나와 미 대사관 앞 2차선에서 정문을 향해 속도를 높여 철제 정문을 들이받았다. 당시 동승자인 노씨는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노씨는 여가부 산하기관 간부로 알려졌다.

경찰은 향후 동승자를 상대로 사고 경위와 이동 경로를 조사할 계획이다. 또 가족과 직장동료 등을 상대로 정신병력과 최근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건강보험관리공단 등 관계기관에 진료내역을 조회해 피의자 진술의 진위 여부도 파악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피의자 휴대전화를 분석, 사전모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테러 가능성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중간수사 결과에 따라 여가부도 징계 등 후속 절차에 들어갈 계획이다. 여가부는 우선 윤씨를 직위해제한 후 관련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징계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가부에 따르면 윤씨는 최근 5년간 병가를 낸 기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북한 관련 업무도 맡은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mau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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