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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탈리아 사태가 세계 금융시장을 이토록 흔드나?

(서울=뉴스1) 박형기 기자 | 2018-05-30 10:34 송고 | 2018-05-30 15:50 최종수정
주세페 콘테  전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AFP=News1
주세페 콘테  전 이탈리아 총리 지명자.©AFP=News1

29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시장은 이탈리아 충격으로 크게 흔들렸다. 유럽 증시는 물론 미국증시도 일제 급락했다. 

유로화는 급락했고, 미국 국채수익률도 수주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미국채 수익률 낙폭은 영국의 브렉시트(EU 탈퇴) 이후 가장 컸다.
왜 이탈리아의 정치 상황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이토록 뒤흔들까? 이탈리아에서 유럽연합(EU) 탈퇴를 주장하는 정당이 세력을 넓히면서 EU 체제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영국의 브렉시트 선언 이후, 유럽의 3대 경제국인 이탈리아마저 EU를 탈퇴할 경우, EU는 유명무실해질 가능성도 있다.  

◇ 이탈리아 반EU 정당 세력 확장 : 이탈리아는 반체제 정당인 '오성운동'과 극우정당 '동맹'의 연정 출범 직전에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이 반EU 성향이 강한 파올로 사보나의 경제장관 지명을 전격 거부하면서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사보나의 승인을 거부하자 포퓰리즘 연정의 총리 후보였던 주세페 콘테가 전격 사임했고, 마타렐라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 고위관료 출신인 카를로 코타렐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해 정국 수습에 나섰다.

그러나 두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과 동맹의 반대로 코타렐리 지명자가 꾸릴 새 내각이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포퓰리즘 세력이 연정 구성에 결국 실패하면서 재총선 가능성이 급부상하고 있는 것. EU 탈퇴를 추진하는 포퓰리즘 세력이 점점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시장 불안이 이탈리아를 넘어 전세계 금융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 이탈리아 사태로 미 금리인상 불발될 수도 : EU 3위의 경제대국인 이탈리아 정정 불안으로 EU 지역이 경기둔화에 빠질 수 있다.

EU의 경기둔화는 전세계로 수출돼 결국에는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자금이 유로지역을 이탈해 미국으로 유입되면 달러 강세를 유발하고, 금리인상을 억제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다음달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사태로 금리인상을 연기할 가능성도 있다.

시장은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 연준의 금리정책 전망에 민감한 미국 국채 2년물 수익률(금리)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16.1bp 내린 2.323%를 기록했다.

◇ 이탈리아 빚 탕감 요구할 수 있어 :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실제 EU를 탈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위험이 있다. 이탈리아가 유로존에서 가장 많은 빚을 지고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이탈리아는 2조3000억 유로(2869조원)의 빚을 지고 있다. 이는 이탈리아 GDP의 132%이다. 이는 유로 평균 87%보다 훨씬 높은 것이며, 독일의 두 배다.

전문가들은 새 정부가 구성되면 EU 탈퇴는 아니어도 빚 탕감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의 정치적 불안이 제2의 그리스 사태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전세계 금융시장이 이탈리아 정정불안에 이토록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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