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음성파일’을 두고 자유한국당 남경필(오른쪽) 경기도지사 예비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왼쪽) 예비후보의 공천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 News1 |
친형·형수와의 욕설통화 내용이 담긴 일명 ‘음성파일’을 문제 삼아 인격에 문제가 있는 후보의 공천 철회를 민주당에 요구한 것이지만 실제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에 뒤지고 있는 상황을 뒤집기 위한 남 후보 측의 전략이라는 시각도 있다.두 후보 측은 음성파일 논란과 관련해 "국민의 알 권리"와 "네거티브가 맞다"는 의견을 내세우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14일 각종 여론조사기관의 도지사 후보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줄곧 50~60%의 높은 후보적합도를 기록하며 다른 후보군들을 압도하고 있다.
재선에 도전하는 남 후보의 경우 후보적합도가 20%대에 정체돼 있는 상황이지만 이 후보를 추격하기 위한 반등의 계기를 좀처럼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런 가운데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지난 9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경기 필승결의대회’에서 “형수한테 무슨 말 했는지 유세차를 틀어 놓으면 경기도민은 절대로 상대 후보를 못 찍는다”며, 이 후보의 음성파일에 대한 공세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홍 대표의 발언 이후 음성파일에 대한 언급을 가급적 자제하던 남 후보는 결국 이 문제를 도지사 선거에서 활용하겠다는 의미의 기자회견을 지난 13일 가졌다.
남 후보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후보가 자신의 친형과 형수에게 한 충격적 폭언이 담긴 음성파일을 들었다. 상식 이하의 인격을 가진 이 후보를 선거파트너로 인정할 수 없다”며, 민주당에 이 후보의 공천 철회를 촉구했다.
이 같은 문제 제기에 이 후보 측은 욕설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이미 수년 전 해명했고, 특히 가정사 문제를 선거에 이용하지 말 것을 남 후보 측에 요구했다.
이 후보 측 김남준 대변인은 남 지사의 기자회견 이후 논평을 통해 “이 후보는 ‘욕설을 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나 어머니에 대한 친형의 패륜에 대해 정치적인 미래를 고려하지 않고 분노한 것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며 “수년 전 이미 이 문제를 해명했다. 남 후보는 가정사 문제를 선거에 활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남 후보의 문제 제기를 악의적인 선거운동을 일컫는 네거티브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양측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남 후보 측은 “음성파일 문제는 단순한 가정사가 아니라 이 후보의 인격 자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라며 “이는 네거티브가 아니라 국민의 알권리 문제이다. 민주당은 이 후보에 대한 공천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후보 측은 “네거티브를 전면에 내세우는 남 후보의 돌발행동은 그야말로 '남경필 답지 않다'”며 “우리는 이전투구를 반복하는 네거티브 공방으로 경기도민을 실망시키는 일이 없도록 선거의 모범을 만들어 가겠다. 남 후보는 네거티브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새로운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정책대결의 장으로 복귀하라”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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