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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친스키 페루 대통령, 사임…야당 압박에 백기(종합)

쿠친스키 대통령 "국가를 위한 최선의 것은 사임"
중남미 휩쓴 브라질 건설사 스캔들 관련 최대급 퇴진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정진탄 기자 | 2018-03-22 13:45 송고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의회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자진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 AFP=뉴스1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의회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TV 연설을 통해 자진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 AFP=뉴스1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페루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의회의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 자진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탄핵 투표에선 살아남았지만 이번엔 야당의 압박에 백기를 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건설사 오데브레히트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쿠친스키(79) 대통령은 이날 관련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사퇴와 관련해 "국가를 위한 최선의 것"을 선택했다고 자평했다.
중남미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는 오데브레히트 스캔들과 관련해 대통령이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오데브레히트는 건설 계약을 따내기 위해 중남미 정치인들과 기업인들에게 수백만달러 규모의 금품을 제공했다고 시인했다.

이날 쿠친스키 대통령은 TV 연설을 통해 "내게 죄가 있는 것처럼 부당하게 보이도록 하는 힘겨운 상황에 직면해 국가를 위한 최선의 것은 내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최근의 불확실성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에 장애가 되길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의회는 22일 대통령 퇴진 문제를 논의하며 23일 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표결한다. 이후엔 수석 부통령인 마르틴 비즈카라 현 캐나다 대사가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취임해 쿠친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1년 7월까지 국정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계 독재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FP) 대표. <자료사진> © AFP=뉴스1
일본계 독재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FP) 대표. <자료사진> © AFP=뉴스1

쿠친스키 대통령의 사퇴 압박은 일본계 독재자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장녀인 게이코 후지모리가 이끌고 있는 제 1야당 민중권력당(FP) 측이 게이코 대표의 남동생 겐지 의원과 측근들이 정부 관리들과 첫 탄핵 투표에서 대통령을 지지해주는 대신에 지역구 공공사업을 받아내는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공개한 뒤 최고조에 달했다.  

전일 게이코 대표는 자신의 트위터에서 "정부는 모든 걸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용감하고 훌륭한 페루인들이 항상 있을 것이다. 대통령에게 이젠 퇴진하라고 말할 때다"라고 글을 남겼다.

동영상은 지난해 12월 첫 탄핵 표결에 앞서 녹화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쿠친스키 대통령은 겐지 의원과 측근들의 대통령 탄핵 반대표에 힘입어 살아남았다. 수일 뒤 쿠친스키 대통령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이를 놓고 겐지 의원 측과 대통령이 협상을 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쿠친스키 대통령의 사임으로 페루 정부는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페루 리마에선 다음달 13~1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미 대륙 정상들이 참석하는 미주정상회의(SOA)가 열릴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게이코 대표가 겐지 의원의 동영상을 공개하면서 두 사람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게이코 대표는 지난 7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겐지 의원과 결별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페루의 차기 대선은 남매가 격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allday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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