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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주간전망] 골디락스는 어디로…美 물가에 촉각

(서울=뉴스1) 김정한 기자 | 2018-03-11 07:00 송고 | 2018-03-11 08:43 최종수정
월스트리트. © AFP=뉴스1
월스트리트. © AFP=뉴스1

이번 주 전 세계 투자자들과 트레이더들의 관심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본격화한 무역전쟁 속에서 주요국의 인플레이션, 통화정책, 환율 등이 어떤 행보를 보이는지에 쏠려 있다. 특히 금리인상 속도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어떤 결과를 나타내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주의 흐름은 다음 주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 골디락스는 이어질 것인가?
월가는 물가상승 신호에 더욱 민감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즉 미국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상을 촉발할 지 우려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에 나올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CPI) 지표가 크게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에서 나타났던 급격한 변동성은 미국의 1월 고용지표에서 시작되었다. 임금이 8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을 보이며 인플레이션과 긴축정책의 가속도 우려를 촉발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9일 발표된 미국의 2월 고용지표는 강력한 일자리  증가와 부진한 임금 상승률이 조합된 골디락스 상황을 나타냈다.  

미국의 CPI는 지난 1월 전년 대비 2.1% 상승했다. 전월비로는 0.5% 올랐다. 2월 들어 인플레이션 압력이 구축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될 경우 증시는 다시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올해 연준이 3차례가 아닌 4차례의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할 것이기 때문이다.
◇ 홍콩 외환시장

홍콩달러의 환율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큰 변동을 잘 일으키지 않는다. 홍콩 외환시장은 홍콩금융관리국(HKMA)의 통제를 받으며 거래 대역에는 제한이 설정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주 홍콩 달러의 가치는 33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거래 대역인 7.75~7.85홍콩달러의 최상단에 접근하면 HKMA가 개입할 것이라는 경계감이 높다.

환율이 7.85홍콩달러로 높아질 경우 HKMA는 지나친 유동성을 흡수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홍콩과 미국 사이의 금리 격차도 줄여야 한다. 현재 두 나라 금리 격차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벌어져 있는 상태다.  

HKMA는 지난 2015년 외환시장에서 홍콩달러의 페그를 방어하기 위해 시장에 개입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현금을 흡수하기 위해 국채를 매도했다. 아직은 개입하지 않고 있다. HKMA는 약 5000억달러의 여유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시장이 자력으로 정상화될 것인지, HKMA가 정기적인 유동성 되감기를 감행해야 할 것인지는 의문이다. 투자자들이 의존할 만한 전례는 없다. 아시아 경제의 관문인 홍콩에는 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으며, 설령 중국의 자금이 본토로 환수되더라도 조만간 홍콩이 고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 

◇ 승자 없는 무역전쟁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있다. 무역전쟁이 확실하게 이에 해당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막대한 무역적자로 인해 달러화가 취약해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일본은행과는 달리) 상황이 지나치게 악화하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사실도 달러를 취약하게 만든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 소속 기업들은 순이익의 약 50%를 외국에서 창출하고 있으며 무역분쟁이 발발할 경우 고통을 입게 될 것이다.  

그보다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는 것들도 있다. 많은 사람들은 미 달러화 가치가 지난 2002년 철강 전쟁 당시보다는 덜 하락할 것이라고 본다. 무역적자가 당시보다는 작은 규모이고 경제성장률은 더 높기 때문이다. 그 외 국가들은 어떨까? 글로벌 경제와 무역 성장세가 둔화할 경우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등 규모가 비교적 작고 개방경제인 선진국들은 통화 가치가 하락할 것이며, 신흥국들은 고통을 받게 될 것이다.    

수입 금속에 대한 관세 부과만으로는 한국, 중국, 대만, 인도 등이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의 경우 대미 철강 수출은 국내총생산(GDP)의 0.2%를 차지한다. 하지만 다른 부문들로의 확대는 타격을 줄 것이다. 특히 수출기업들의 경우 우선 증시에서 자산이 유출되고, 피해가 외환거래에도 미칠 것이다.    

한국이나 대만 등과 같은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인도나 브라질 등 내수 중심의 경제국들보다 피해가 더 클 것이다.

◇ 통화 정상화 경로

지난주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 정상화로의 복귀와 유사한 여정에 시동을 걸었다. ECB는 정책 가이던스에서 필요 시 양적완화(QE)를 확대할 것이라는 공언을 삭제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정책회의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이 여전히 대대적으로 완화적일 것이라며 시장의 우려를 누그러뜨렸다.

하지만 드라기 총재의 '지극히 조심스러운' 접근법에도 불구하고 ECB의 위기 대응 부양책의 종료는 가시적으로 시작된 듯하다. 시장이 궁금해 하는 것은 이제 ECB의 긴축 행보가 얼마나 빠를지, 혹은 느릴지에 관한 것이다.         

한편, 구로다 하루히코(黑田東彦) 일본은행(BOJ)의 총재는 BOJ가 조만간 긴축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필요할 경우 경기부양책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신호까지 보냈다.

드라기 총재와 여타 ECB 통화정책위원들은 이번 주 연설에 나설 계획이다. 따라서 앞으로 ECB가 진행할 긴축 속도에 대한 추가적인 가이던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연준 정책위원들의 연설 계획은 한 건도 없다. 그 다음 주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취임 후 처음으로 통화정책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 파운드화 롤러코스터

올 들어 영국의 파운드화는 미 달러화에 대해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큰 월간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영란의행이 보다 매파적인(긴축 선호적) 입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주 동안 파운드화의 랠리는 잠잠해졌다. 영국과 EU가 앞으로의 무역거래 관계에 합의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불확실성 탓이다.
 
영국 경제의 탄력성과 브렉시트 협상의 부정적 흐름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파운드화 투자자들에게 이번 주는 중요한 시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은 오는 13일 올해 상반기 경제에 대한 최신 견해를 내놓을 예정이다. 공공 재정이 개선됐지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는 가운데 나오는 정부의 입장 발표이다.

트레이더들은 EU와의 브렉시트 협상에도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말 개시될 예정인 브렉시트의 협상이 연기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지난 7일 EU가 영국의 무역협상안을 거부함에 따라 초조해진 트레이더들은 파운드화를 팔고 유로화를 매수했다. 파운드/달러는 지난 브렉시트 협상에는 거의 반응하지 않았으며 1.3860달러 부근을 맴돌았다. 파운드는 달러에 대해 브렉시트 투표 이후 최고치였던 지난 1월보다 5센트 낮은 수준이다.  

시장은 영란은행이 오는 5월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가능성을 80%의 확률로 베팅하고 있다. 그러나 브렉시트 협상 지연으로 인해 영란은행이 긴축정책을 자제할 리스크가 존재한다. 영국의 무역적자가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역전쟁이 파운드화에 부담을 줄 가능성도 있다.  

다음은 이번 주에 예정된 주요국들의 경제지표와 주요 이벤트들이다.

◇ 12일(월): 일본 2월 공작기계수주(잠정치), EU 2월 장기금리통계, 미국 2월 고용추세지수, 미국 2월 재무부 대차대조표, 유로존 재무장관 협의체(유로그룹) 회의, 영국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FPC) 회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20일)

◇ 13일(화): 일본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 미국 2월 CPI, 미국 2월 실질소득, 미국석유협회(API) 주간 원유재고, 영국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 연설, EU 재무장관 회의

◇ 14일(수): 일본 1월 핵심기계류수주, 1월 일본은행(BOJ) 금융정책 결정회의 회의록, 중국 2월 소매판매, 중국 2월 산업생산, 중국 2월 고정자산투자, 일본 1월 소매판매(수정치), 독일  2월 CPI, EU 1월 산업생산, 미국 2월 PPI, 미국 2월 소매판매, 미국 1월 기업재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 주간원유재고, 독일 1월 경상수지

◇ 15일(목): 스위스 정책금리 결정, 노르웨이 정책금리 결정, 미국 2월 수출입물가지수, 미국 주간곡물수출, 미국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 미국 3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 미국 3월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제조업지수, 미국 3월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

◇ 16일(금): 일본 1월 산업생산(수정치), 독일 2월 도매물가지수, EU 2월 CPI(확정치), 미국 2월 주택착공·건축허가, 미국 2월 산업생산·설비가동률, 미국 3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잠정치), 영란은행 금융정책위원회 성명 발표


acene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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