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수원 '평화의 소녀상' 고은 시인 추모 시비(詩碑) 철거

"성 추문 논란 시인의 성노예 피해자 추모 부적절"

(수원=뉴스1) 권혁민 기자 | 2018-03-07 10:00 송고 | 2018-03-07 11:49 최종수정
수원시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고은 시인이 쓴 시비(詩碑)는 소녀상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오른쪽 하단부에 놓여 있었으나 현재는 빈 비석이 채워져 있다. © News1
수원시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고은 시인이 쓴 시비(詩碑)는 소녀상을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오른쪽 하단부에 놓여 있었으나 현재는 빈 비석이 채워져 있다. © News1

『꽃봉오리채/꽃봉오리채/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

성 추문 논란에 휩싸인 고은(85) 시인이 과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추모하려 쓴 시가 새겨진 시비(詩碑)가 철거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수원시는 권선동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 아랫단 우측에 설치돼 있던 고은 시인의 추모 시를 지난달 28일 철거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시비는 고은 시인의 성추문 의혹이 줄이어 나오면서 수원지역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철거여론이 거세졌다. 성 추문 논란의 중심에 있는 시인이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를 추모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였다. 단체의 요청으로 시가 철거 결정을 내렸다.

수원 올림픽공원 내 평화의 소녀상은 2014년 5월 제막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기리기 위해 지역 종교계와 여성계,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건립추진위원회(현 수원평화나비)를 발족해 모금한 9000여만원의 성금으로 소녀상 등을 세웠다.
당시 안성에서 수원 '문화 향수의 집'으로 거처를 옮긴 고인 시인이 추모 시를 헌납했다. 건립추진위가 고인 시인에게 추모 시를 써 달라고 요청해 이뤄졌다. 시는 『꽃봉오리채/꽃봉오리채/짓밟혀 버린 모독의 목숨이던 그대여/…』로 시작한다.

추모 시가 새겨진 시비(세로 70㎝·가로 50㎝)가 있던 자리는 현재 빈 비석이 채워져 있다.

수원평화나비 관계자는 "고은 시인의 성추행 논란을 미리 알고 있었더라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기리는 추모 시를 요청하지 않았고 소녀상 곁에 설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팔달구 장안동 한옥기술전시관 뒤편 시유지(6000㎡)에 건립하기로 계획했던 고은 문학관의 철회도 결정했다.

시는 고은문학관 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제공하려던 계획을 중단하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

수원을 연고로 한 프로야구구단 케이티(kt) 위즈도 최근 고은 시인이 헌정한 짧은 시로 된 캐치프레이즈인 '허공이 소리친다 온 몸으로 가자' 사용을 중단했다.


hm0712@news1.kr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