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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15년전 나도 당했다"…성폭력 사실 폭로

(서울=뉴스1) 윤진희 기자 | 2018-02-05 13:45 송고 | 2018-02-05 14:20 최종수정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털어놓은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 2011년 법무부 국정감사, 법무부 법무심의관실검사 재직 당시 사진 (뉴스1DB)2018.2.5/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임은정 서울북부지검 부부장검사가 5일 오전 9시쯤 검찰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 15년전 성폭력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임 검사는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고언(진상조사단 출범을 바라보며)'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해당 게시글에서 2003년 5월2일 경주지청 재직 당시 부장검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당시 (회식을 마치고) 귀가를 위해 A 부장검사와 함께 택시를 탔는데 A 부장검사가 경주지청 관사인 아파트 1층까지 따라와 목이 마르다며 물을 달라고 했다"며 "물을 주고 엘리베이터까지 배웅하는데 갑자기 입안으로 들어오는 물컹한 혀에 술이 확 깼다"며 성폭력 피해 사실을 밝혔다. 

임 검사는 "A 부장이 집으로 따라와 등을 밀어 집 안으로 밀어 넣고 '괜찮아'라며 오른손을 잡아 당겼다"고 말했다. 이어 "경주지청 관사라 비명도 못 지르고 겨우 내보냈다"며 "이후에도 A 부장이 초인종을 계속 눌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임 검사는 "사건 이후 수석검사를 통해 A 부장의 사표 제출을 요구했지만 묵묵부답이었다"며 "결국 지청장에게 고소 의사를 밝힌 뒤 A 부장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
임 검사는 또 검찰 내부의 성폭력 문제 대응방식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그는 "이번 서 검사 일은 한 개인의 문제, 남자 상사들과 여자 후배들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에서 강자와 약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상급자의 업무 외적인 폭언, 성추행 등 갑질에 검사들은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문제 제기를 하면 꽃뱀으로 불리며, 이를 목격한 상당수 검사들이 방관하거나 상급자편의 논리와 소문에 피해자들이 2차피해를 입고 왕따를 당하곤 했다"고 주장했다. 

임 검사는 서지현 검사 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고 있는 조희진 동부지검장에 대한 발언도 이어갔다.

임 검사는 "지난 2007년 1박 2일로 열렸던 여검사 모임에서 관련 피해사실을 전했다"며 "그 행사는 예산이 지원된 공식행사이고 맏언니인 조희진 부장 등이 있는 자리이니 무언가 도움을 받고 개선책이 마련될 줄 알았는데 어떠한 후속조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임 검사는 조 지검장이 서지현 검사 사건 진상조사단장을 맡은 직후 그에게 이메일을 보내 "조사단장직에서 즉각 사퇴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검사는 당시 조 지검장이 “‘조직과 어울리지 못하니 나가라’ ‘정신병원 치료를 받으라’”며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조 지검장은 폭언의 실제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수사결과로 말하겠다"며 입장을 정리했다.

임 검사는 조 지검장이 사퇴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개투쟁'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때문에 검찰 안팎에서는 임 검사의 이번 성폭력 피해사실 공개도 조 지검장 사퇴촉구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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