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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국채매입 중단' 정치적 수사에도 불안한 이유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8-01-11 10:22 송고 | 2018-01-11 14:58 최종수정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 AFP=뉴스1
중국 위안화와 미국 달러화 지폐 © AFP=뉴스1

중국이 미국 국채매입을 축소 혹은 중단하겠다는 엄포는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나 중국이 조금이라도 매입을 주저하기 시작한다면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오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경고성 사격"
중국은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다. 외환보유고에서 막대한 비중을 미 국채로 가지며 외환보유액을 통해 위안화 환율을 관리한다. 지난달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000억달러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중국이 보유한 미 국채는 1조1890억달러수준이다.

미 국채를 갑자기 줄이거나 매입을 중단하면 당장 위안화 환율이 불안해진다. 중국이 관료들의 권고안대로 미 국채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하기는 힘들다. 따라서, 이번 중국의 경고는 중국과 무역전쟁 수위를 높이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겨냥한 '정치적 수사'일 가능성이 높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만 외환전략가는 "중국이 강한 대국이기는 하지만, 외국 자산을 매입하지 않고 외환보유액을 쌓을 수 없다"며 "중국이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경고성 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 미국 단기금리 본부장은 이번 중국의 경고에 대해 "시장이 잠재적인 전략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정치적으로 의도된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미 국채는 중국의 엄포에 강력한 매도세에 휩싸였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핌코는 미 국채가 더 떨어지면 저가매수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핌코의 수석투자책임자 댄 이바신은 "현재 레벨에서는 단기 국채가 보다 매력적"이라며 "미 국채 수익률곡선의 앞부분(단기)을 늘리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 "中 조금이라도 주저하면 美 금리 인상 가속화"

전문가들은 중국이 당장 미 국채를 팔아 치우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조금이라도 매입을 주저하면 미국 금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오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중국에 더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불안까지 겹쳐져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가 금융시장에 중요한 리스크로 떠올랐다.

정치적 의도를 차치하고서라도 중국이 미 국채 자체의 매력도를 낮게 볼 수도 있다. 노무라증권의 조지 곤칼브스 채권전략 본부장은 "인플레이션이 오를 가능성이 높은 미국 국채를 매입하면 무슨 가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게다가 미국은 거의 완전고용 상태에서 막대한 재정을 지출하고 있고, 이를 위해 신규 국채를 발행한다. 곤칼브스 본부장은 "전 세계에 다른 채권자들처럼 '미국이 재정적으로 책임을 지는가'라는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앨런 러스킨 도이체방크 외환전략가는 중국이 막대한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움직임이 변하면 현재 포트폴리오에 피해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드 맥카시 제퍼리즈 수석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 국채매입을 중단하면 시장이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미 재무부을 더 곤란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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