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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주택 등 근대문화유산 활용 역사관광도시로

[마을의 변신⑦-목포 '1897개항문화거리']
만호동 일원 326억 투입 3개 특색거리·주거 정비

(목포=뉴스1) 박영래 기자 | 2018-01-15 08:05 송고 | 2018-01-15 10:53 최종수정
편집자주 도시활력 증진과 균형발전을 위해 문재인정부가 5년간 50조원을 투입하기로 한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본격 막을 올렸다.
노후 주거지를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정비하고, 구도심을 지역의 혁신거점으로 조성해 맞춤형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사업은 지역주민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 자발적인 상생협력을 유도해 도시재생의 이익을 지역사회가 함께 공유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추진된다.
뉴스1은 1차년도 사업지로 선정된 전국 68곳 가운데 14곳을 간추려 밑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있고, 미래 청사진, 개발에 따른 기대효과 등을 살펴보는 기획시리즈를 이틀에 걸쳐 싣는다.
목포시 만호동 일원.(목포시 제공)2018.1.10./뉴스1 © News1
목포시 만호동 일원.(목포시 제공)2018.1.10./뉴스1 © News1

목포시 만호동 일원 29만㎡에 조성하는 '1897개항문화거리'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도시재생사업이다.

2022년까지 5년간 국비 150억, 시비 100억, 민간투자 등 총사업비 326억5000만원이 투입된다.
'1897'은 항구도시 목포가 일본에 의해 개항된 해를 의미한다. 목포는 영산강의 입구와 가까워 내륙까지 배로 직접 운항이 가능했고, 곡창인 전라도 지역에서 생산된 쌀을 운반하는 데 편리한 곳이어서 일찍 개항했다.

특히 만호동은 목포의 태동을 알리는 목포진영의 소재지로 조선 세종 때 군사조직의 하나인 목포 만호진을 설치해 수군만호가 머물던 곳이다.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인의 거류지가 목포항 일대를 중심으로 조성되면서 만호동과 유달동 지역에는 근대건축물과 일본식 주택이 집중 분포돼 지금까지 대체로 잘 보존돼 있다.
'1897개항문화거리'는 이들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해 10개의 세부사업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1897개항문화거리와 목향도취거리, 젊음의 거리 등 각자의 특색을 살린 3곳의 거리가 조성된다. 목포진 역사공원은 확장해 조성하고 바다 쪽에는 유리바닥을 만들어 친수공간을 조성한다.

민간투자를 유치해 테마가 있는 이야기관을 만들고, 연장 200m의 행상보행교도 만들 예정이다. 새로 건설하는 지상 5층 규모의 선창복합타워에는 주차장과 함께 상가, 공용시설 등이 들어선다. 사업지역 내 100가구를 대상으로 주거환경 정비사업도 이뤄진다.

주민역량 강화를 위한 사업도 눈길을 모은다. 500만원 이하의 공모사업과 5000만원 이하의 제안사업으로 나눠 재생대학이나 마을학교, 여성친화사업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목포 '1897개항문화거리'. © News1
목포 '1897개항문화거리'. © News1

이와 함께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청년창업지원주택도 도심재생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다. 3255㎡의 부지에 임대주택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운동시설 등 기능복합형 시설을 세워 낙후된 원도심을 재생하게 된다.

박홍률 목포시장은 "근대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목포만의 새로운 관광브랜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목포시는 원도심 재생으로 주민 생활여건이 크게 개선되고 관광객 증가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다. 김병진 만호동 9통장(71)은 "목포는 개항기 일본식 건물이 다수 있는데, 이것을 문화관광자원화하는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만호동에서 40년 넘게 살고 있는 최구호씨(61)는 "만호동은 그동안 개발이라는 말과는 거리가 먼 동네였다"며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동네가 만호진의 옛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도시재생사업이 본격 시작되기도 전에 지역에는 이미 투기바람이 몰아치면서 과연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서고 있다.

"중개소에 부동산 매물이 하나도 없다"고 말할 정도로 시중의 부동산 투기자금이 도시재생사업 후보지로 유입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가상승이나 개발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세력으로 인해 자칫 재생사업이 첫 삽도 뜨기 전에 장벽에 부딪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목포시 만호동 일원.(목포시 제공)2018.1.10./뉴스1 © News1
목포시 만호동 일원.(목포시 제공)2018.1.10./뉴스1 © News1

재생사업 대부분이 일괄수용이 아닌 토지 등을 주민들과 협의매수해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매입 등이 차질을 빚을 경우 사업은 중도포기가 불가피해진다.

때문에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강혜선 목포시 재생사업담당은 "주민들이 단기적인 이득이 아니라 더욱 길게 사안을 봐야 한다"며 "도시재생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면 지역주민들에게 돌아오는 게 더 많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목포시는 앞으로 주민 의견 수렴과 공감대 형성을 위해 설명회 등을 개최하고, 주민 주도로 사업이 추진되도록 현장지원센터도 설치해 도시재생활성화계획을 주민과 함께 수립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민공청회와 시의회 승인 등을 통해 오는 6월까지 도시활성화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yr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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