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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 초대총장 김활란 동상에 친일팻말…학생들 "침묵 않겠다"

이화여대 재학생 등 1022명 뜻과 성금 모아
학교 측 "규정상 불허"…별다른 제재는 안 해

(서울=뉴스1) 김다혜 기자 | 2017-11-13 14:20 송고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학생들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하고 있다. 2017.11.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이화여대 학생들로 구성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기 프로젝트 기획단'이 13일 오후 이화여대 초대총장인 김활란 동상 옆에 '친일행적 알림 팻말'을 설치했다. 학교 측은 앞서 설치를 불허한다고 밝혔지만 별다른 제재는 없었다.

기획단이 설치한 가로 1m 세로 80cm 크기의 팻말에는 '이화는 친일파 김활란의 동상이 부끄럽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김 초대총장의 대표적 친일행적과 친일발언, 알림팻말 만들기 서명 및 모금에 참여한 이화인 1022명의 명단 등이 기록됐다.

기획단은 "현재 수많은 대학 교정에 많은 친일파들이 동상으로 기려지고 있는 것은 청산되지 못한 역사의 단면을 보여준다"며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세우기는 친일파의 동상이 이화에 있다는 것이 부끄럽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역사 앞에서 부끄럽지 않고 당당한 이화를 바란다"며 "친일의 역사를 기리는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고 정당화하는 것이 아니라, 부끄럽다고 숨기는 것이 아니라, 침묵으로 은폐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어진 기획단장은 "알림팻말 설치는 동상철거의 초석으로 삼고 친일행위를 알린다는 이유만 있지 않다"며 "친일의 문제를 더 이상 묵과하지 말아야 할 것임을 선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약돌은 던져졌다. 이 파동을 시작으로 나비효과처럼 이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길 바란다"며 "각 학교에서 친일 청산의 움직임이 일어나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을 모색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혜완 이화여대 부총학생회장은 "초대총장을 어떻게 기억할지에 대한 학내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있었고 알림팻말 세우기라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오늘에 이르렀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우리 안에서 내겠다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총학생회장은 "학교는 알림팻말 설치가 규정상 어렵다는 말을 반복했다"며 "학교는 제막식을 통해 동상 앞에 세워지는 알림팻말이 규정상의 이유로 철거되지 않도록 보다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월 첫 모임을 가진 기획단은 약 9개월간 알림팻말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화인 1000명이 1000원씩 모아 팻말을 설치한다는 목표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에는 1022명이 참가했다. 학교 측에도 설치계획을 밝혔다.

학교 측은 지난달 23일 기획단에 규정상의 이유로 알림팻말을 설치할 수 없다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후 학생들의 요청으로 지난 8일 기획단 및 이화여대 총학생회와 김혜숙 이화여대 총장을 비롯한 이화여대 관계자들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김 총장 등은 김 초대총장의 친일행적에 대해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었던 일'이라는 취지로 학생들을 설득하며 알림팻말 설치가 규정상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학교 측은 기획단의 알림팻말 설치나 기자회견에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앞서 규정상 불허한다는 공문을 보냈다"며 "설치된 팻말을 어떻게 조치할지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밝혔다.

이화여대 친일청산 프로젝트 기획단 학생들이 1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본관 옆 김활란 동상 앞에서 김활란 친일행적 알림팻말 제막식을 하고 있다. 2017.11.13/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dh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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