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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하루는 어땠을까…광주로 떠난 시간여행

(전남=뉴스1) 윤슬빈 기자 | 2017-10-16 08:03 송고
다시(茶時) 다시 카페© News1 윤슬빈 기자
다시(茶時) 다시 카페© News1 윤슬빈 기자

조선 시대로 시간 여행을 하고 싶다면 전남 광주로 떠나보자. 광주 서북부 광산구엔 조선 시대 선비가 되어볼 수 있는 '월봉서원'이 자리잡고 있다.

퇴계 이황이 '나보다 한 수 위다'라고 칭찬했던 고봉 기대승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는 곳이다. 그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1578년에 세워진 서원에선 매년 기대승의 뜻을 기리는 다양한 교육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옛 문화를 보존하려는 이들과 마을 지역 주민들의 지극정성에 지난해엔 서원 최초로 문화재청 '명예의 전당'에 등재되기도 했다.
  
다시다시 카페 내부 전경© News1 윤슬빈 기자
다시다시 카페 내부 전경© News1 윤슬빈 기자
고즈넉한 한옥에 마루에 앉아만 있어도 힐링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고즈넉한 한옥에 마루에 앉아만 있어도 힐링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서원을 향하는 길목부터 전통 체험은 시작된다. 가장 먼저 삼청동에서 보았을 법한 외관의 한옥이 눈에 띈다. '다시(茶時) 다시' 카페다. 최근 광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인증 사진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유행하는 생활 한복까지 갖춰 입으면 분위기를 제대로 낼 수 있다.

대문을 지나 안으로 들어가면 푸른 잔디와 고즈넉하면서도 아기자기한 한옥이 눈에 들어온다. 곳곳엔 꽃과 다육식물을 심은 화분을 조성해 다채롭기까지 하다.
  
옛 선비들은 중요한 일을 앞두고 항상 차를 마신다는 것에서 착안한 카페에선 전통 다례체험을 해볼 수 있으며 마을의 수제 차도 맛볼 수 있다.

서책 만들기 체험© News1 윤슬빈 기자
서책 만들기 체험© News1 윤슬빈 기자

월봉 서원의 대표 체험으로 '선비의 하루'가 있다. 조선 시대 선비의 일상생활을 재현한 프로그램으로 가장 먼저 '서책 만들기'부터 한다. 한지로 된 겉지와 속지를 실로 엮어 만드는 것으로 책의 이름은 마음대로다.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상상하며 만드는 재미가 있다. 
유생복을 입고 담벼락을 둘러보고 있는 참여객들© News1 윤슬빈 기자
유생복을 입고 담벼락을 둘러보고 있는 참여객들© News1 윤슬빈 기자

서책을 들고 서원으로 향하기 전, 유생복으로 갈아입는다. 옷차림에 따라 몸가짐이 달라지듯, 한복과 갓을 챙겨 입으니 마치 조선 시대 선비가 된 마냥 걸음걸이도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스마트폰을 보던 습관은 여기서는 볼 수 없다. 담벼락 넘어 대롱대롱 달린 대봉감을 보며, '서리를 할까 말까'하는 농담을 주고받으면 어느새 끝자락이다.
   
철학자의 길은 30분가량의 산책로로 조성돼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철학자의 길은 30분가량의 산책로로 조성돼 있다.© News1 윤슬빈 기자
백우산 중턱에 있는 고봉 선생의 묘소에서 바라본 경치© News1 윤슬빈 기자
백우산 중턱에 있는 고봉 선생의 묘소에서 바라본 경치© News1 윤슬빈 기자

담벼락이 끝나는 길엔 중앙으로 서원과 왼쪽으로는 '철학자의 길'이다. 주말엔 이른 아침부터 산책하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이 길을 3번 이상 오르면 소원을 성취한다'는 속설 때문이다. 자녀의 대학 합격을 기원하는 학부모나 개인적인 소망을 이루고 싶은 이들이 찾아온다. 산책로를 따라 30분가량 걸으면 백우산 중턱에 있는 고봉 선생의 묘소와 고봉 선생이 학문을 닦았던 '귀전암'까지 오르게 된다. 이외에 숭덕사 배례, 자경족자 체험을 할 수 있다.
 
퓨전 국악 공연을 진행하는 프로젝트 '연'© News1 윤슬빈 기자
퓨전 국악 공연을 진행하는 프로젝트 '연'© News1 윤슬빈 기자

매월 셋째 주 토요일엔 월봉 서원에서 즐길 수 있는 모든 체험이 총망라하는 '월봉유랑 서원오는 날' 축제가 열린다.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겼던 옛 문화를 재현함으로써 시민들이 자유로이 참여하는 인문 문화 교류의 마당이다. 빙월당에선 퓨전 국악 공연이나 토크 콘서트, 재즈 공연 등이 열린다.
 
너브실 밥상© News1 윤슬빈 기자
너브실 밥상© News1 윤슬빈 기자
 
월봉서원을 한 바퀴 둘러보고 배도 출출해질 때쯤 너브실 밥상이 나온다. 월봉서원이 자리한 광곡 마을을 우리말로 바꾸면 '넓다'라는 뜻의 '너브실'이라고 한다. 월봉서원의 프로그램이 활성화되면서 마을 주민들이 직접 재배한 재료를 이용해 만든 밥상을 '서원가는길 월봉유랑' 등의 프로그램 참여자에게 선보이고 있다. 밥상 이외에 어묵, 가래떡 구이, 김밥, 부침개, 핫바, 소시지 등의 분식류도 판매한다.


seulb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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