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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원유 시장, 축제 혹은 기근 갈림길 놓였다"

(런던 로이터=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10-11 19:34 송고 | 2017-10-12 07:02 최종수정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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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켐프 로이터 칼럼니스트가 원유 시장을 고대 이집트 파라오 왕국과 비유하며 '축제 혹은 기근(feast or famine)'의 갈림길에 놓여 있다고 표현했다. 켐프는 최근 칼럼에서 성경의 창세기 41장 29~30절 '온 애굽 땅에 일곱해 큰 풍년이 있겠고, 후에 일곱해 흉년이 들어 애굽 땅에 있던 풍년을 다 잊어버리게 되고 이 땅이 기근으로 멸망하리니'라는 구절을 인용해 원유 시장의 앞날이 이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파라오 왕국이 나일강 범람 여부에 따라 축제 혹은 기근 사이클을 경험한 것처럼 원유 시장도 공급 과잉(콘탱고)과 부족(백워데이션) 사이를 오간다는 설명이다. 

켐프 칼럼니스트는 감산과 재고 축소의 과정을 시장이 균형을 다시 잡아 가고 있다(리밸런싱)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그 과정이 (수급) 균형으로 끝난다"는 말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켐프는 "원유 시장의 균형이 이뤄진 경우는 드물고, 균형이 이뤄져도 결코 오래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가는 2014년 여름 이후 콘탱고로 움직이다가 최근 3개월 동안 백워데이션을 향하고 있다고도 그는 말했다. 시장이 공급 부족의 시기를 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수요가 강력하게 늘고 공급이 이를 따라 가지 못하면 재고는 쉽게 줄어들 것이다. 

켐프는 '2018년과 2019년 원유 시장의 상승 사이클을 유발할 재료가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주요 경제국들이 10년 만에 가장 강력한 동반 성장을 경험하며 세계 무역 규모는 2011년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 팽창과 상대적 저유가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원유 수요는 급속도로 늘었다.

관건은 '산유국들이 늘어난 수요와 줄어든 재고에 얼마나 빠르게 반응할지'에 달렸다고 켐프는 밝혔다. 대부분 산유국들이 이미 거의 최대치로 생산하고 있어 앞으로 2년 동안 늘어나는 생산은 사우디, 나이지리아, 리비아 혹은 미국 셰일섹터에서 나올 것이라 그는 예상했다.
하지만, 켐프는 앞으로 생산을 늘릴 여력이 있는 산유국들이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사우디는 생산여력이 있지만 아람코의 부분 상장을 앞두고 좀 더 높은 유가를 원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는 내전 불안으로 증산을 확신할 수 없다. 미국 셰일 역시 생산을 늘릴 수 있지만, 비용이 오르는 중이며 증산보다 수익을 내라는 주주들의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고 켐프는 말했다. 

켐프는 2018/19년 원유 시장에 3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했다. 첫번째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 이행률이 떨어지고 미국 셰일 증산이 가파르게 일어나 유가 상승세가 꺾이는 것이다. 두번째는 OPEC이 점진적으로 감산 협약을 끝내고 셰일도 수요에 맞춰 늘어나 유가가 박스권에서 횡보하는 것이다. 세번째는 소비 성장세가 공급을 앞지르고 재고가 계속 줄어 유가가 더 오르고 백워데이션이 심화하는 것이다.

켐프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과거를 언급하며 터닝포인트를 놓쳐 유가가 다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2011~2014년 시장이 하락 슬럼프를 무시했던 것처럼 '오랜 하락기에 시장이 너무 비관적으로 기울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켐프는 '내가 파라오에게 조언할 수 있다면, 베팅하라고 말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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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rimi9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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