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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땡깡", 홍준표 "첩은 첩"…거친 발언 속의 정치학은

"지지층 결집·존재감 부각…외연 확장엔 한계"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이정호 기자 | 2017-10-05 10:00 송고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뉴스1 © News1 남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 추미애·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지지층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 외부의 적을 향해 강한 목소리를 쏟아내며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선명하게 드러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추 대표는 최근 한국당에 화력을 집중했다. 민주당이 '적폐 청산'을 기치로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의원들을 결집하고 대중의 지지를 확보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당과 대표 자신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일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 대표는 앞서 국민의당을 상대로 '매서운' 공세를 이어간 바 있지만 당 내부에서는 이 같은 추 대표의 행보가 원내 협상을 어렵게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추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특혜 의혹 제보 조작 사건이 이유미씨 단독범행이라는 국민의당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 '머리자르기'라고도 맹폭한 바 있다. 

발언의 수위가 다소 높을지라도 '국민의당 지도부들을 수사 대상에서 배제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속마음을 대변해준 것이다.
추 대표는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야당을 상대로 "땡깡을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선 '시원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국민의당에선 들고 일어났다. 

국민의당이 '땡깡' 발언에 대한 공세를 이어가자 김명수 대법원장 임명동의안 표결을 기점으로 대야 공세를 자제하기도 했다. 그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직후 저의 발언으로 행여 마음 상한 분이 있으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일각에서는 추 대표의 매우 '효과적인'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홍 대표가 연일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정국이 '청와대 대 한국당'이라는 대결구도로 굳어버리지 않게 자신은 물론 민주당의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자칭 '독고다이'(단독행동)를 자부하는 홍 대표는 특유의 화법으로 지지자들로부터는 '직설적'이라는 평을, 반대쪽으로부터는 '막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09년 추미애 당시 의원을 향해 "일하기 싫으면 집에 가서 애나 봐라"라고 했고, 2011년엔 이화여대 학생에게 "이대 계집애들 싫어한다. 꼴 같잖은 게 대들어 패버리고 싶다"고 발언했다.

대선 기간 중에는 종편을 향해 "종일 편파방송만해서 종편"이라며 집권하면 종편을 2개 없애버리겠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 1일 바른정당을 향해선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본들 첩은 첩"이라고 하자 여성혐오성 발언이란 비판이 나왔다.

홍 대표의 발언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그는 대통령 선거 후보를 뽑는 당 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했고, 대선에서도 예상보다 높은 24.03%를 득표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선 이후에는 당 대표 자리에도 올랐다.

'막말'이란 평가 속에서도 지난해 총선 패배와 국정농단 사태,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박 전 대통령 구속기소 등 연이은 악재로 움츠러든 보수 지지층의 정서와 생각을 대변해 '대리만족'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계산된 발언이란 것이다.

그는 지난 7월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장 솔직한 말들을 막말로 매도하는 세상"이라며 억울함을 드러냈다. 반면 같은달 26일 KBS '냄비받침'에 출연해 막말 논란과 관련 추 대표 등에게 사과를 하기도 했다.  

추 대표와 홍 대표의 '막말'은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가 있지만 외연 확장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5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정부와 여당이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상대방 반발이 심하다"며 "추 대표 입에서는 거친 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홍 대표와 관련해선 "자신을 중심으로 보수재건의 틀을 잡으려 했는데 지지율이 아직도 10%대에 머무르는 등 보수결집이 되지 않고 있다"며 "존재감을 보이기 위해 거친 소리를 계속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사람 모두) 막말에 따른 지지세력 결집에 현혹되는 것"이라며 "중도까지 외연을 넓히기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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