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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달러 시대]③'중진국 함정' 못벗어나면 의미 반감

새 성장동력 확충 및 저출산 극복 등 과제

(세종=뉴스1) 김현철 기자 | 2017-10-06 06:10 송고
 
 

우리나라가 조만간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시대를 열더라도 그것이 곧 선진국의 조건 중 하나를 안정적으로 획득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저성장의 늪에 허우적대는 이른바 '중진국의 함정'을 벗어나지 않고서는 국민소득 3만달러를 찍더라도 언제라도 다시 2만달러대로 주저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2006년 처음으로 국민소득 2만달러를 넘어선 이후 지난해까지 11년째 3만달러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선진국인 일본·독일·호주가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진입하는 데 걸린 기간은 5년, 미국은 9년이었다.

이들 국가들에 비해 우리나라가 더 오랫동안 2만달러를 맴돈 것은 저성장과 원화 약세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저성장과 원화 약세는 2016년 국민소득이 사실상 2년째 '제자리걸음'하게 만들었다. 지난해 국민소득은 전년과 비슷한 2만7561달러를 기록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지난 2014년 2만8071달러를 기록하면서 3만달러 진입을 코앞에 뒀다. 하지만 이후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하고 원화가 절하되자 2015년 2만7340달러로 조금 줄어든 데 이어 지난해에도 비슷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같이 정체된 현상은 글로벌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2007년 2만3032달러였던 GNI는 2008년 2만463달러, 2009년 1만8302달러로 2년간 약 5000달러 감소하기까지 했다.

GNI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에 GDP디플레이터와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을 반영한 명목 국민총소득을 인구로 나눈 값이다. 이에 따라 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높고,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많을수록 증가한다. 특히 달러 환산 개념이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낮을수록 더 높게 나온다.

하지만 지난해는 이 가운데 어떤 조건도 GNI를 높이는 데 기여하지 못했다.

또 글로벌금융위기 등 대외 충격이 컸고 이로 인해 성장이 이전에 비해 무뎌진 것도 중진국 함정에 빠진 이유로 지목된다.  

우리 경제의 주력 산업이었던 제조업 생산 여건의 악화,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특히 청년층의 감소, 만성이 된 인력 수요와 공급 간의 불일치도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에 발목을 잡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점을 모두 고려해도 한국의 성장은 매우 더딘 속도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의 성장률은 2011년 이후 7년째 세계경제 성장률 밑을 맴돌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를 넘으려면 최소 3~4년은 더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진입 시기를 2020년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국민소득 3만달러에 진입하더라도 지금까지 2만달러 시대에 장기간 머물게 했던 이유들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지속적인 성장을 통한 명실상부한 선진국 대열 합류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충은 물론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등 사회 구조적 문제들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점에서 문재인 정부의 앞에 놓인 과제가 만만치 않다. 


honestly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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