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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에 저상버스는 '그림의 떡'"…김현미 장관 면담요청

장애인단체, 성사 안되면 추석연휴 버스터미널서 10박11일 농성
"고향 못가는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2017-09-21 16:59 송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올해도 고향에 못가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면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9.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회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올해도 고향에 못가는 장애인의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면담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7.9.2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정명호 경기아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2000년 11월 수영장에서 다이빙을 하다 목을 다치면서 척추장애를 입었다. 사고 몇 년 후 조금이나마 거동이 가능해진 정 소장이 가족들의 도움을 얻어 처음으로 외출을 나섰을 때 그가 처음 맛본 것은 해방감이 아닌 좌절감이었다.

정 소장은 "집앞에 버스는 많았지만 막상 나와서 보니 제가 가고자 하는 지역에 갈 수 있는 교통수단이 없었다"며 "당시에는 장애인 콜택시도 없었기 때문에 바람만 쐬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제가 버스를 바로 앞에 두고 더이상 나아가지 못해 느낀 좌절을 올 추석 또다른 장애인들이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다시 맛보게 될 것"이라며 "저희의 요구는 한결같다. 모든 장애인들이 교통수단을 비장애인과 동등하고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장 열흘에 이르는 추석 '황금연휴'를 10일 앞둔 21일 장애인들이 "올해도 고향에 가지 못하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면담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이들은 오는 29일부터 서울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0박11일 농성을 벌일 계획이다.
5년째 장애인 시외이동권 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이날 오후 2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전장연은 "국토교통부는 매년 시외이동 시범사업비 16억원을 예결위에 올리고 있지만 매번 통과가 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토부는 그 책임을 기획재정부에 떠넘기며 그 밖의 어떤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토부는 올해부터 3년간 80억원을 들여 이미 여러 차례 진행한 '장애인·교통약자를 위한 시외이동 실태조사'를 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국토부는 지난해 시외이동 시범사업비보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누워서 가는 고급형 프리미엄 버스'를 도입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장연은 또 "제2차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5개년 계획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전체 저상버스 도입율은 41.5%여야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으로 19%에 불과하다"며 "제3차 계획의 도입 목표치도 제2차 계획과 동일해 더이상 진전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m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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