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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이머징 경계령…연준 긴축하는데 '인프라' 열풍

블룸버그 "필리핀, 인니, 인도 취약성 노출"
"산업·수출 기반 약하고 저축 부족…외채 의존↑"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8-23 12:44 송고 | 2017-08-23 14:23 최종수정
인도네시아 자카르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앞 모습© AFP=뉴스1
인도네시아 자카르트의 한 아파트 건설 현장 앞 모습© AFP=뉴스1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가 높은 성장률에도 불구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에 여전히 취약하다고 블룸버그가 진단했다. 동남아 3개국은 중국의 일대일로와 같은 인프라(사회간접자본) 확충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중국에 비해 산업과 수출 기반이 약하고 국내에 쌓인 예금도 부족해 연준의 양적긴축으로 인한 펀딩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도로, 철도, 상수도 등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려면 고가의 중장비가 필요하다. 빠른 성장으로 수입이 불어나면 경상수지는 악화할 수 있다. 또, 각종 인프라 프로젝트 비용이 재정적자를 압박해 동남아 3개국 정부들은 해외 자본에 더욱 의존할 위험이 커진다.
싱가포르 소재 말레이시아 증권사 메이뱅크 캥앵의 추아 하크 빈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 이머징 3개국에서 인프라 투자 확대로 경상적자와 대외 부채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변동성이 높은 해외 자본흐름과 환율 리스크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불안감이 포착됐다. 달러 약세에도 불구하고 필리핀 페소는 올해 달러 대비 3% 떨어져 최악의 아시아 통화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루피아와 인도 루피 역시 거의 최하위권에 속한다.  

물론, 동남아 3개국 경제는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러시아와 같은 다른 이머징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다. 노무라증권의 롭 수바라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 정부들은 자본 유출의 위험을 인지하고 상당한 외환보유액을 축적했다”며 “조달된 자본이 생산적 목적으로 이용되면 더 많은 투자를 유발하고 성장을 지지하기 때문에 모든 적자가 나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외국 자본은 5%를 넘는 고성장의 동남아 경제를 낙관하며 계속 유입되고 있다. 문제는 달러다. 홍콩 소재 나티시스의 알리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달러가 계속 약하면 우려할 것이 없다. 달러가 다시 오르면 자본 유출우려가 커진다. 하지만 당장은 금리를 올릴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도는 불안한 금융 시스템과 통화 강세로 인해 글로벌 긴축 환경에서 3개국 가운데 가장 취약하다고 그는 말했다.

인도의 국가부채는 비슷한 신용등급의 다른 국가들에 비해 매우 높은 편이다. 재정적자는 국내총생산의 3.2%에 달한다. 또 올 들어 회사채 디폴트는 2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16년 전체 동안 4억94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상당한 인프라 확충으로 비용 부담이 커졌다. 2017 예산적자는 GDP 대비 2.9%로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성장률은 3년 전의 7%에 비해 낮은 5%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해 필리핀은 15년만에 처음으로 경상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정부의 세금 인상안은 선거를 앞둔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의회가 정부의 세제개혁을 승인하지 않으면 성장둔화와 신용 강등 위험이 커진다고 필리핀 재무부는 경고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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