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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랠리에 美 연준 '숨통' vs 中 부채 위험은 '확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8-22 09:37 송고
칠레 구리 광산© AFP=News1
칠레 구리 광산© AFP=News1

구리부터 알루미늄까지 산업 전반에 쓰이는 금속 선물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금속 랠리가 미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국의 인플레이션을 지지해 중앙은행들의 긴축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하지만 펀더멘털을 앞서가는 랠리라면 다시 급격하게 후퇴할 수 있다. 중국의 부채 리스크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원자재 랠리에 힘입어 석탄, 철광석 업계가 낮아진 자금조달 비용으로 부채를 쌓아 다시 공급을 늘릴 수도 있다. 
◇ "금속 랠리 이제 시작"

지난주 구리는 약 3년 만에 최고로 올랐다. 이번주 아연은 10년 만에 최고에 도달했다. 알루미늄은 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철광석은 5월 이후 35% 뛰었다. 금속 랠리에 MSCI세계금속 및 광산업 지수는 13% 올랐다.

금속값이 글로벌 성장, 공급 축소와 수요 증가, 달러 약세에 힘입어 올랐고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제퍼리즈의 크리스토퍼 라페미나 애널리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구리와 다른 기초 금속의 가격 회복은 “이제 겨우 시작”이라며 “훨씬 더 많이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속 수요는 경제 건전성을 보여주는 척도로 쓰인다. 건설업부터 스마트폰, 항공기 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산업 전반에 이용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금속이 계속 오르면 미국 등 주요 경제국의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릴 수 있다. 그러면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인상하거나 테이퍼(양적완화 축소)에 착수하기에 양호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WSJ는 설명했다.

금속 랠리는 이머징 통화와 채권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호주(철광석), 인도네시아와 칠레(니켈과 구리)와 같은 주요 수출국 경제에 중요하다. 미 달러 대비 호주 달러는 5월 이후 거의 7% 올랐고 칠레 페소도 4% 가까이 상승했다. 아이셰어 JP모건 이머징마켓 채권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18일까지 6거래일 가운데 5일 동안 올랐다. 지난 7월 중순에는 11거래일 연속 올라 5년 넘게 만에 최장 랠리를 기록하기도 했다.

UBS자산운용은 이달 초 알루미늄 포지션을 추천하며 공급축소와 강력한 글로벌 성장으로 알루미늄이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 15일까지 일주일 동안 구리 상승베팅 계약은 2006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수준에 달했다.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의 한 제철소에서 한 근로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중국 동부 산둥성 칭다오의 한 제철소에서 한 근로자가 용접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일방향성 포지셔닝 부담…中 부채 리스크 잔존


하지만, 매수라는 일방향성 포지셔닝과 지나치게 가파른 가격 상승세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도 있다. 금속값이 시장의 펀더멘털보다 지나치게 앞서 나가면서 작은 악재에도 일제히 출구를 향한 질주가 촉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퍼 스탠톤 선라이즈캐피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가 하나의 트레이드로 몰리면 그 거래로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니켈과 구리 포지션에서 대부분 차익 실현을 했다고 밝혔다.

잠재적 리스크는 중국에서 나올 공산이 크다. 중국 정부가 경제 전반에 끼인 부채 거품을 꺼뜨리고 투기를 억제하는 조치를 지속하면서 하반기 성장이 둔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금속 랠리로 인해 정부가 억제하는 부채 거품이 되레 커질 위험도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다시 불어 닥친 금속 열풍으로 석탄, 금속 산업 등 이른바 구식 경제가 채권시장에서 재기에 성공하고 있다. 정부의 공급 축소와 스모그 전쟁 덕분에 석탄과 금속 기업들은 채권 시장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에서 석탄 회사채는 지난 6개월 동안 5.74% 수익을 내면서 전자업종 다음으로 좋은 퍼포먼스를 나타냈다. 철강 회사채의 수익도 5.5%에 달했다. 덕분에 석탄 철강섹터는 이번 분기에만 410억위안(61억달러) 자금을 조달받아 수요를 맞추기 위해 공급을 늘리고 있다.

높은 인기에 수익률은 떨어졌다. 중국알루미늄의 2018년 만기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해 5.6%까지 올랐다가 올해 11bp(1bp=0.01%p)떨어진 4.83%로 내렸다. 이렇게 자금조달 비용이 낮아져 부채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지난 3월 31일 현재 중국에서 금속, 광산, 석탄, 철강 업계의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평균 129%로 다른 업종의 평균 87%보다 높았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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