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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국채거품 붕괴 경고…"주식도 고통 겪을 것"

"지속 불가능한 수준…빠르게 움직일 것"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7-08-01 15:08 송고 | 2017-08-01 15:18 최종수정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 © AFP=뉴스1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채권 시장에 거품 끼어있다며, 거품이 붕괴될 경우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31일(현지시간) 그린스펀 전 의장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실질 장기 금리가 너무 낮아 유지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주식이 아닌 채권 가격 거품을 경험하고 있으며, 실질 장기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이는 시장에서 할인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스펀은 "채권 시장 거품이 붕괴될 때, 장기 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게 진짜 문제"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고, 이는 자산 가격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식이 특히 채권과 함께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그린스펀은 주장했다.

사실 그린스펀의 이른바 '연준 모델(Fed model)'에 따르면, 현재 미국 주식의 가격은 국채에 비해 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수준이다. 물가를 조정한 10년만기 국채의 실질 수익률은 현재 0.47%로, S&P500 주가수익배율(PER)의 역수로 산출한 주식의 어닝일드 4.7%와의 격차가 20년 평균치에 비해 21%나 높다. 이것이 사상 최고치를 행진중인 주식가격과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부푼 증시 PER을 정당화하고 있다. 

하지만 금리가 빠르게 올라갈 경우 투자자들은 주식을 급하게 팔아야만 한다. 월가의 시장 전문가들도 그린스펀의 경고에 힘을 실어줬다. 빈키 차다 도이체방크 선임 전략가는 현재 국채 수익률이 실제 성장 수준을 훨씬 하회한다고 지적했다. 톰 포르셀리 RBC캐피털마켓 선임 이코노미스트 역시 인플레이션 압력이 채권 시장을 강타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경고했다.
 
채권 수익률이 급등해 실질 금리가 오를 경우,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도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데이빗 코스틴 골드먼삭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올 연말 S&P500지수 전망을 현 수준에서 3% 내린 2400선으로 유지하며, 전망을 상향하지 않는 이유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을 꼽았다.
물론, 지난 8년 간 이어진 강세장에서 주식은 채권 대비 탄력적이었다. 지난 2013년과 2016년 채권 수익률이 깜짝 뛰어올랐을 때도 주가 상승세는 꺾이지 않았다. 저조한 인플레이션과 미국의 온건한 성장세가 실질 및 명목 장기 수익률을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으로 유지시켰다.

그러나 곧 시대가 바뀔 수도 있다. 연준은 4조5000억규모의 대차대조표 및 경기 부양책 축소에 나선다. 차다 전략가는 인터뷰에서 "현재 가격형성이 가장 잘못 돼 있는 자산은 국채"라며 "올해 하반기 인플레이션 움직임을 지켜 봐야 한다"고 말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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