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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가 일시적' 판단 맞다면…"주식도 무사하지 못해"

WSJ "기존 '저물가→긴축요원' 가정에 의문 제기"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7-03 07:37 송고
 뉴욕증권거래소© AFP=뉴스1
 뉴욕증권거래소© AFP=뉴스1

상반기 내내 기록적으로 낮은 변동성을 보이던 글로벌 금융시장이 최근 며칠 사이 침묵을 깨는 듯한 장세를 연출했다. 주요국 국채 수익률과 환율이 상반기를 끝내는 지난주 큰 폭으로 움직이며 요동쳤다.

지난달 26일 0.25%에서 거래됐던 10년물 독일국채 수익률은 30일 0.44%로 치솟았다. 같은 만기의 미국 국채는 2.13%에서 2.27%로 올랐다. 유로는 1.14달러를 기록해 1년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뉴욕 증시가 고공 행진하고 있지만 밸류에이션 우려에 기술주 매도세가 지속됐다.
올 상반기 미국 달러는 5.6% 떨어졌다. 2개 분기 성적으로는 2011년 이후 최악을 기록했다. 2분기 유가는 9% 급락했고 2월 고점 대비 21.9%까지 밀려 전형적 베어마켓에 진입했다.

유동성이 가장 깊고 넓은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해 말 2.446%에서 올해 상반기 2.298%로 떨어졌다. 3월 고점 2.609%과 비교하면 훨씬 크게 후퇴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뉴욕 증시의 나스닥은 14% 급등해 2009년 상반기 이후 최고의 6개월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주 유럽중앙은행(ECB)을 필두로 중앙은행들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긴축에 합류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글로벌 시장이 이제 편을 갈라야 할 때'라며 '중앙은행들이 긴축을 단행하기에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다는 기존의 가정에 의문이 제기됐다'고 평가했다. 채권과 주식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이상 현상이 깨져야 한다는 얘기다. 
낮은 실업률과 산출갭의 축소를 보면 이제는 이례적 부양을 취할 정도로 긴급한 경제 위기상황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산출갭이란 잠재 생산능력에 못 미치는 실제 생산량, 즉 물가하락 압력을 의미한다.

경제가 회복할 수록 기존 완화정책의 동결은 동결이 아니라 추가 완화의 효과를 낸다. 이로 인해 주식과 채권 밸류에이션에 거품이 끼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결국 점진적이겠지만 긴축을 향한 방향은 분명하다고 WSJ는 지적했다.

그렇다면 하반기는 어떻게 흘러갈까. WSJ는 △인플레이션 △설비투자 △환율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주요국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하회하고 있지만 리플레이션(점진적 물가상승)을 원한다고 WSJ는 지적했다. 하지만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수요가 아닌 공급과잉에 의한 하방 변동성을 보인다면 중앙은행들은 저물가를 상당 부분 용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기업의 투자 지출이 늘어나면 소비에만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고도 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조금 더 높은 금리환경에서도 경제는 충분히 잘 굴러갈 수 있다.

긴축 모드의 중앙은행들은 자국 통화가치가 상승하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그러면 금융 환경이 타이트해져 인플레이션을 압박하게 된다. 이는 결국 중앙은행의 통화긴축 전환을 가로막을 수 있다.  

중앙은행들의 베팅으로 시장에는 긴장감이 돌고 있다. 정책 실수로 성장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채권 시장이 선전하겠지만 주식과 같은 위험 자산은 힘든 하반기를 맞을 수 있다고 WSJ은 예상했다.

반대로, 중앙은행이 판단한 것처럼 인플레이션 둔화가 일시적이고 성장이 견조하다면 채권 투자자들의 손실은 불가피하다. 이론상으로 주가가 더 오르겠지만, 지금의 고공행진이 저금리에 따른 것이라는 점에서는 주식시장에도 역풍이 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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