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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판교 후광 업은 대장지구, 결국 땅장사?…高분양가 우려

HMG, 최소입찰가 대비 120% 써내 토지확보
판교 억대 웃돈에 상한제 미적용으로 분양가상승 부추겨

(성남=뉴스1) 김종윤 기자 | 2017-07-22 08:0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대장지구 개발이익을 다시 주민들에게 돌려준다고 하지만 결국 집값만 올려놓을 겁니다. 시장논리인데 어쩔 수 있겠습니까? 판교에 내집마련하려는 전세민 고민만 커지는 거죠." (대장지구 인근 A공인중개소 관계자)
판교신도시와 인접해 미니 판교라 불리는 성남시 대장지구. 높아진 전셋값에 지친 내집마련 수요를 그대로 흡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성남시에선 이미 화제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판교신도시 생활권을 갖는 사실상 마지막 택지라는 희소성으로 사업 관련자들이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게 나온다. 내년 분양을 앞두고 택지매각이 시작되자 고분양가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장지구, 공동주택용지 매각 마무리

대장지구는 분당구 대장동 일대 91만5226㎡ 부지에 5900여가구로 조성된다. 2000년대 초반 사업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무산됐다. 이후 성남시가 직접 나서면서 제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주축으로 민간사업자가 등장하면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올해 공동주택용지 매각 역시 다수 건설업체가 몰려들었다. 인근 새 아파트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분양 성공에 대한 예상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제일건설은 전용면적 85㎡이하로 조성할 수 있는 3개 블록(A5·7·8)을 182대1에 달하는 경쟁률을 뚫고 손에 넣었다.

문제는 최고가 입찰방식으로 진행된 A3·4·6블록. 부동산개발업체 HMG는 해당 부지를 낙찰받기 위해 최저 입찰가(3464억원)의 120%에 달하는 4184억원을 써냈다. 현지에서도 높은 낙찰금액을 걱정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중대형 토지(전용면적 85㎡초과)에 거품이 발생했다는 의견이다.

높은 낙찰금액은 고분양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최저 입찰가에 추가된 720억원은 고스란히 수요자 부담으로 이어진다. 분양가 책정 요소엔 토지비·건축비뿐 아니라 사업자가 부담하는 금융비용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대장지구 인근 B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인근 중개사 모두 낙찰가를 듣고 적지 않게 놀랐다"며 "HMG가 택지를 확보하기 위해 무리수를 던진 것 아니냐라는 생각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경기도 성남시 대장지구 전경© News1
경기도 성남시 대장지구 전경© News1


◇고분양가 우려 현실화 가능성 ↑

우려는 현실화 가능성이 커졌다. 포스코건설이 판교신도시에서 4년 만에 선보인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가 1순위 결과 13.4대1로 마감에 성공했다.

이 단지 분양가는 3.3㎡당 최대 2500만원 수준. 당첨 즉시 분양권 불법전매 야시장이 생긴 동시에 억대 웃돈이 붙었다. HMG도 100% 중대형 상품 선호도가 입증되면서 분양가를 높일 수 있는 명분이 생긴 셈이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더샵이 들어서는 서판교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충분했다"며 "앞으로 대장지구 분양가가 어느 수준에서 책정될지 가늠하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앞서 HMG는 지난해 성남시로부터 성남판교지구 단독주택용지 D3-1A·B블록(운중 더 디바인 용지)을 각각 3.3㎡당 1016만원, 1092만원에 매입했다. 1년이 지난 올해 3.3㎡당 2600만∼3300만원에 분양하면서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남시에서 또다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운중동 한 공인중개소 관계자는 "HMG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는 고등지구에선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할 것"이라며 "다만 운중동과 대장지구에선 규제를 피해 상당한 이익을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지에선 애초 대장지구 분양가를 3.3㎡당 1900만∼2000만원 정도로 예상했다. 특히 85㎡ 초과 중대형의 경우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가 분양에 성공하면서 2500만원 이상 될 것이란 예상도 나왔다. 대장지구는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이 작용하기 않아서다. 상대적으로 분양가 책정이 자유로워 높은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조건은 갖춰졌다.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장지구는 산으로 둘러싸여 지역 확장성이 떨어진다"며 "지구 내 부족한 상업시설은 꾸준하게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높아진 분양가 부담…내몰리는 전세난민

대장지구를 개발하는 성남의뜰은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성남시는 이번 대장지구 사업을 통해 마련한 수익금을 지역 내에 재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대장지구 이익금을 지역으로 다시 재투자한다는 점은 주민들 모두 환영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주변 집값을 올려놓고 얻은 수익을 되돌려준다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대장지구는 판교신도시 인근 사실상 마지막 아파트라는 희소성이 있다. 높은 분양가에도 수요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여기서 나온다. 이는 높은 전셋값이 지친 내집마련 수요자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3.3㎡당 전셋값은 △2015년 1846만원 △2016년 1888만원 △2017년(7월 기준) 1898만원으로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운중동 소재 공인중개소 대표는 "고등지구만으로 판교신도시 내집마련 수요를 흡수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대장지구 사업자는 판교신도시 집값을 띄우는 역할에만 충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passionk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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