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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정리뷰] '착한 경쟁'속에 맥 빠진 발상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극단 4곳 '상금 1800만원'위해 TV서바이벌 형식 좇다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7-07-11 12:45 송고 | 2018-06-24 11:53 최종수정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구성·연출 전윤환)은 공연 참가자 60여 명이 젊고 참신한 발상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긍정적이다. 지난 6일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에서 개막한 이 작품은 우승상금 1800만 원을 차지하려고 극단(팀) 4곳이 10분 분량의 공연으로 경연하는 생존게임이다.

작품은 지난해 서울 대학로 혜화동1번지 소극장에서 초연했다. 당시엔 극단 앤드씨어터 단원들이 상금 200만원을 놓고 경연했다. 이들은 "나의 창조활동이 나의 경제생활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는 문장에서 출발해 서바이벌 형식의 경연을 공동으로 만들었다.
앤드씨어터 단원들은 이번 공연에서 경연의 진행을 맡았다. 전윤환 연출에 따르면 초연은 '연대'를 더 좋아하는 단원들의 가치관이 경쟁 형식의 작품을 불편해하면서 우승자를 낼 수가 없었다. 이들은 초연에서 단원들의 가치관 때문에 겪은 갈등을 재구성해 공연 중간마다 연기한다.

이번 서바이벌 경연에 참여한 극단은 총 4곳이다. 극단 불의 전차, 극단 신야, 잣 프로젝트, 907 등이다. 이들은 10분동안 춤을 곁들인 노래와 짧은 상황극을 보여주면서 최선을 다한다.

극단 불의전차(연출 변영진)는 배우가 15명이나 출연해 무대를 꽉 채운다. 이들은 칼군무를 선보이며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였다. 다만, 상징적인 내용이 많아 무슨 이야기인지 파악하기 어려웠다.
극단 신야(연출 신아리)는 동해에서 서핑하면서 공연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옮겼다. 이들은 서핑 과정에서 겪은 위험한 순간을 연극인의 삶에 빗대어 풀어냈다. 잣 프로젝트(연출 이재민)는 무용 퍼포먼스에 가까운 공연을 선보였다. 출연진은 계속 이어지는 질문 속에서 '예/아니오'로 답변이 나뉘면서 다른 동작을 키워갔다.

극단 907의 설유진 연출은 "우리 극단은 경연에 참가했지만 무관한 공연을 하겠다"고 선언한다. 이들은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하고 성장한 직장인과 신비로운 행려와의 상황극을 선보였다.

전체 출연진은 우승 상금의 분배 방식을 놓고 갈등을 키워간다. 최종 우승한 극단이 상금을 독차지하는 방식부터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식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공평하게 분배하는 방식도 극단 4곳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출연배우를 기준으로 나눈 것인지를 놓고서 다시 의견이 갈린다.

결국 관객의 투표를 통해 극단 1곳에게 우승상금 1800만원을 준다는 원칙은 공연 도중에도 열려 있다. 관객들도 공연 도중에 무대에 나와 새로운 의견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종 우승 극단은 관객 투표를 합산해 폐막일인 오는 16일에 가려질 예정이다.

참신한 발상이 돋보인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에서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공연 참가자들이 작품 속에서 최선을 다해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의견이 다를 때면 서로의 존중하며 대화로만 문제를 해결해서다. 우리가 현실에서 겪는 경쟁은 이상 공동체에서나 이뤄질 '착한 경쟁'이 아니다. 연극이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지만, 이 작품은 젊은 연극인의 이상향을 보여주는 것에 그쳤다는 느낌이 강하게 남는다.

7월16일까지. 입장료 3만원. 문의 (02)758-2150.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연극 '창조경제 공공극장편' 공연 장면(사진제공=서울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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