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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시대 끝났다"…정치위험 + 경제부진에 매력↓

BOE 매파 신호에도 무덤덤…"소비불황에 베팅"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2017-06-19 10:40 송고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 AFP=뉴스1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 AFP=뉴스1

실망스러운 경제 지표와 헝의회 수립으로 인해 영국 경제와 브렉시트 협상에 대한 우려가 높아졌다. 투자처로서의 영국의 매력이 떨어졌다고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지난주 영국 소매 업체들이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판매 성장을 기록한 이후 영국 주식 매도세가 이어졌다. 이 지표는 물가 상승률 가속화와 임금 상승 둔화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파괴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EPFR글로벌 발표에 따르면 영국 펀드에서 8주 연속 자금이 빠져 나갔다. 5억6300만달러 정도가 유출됐다. FTSE250 중소기업 지수는 지난 15일 2.1% 하락해 올해 최저치까지 밀렸다. 소매 업체 압력 탓이다. FTSE250지수는 지난 16일 회복됐으나 펀드매니저들은 최근 하락이 경고 신호라고 지적했다.

시마 샤 PFG 글로벌 투자 전략가는 "향후 몇년 간 영국 주식이, 특히 소매 부문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주 초에 발행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메릴린치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국은 여전히 유럽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 없는 시장으로 남아 있다.
이날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을 개시한다. 많은 투자자들은 브렉시트가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 믿고 있다. 또한 지난 8일 총선에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의 보수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브렉시트 협상은 더 복잡해졌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이 그저 기우에 그칠 수도 있다. 지난해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영국이 브렉시트를 결정할 경우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 내다봤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경제 성장은 그 이후 가속화됐으며 기업 투자 역시 여전히 탄력적이다.

그러나 영국 경제의 소비 의존도를 감안할 때 우려는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소비 지출은 영국 경제의 65%를 차지한다. EU 평균은 55% 정도다. 영국 소비자들은 대규모 부채를 안고 있어 경제를 계속 부양할 능력이 있는지에 의문이 제기돼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국 가계의 저축률은 3.3%에 불과했다. 지난 1963년 통계작성 이후 가장 낮았다. 소득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은 금융 위기 이전의 2008년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향후 5년 간 영국 예산책임청 전망보다 빠르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영국 소비자에 의존하는 주식들에 해를 입힌다. 미국 달러로 나타낸 FTSE 로컬 영국 지수는 지난해 6월 브렉시트 투표 이후 14% 밀렸다.

지난 16일 파운드화는 1.28달러에 거래됐다. 지난 브렉시트 투표 이후 15% 하락했다. 이는 수입 비용을 높여 물가를 끌어올리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끼친다.

지난 5월 영국 물가상승률은 2.7%를 나타냈다. 영란은행 목표치인 2%를 상회했다. 한편 근로자 구매력은 4월까지 3개월 간 0.6% 하락했다.

사무엘 톰스 판데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소매 판매 추세는 곧 개선되기 어려워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소매 업자들은 아직 높은 수입 가격을 소비자에 전가하지 않았고, 임금 인상은 계속 침체돼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은행들은 무보증 신용 공급을 제한할 것이라 밝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5일 영란은행 금리 결정 위원 8명 중 3명은 금리 인상에 투표했다. 덜 매파적인 행보를 예상했던 투자자들에게는 서프라이즈였다. 그러나 영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조금 오르는 데 그쳤고, 지난주 1.017%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할 때 국채를 매도한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짐 리비스 M&G인베스트먼츠 펀드매니저는 투자자들이 영국 소비 불황과 금리 상승 지체를 예상하고 국채를 매수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란은행이 가까운 미래에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이라 보는 사람이 없다"며 "그 가격이 책정된 것"이라 말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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